일본 상대 좌완 등판 '또' 실패했다...'16년 동안' 무승, 언제까지 과거에 살 텐가 [프리미어12]
입력 : 2024.11.18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스포탈코리아] 김유민 기자= 류중일 감독이 이끄는 한국 대표팀이 투수 기용에서 큰 아쉬움을 남기며 프리미어12 슈퍼라운드 진출에 실패했다.

지난 17일 2024 WBSC 프리미어12 B조 조별리그에서 일본과 대만이 쿠바, 호주를 상대로 승리를 거두며 류중일 감독이 이끄는 한국 대표팀의 슈퍼라운드 진출 경우의 수가 사라졌다. 대표팀은 18일 오후 1시에 있을 호주와의 경기 결과와 상관없이 프리미어12 일정을 마무리한다.

대표팀은 앞선 두 경기 13일 대만을 상대로 1패, 14일 쿠바를 상대로 1승을 거두며 승패의 균형을 맞췄다. 류중일 감독은 15일 오후 7시에 펼쳐질 일본전을 앞두고 최승용을 선발투수로 예고했다. 기존 대표팀의 좌완 선발투수였던 손주영이 부상으로 이탈하면서 대체 선수로 합류한 최승용은 이번 프리미어12 대표팀 명단에서 유일한 좌완 선발 자원이다.



하지만 일본을 상대로 꺼낸 좌완 선발 카드는 완벽하게 실패했다. 1회를 잘 막아낸 최승용은 2회 말 선두타자 모리시타 쇼타와 후속타자 구리하라 로야에게 연속 안타를 맞으면서 흔들리기 시작했다. 이후 직선타와 내야 땅볼을 유도했으나 8번 타자 구레바야시 코타로에게 2타점 적시타를 맞으면서 2이닝을 채우지 못하고 강판당했다.

우리 대표팀은 최근 일본을 상대로 좌완 선발을 내세운 경기에서 좋은 기억이 없다. 지난 2019년 2회 프리미어12와 2023년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서 일본을 상대로 등판한 좌완 선발투수들은 모두 3이닝을 넘기지 못하고 강판당했다.

2019 프리미어12 슈퍼라운드에서 일본을 상대로 선발 등판한 좌완 투수 이승호는 1회와 2회를 1실점으로 막아냈지만 3회 연속 안타를 내주며 3실점을 추가했다. 3회 아웃카운트를 하나도 잡지 못하고 강판당한 이승호는 공을 이어받은 이용찬이 승계주자를 불러들이면서 2이닝 8피안타 6실점을 기록했다.



이어서 펼쳐진 일본과의 결승전에서도 좌완 선발의 부진은 계속됐다. 이날 선발투수로 등판한 양현종은 1회 초 타자들의 득점 지원을 받으며 3-0으로 경기를 시작했다. 하지만 1회 말 바로 추격점 한 점을 내주더니, 2회엔 야마다 테츠토를 상대로 역전 쓰리런 홈런을 허용했다. 3회 말 실점은 막았지만 2루타와 볼넷으로 위기를 자초한 양현종은 3이닝을 겨우 채우고 마운드에서 내려갔다.



2023년 WBC 결승전에서도 일본을 상대로 등판한 대표팀 '좌완 에이스' 김광현이 3이닝을 채우지 못했다. 2회까지 오타니 쇼헤이를 포함 5타자를 삼진으로 돌려세우며 압도적인 피칭을 선보이던 김광현은 3회 말 갑자기 흔들렸다. 연속 볼넷으로 주자를 쌓기 시작하더니 라스 눗바와 콘도 켄스케에게 연속 안타를 허용하며 2점을 내줬다. 결국 아웃카운트를 못 잡고 원태인에게 마운드를 내준 김광현은 원태인의 승계주자 실점으로 2이닝 3피안타 4실점을 기록했다.

대표팀이 공식 국제대회 한일전에서 좌완 투수를 선발로 내세워 승리를 거둔 경기는 무려 16년 전 2008년 베이징 올림픽 준결승전 김광현(8이닝 2실점)이 마지막이다. 2023 아시아 프로야구 챔피언십에서 일본을 상대로 선발 등판한 좌완 이의리가 6이닝 2실점으로 호투한 기억은 있으나 경기에선 패배했다.

최근 전적을 두고 봤을 때 일본전 좌완 선발 카드는 우리에게 오히려 독이 됐다. 또한 조별리그 1차전에서 좌타자 중심의 대만 타선을 상대로 우완 사이드암 고영표를 내보낸다거나, 한 박자 늦은 투수 교체 등 전반적인 투수 기용에서 아쉬운 모습을 드러냈다. 이번 결과로 류중일호는 전력 분석이 아닌 먼 과거의 기억과 느낌에 의존해 투수진을 운용한 것이 아니냐는 비판을 피해 갈 수 없게 됐다.



사진=OSEN, 뉴스1, 뉴시스

오늘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