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인천, 이후광 기자] 안 뽑혔으면 어쩔 뻔 했나. 프로야구 롯데 자이언츠의 ‘마황’ 황성빈(27)이 별들의 축제에서 최고의 퍼포먼스로 야구 팬들을 열광시켰다.
황성빈은 6일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2024 신한 SOL뱅크 KBO 올스타전에 드림올스타의 9번 좌익수로 선발 출전했다.
황성빈은 지난 3일 발표된 2024 신한 SOL뱅크 KBO 올스타전 교체 선수 명단에 이름을 올리며 극적으로 별들의 축제에 초대됐다. 드림 올스타 베스트12로 뽑힌 SSG 랜더스 외국인타자 길레르모 에레디아가 종아리 부상을 당하며 외야수 부문 최다 점수 4위에 오른 황성빈에게 출전권이 주어졌다.
황성빈은 지난 주말 잠실에서 취재진과 만나 올스타전에 임하는 남다른 각오를 전했다. 대졸로 힘겹게 프로에 입단해 별들의 축제에 초대된 만큼 축제를 그 누구보다 즐기겠다는 의지가 강했다.
황성빈은 “구단 유튜브에서 롯데 2년 연속 퍼포먼스상을 받겠다고 이야기했다. MVP 욕심은 없고 이왕 가는 거 크게 웃겨서 퍼포먼스상을 받고 싶다. 재미있게 해야 본전이라는 생각이다”라며 “준비를 조금 급하게 하긴 했다. 모두가 즐기는 자리인 만큼 재미있게 잘 준비해볼 생각이다. 사실 그거 하라고 팬들이 뽑아주신 게 아닌가”라고 말했다.
황성빈은 3회말 1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첫 타석을 맞이했다.
황성빈 타석이 되자 야구장 전체에 배달 주문이 들어왔다는 알림음이 울렸다. 1루 더그아웃 앞쪽에 배달 오토바이가 준비됐고, 황성빈이 배달원 복장 차림으로 등장해 팬들의 뜨거운 박수를 받았다. 황성빈은 오토바이에 운행하며 팬들에게 인사했고, 1루 베이스코치로 나선 김태형 롯데 감독과도 인사했다. 김태형 감독은 황성빈의 세리머니를 보고 웃음을 참지 못했다.
황성빈은 김영규를 상대로 절묘한 내야안타를 치며 출루에 성공했다. 이어 1루에서 배달완료라는 쪽지를 꺼내들며 축제 분위기를 뜨겁게 달궜다.
황성빈은 1루에서 전반기 KBO리그 최고의 밈으로 평가받는 ‘깐죽 모션’을 재현했다. 도루를 할 듯 말 듯한 세리머니로 양현종(KIA 타이거즈)을 자극했는데 이를 올스타전에서 유쾌한 세리머니로 승화시켰다. 좌완투수 김영규는 미소로 세리머니에 화답했다.
황성빈은 경기에 앞서 펼쳐진 썸머레이스에서도 실전을 방불케 하는 전력질주로 롯데의 우승을 이끌었다.
황성빈은 “사전 이벤트부터 꼭 이기고 싶었다. 재미있는 경험을 할 수 있게 투표해주신 팬분들께 감사드린다. 오늘 우승의 주역은 함께했던 어린이였다. 열심히 해준 어린이 덕분에 롯데라는 이름을 가장 높이 올려둘 수 있었다. 남은 올스타전 경기에서도 팬 분들이 재미있게 즐길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라고 소감을 전했다.
황성빈은 결국 목표를 이뤘다. 그 누구보다 올스타전에 진심으로 임한 결과 베스트 퍼포먼스상을 수상하며 상금 300만 원을 받게 됐다.
롯데는 지난해 김민석에 이어 2년 연속 베스트 퍼포먼스상 수상자를 배출했다.
소래고-경남대를 나와 2020년 신인드래프트에서 2차 5라운드 44순위로 뽑힌 황성빈은 입단 5년차를 맞아 롯데 최고의 히트상품으로 거듭났다. 65경기 타율 3할4푼9리 66안타 4홈런 16타점 57득점 34도루로 맹활약하며 데뷔 후 최고의 전반기를 보냈다.
황성빈은 실력과 더불어 투지 넘치는 플레이로 롯데 팬들의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한때 그의 과욕이 밉상으로 비춰질 때도 있었지만, 팬들은 그의 열정을 높이 사며 ‘마황(마성의 황성빈)’이라는 별명을 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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