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뉴스 | 박재호 기자]
한국축구지도자협회(지도자협회)가 홍명보 감독의 한국 A대표팀 사령탑 선임 과정을 비판했다 그러면서 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의 사퇴를 촉구했다.
지도자협회는 12일 "우리는 축구협회의 (감독 선임) 발표가 지난 5개월간의 무능과 반복되던 시행착오를 종결짓는 매듭이 될 것으로 기대했다"며 "그러나 이는 더 심한 혼돈과 또 다른 기만의 서막이 되고 말았다"고 주장했다.
대한축구협회는 지난 8일 한국 A대표팀 감독으로 홍명보 감독을 내정했다는 깜짝 소식이 전했다. 이어 9일 협회의 감독 선임 관련 브리핑에서 이임생 기술총괄이사는 정몽규 회장에게 알리지 않고 본인만의 결정으로 홍명보 감독 선임을 추진했다고 밝혀 논란이 일었다.
이와 관련해 지도자협회는 "무엇인가 숨겨야 할 일이 없다면 모든 권한과 책임을 준 회장에게 과정과 결과를 보고해야 하는 것은 너무도 상식적"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정몽규 회장도 비판했다. 지도자협회는 "이임생 이사의 말대로 회장에게 보고도 하지 않고 중차대한 국가대표 감독을 선임하고 기자회견까지 했다면 월권이다"라며 "반면 회장이 전 국민적 관심사가 된 감독 선임 문제를 보고도 받지 않고 기술이사 혼자 독단적으로 결정하게 했다면 그런 회장은 있으나 마나 하여 자격이 없음을 스스로 입증했다"고 전했다.
앞서 지도자협회는 지난 1일 성명을 통해 정몽규 회장이 축구인을 들러리로 사용하지 말라고 주장한 바 있다. 이날도 "정 회장은 이에 아랑곳하지 않고 또다시 축구협회 시스템을 무용지물로 만들었다"며 "합리적 결정을 해야 할 국가대표 감독 선임 과정과 결과가 세계적 웃음거리가 되고 말았다"고 거듭 지적했다.
이어 "이번 신임 대표팀 감독 선임과 발표 과정은 역대 감독 발표와는 모든 것이 이상하고 비정상적이었다. 그리고 '보안'이란 이유로 규정과 절차적 시스템을 모두 내팽개쳤다"고 감독 선임 과정을 비판했다. 그러면서 "축구협회는 스스로 규정과 절차를 어기는 이런 졸속행정에도 불구하고 그라운드에서 뛰는 선수와 지도자에게는 규정과 규칙을 준수하라며 휘슬을 불 권위가 있는가"라고 반문했다.
지도자협회의 지적이 이어졌다. 정몽규 회장이 지난 2013년 협회 취임 이후 기술위원회, 국가대표감독선임위원회, 전력강화위원회 등으로 감독 선임 시스템을 계속 변경한 것도 비상식적 운영이라는 것이다. "전력강화위원 11명 중 절반 이상이 빠져 5명만 남았다. 그렇다면 위원장을 다시 선임하고, 위원 역시 추가해 해당 위원회가 이 일을 매듭짓게 하는 것이 상식이다. 그러나 이런 절차는 철저히 무시됐다"고 전했다.
정몽규 회장이 지난 5일 '절차적 정당성보다 감독에게 필요한 덕목이 중요하다'고 한 것과 관련해 "상식적인 국민과 많은 축구인들은 이 말에 귀를 의심했다. 작금의 한국 축구가 겪고 있는 숱한 위기와 혼돈이 축구협회 회장의 이런 인식에서 비롯되고 있다는 걸 인제야 우리 축구인들은 제대로 알게 됐다"고 거듭 분노했다.
축구협회를 향해 3가지 질문을 던졌다. ▲ 외국인 감독과의 면접 결과를 선임 과정에서 누구와 공유하고 결과에 어떻게 반영했는가 ▲ 모두에게 공평해야 할 면접 기준이 특정 후보 앞에서만 왜 갑자기 주관적이고 자의적 해석으로 바뀌었는가 ▲ 우리 지도자들에게는 축구협회 행정의 절차적 정당성이야말로 그나마 국가대표 감독이라는 꿈을 향해 나아갈 수 있는 유일한 희망의 사다리지만 정몽규 회장은 여전히 절차적 정당성이 중요하지 않는가 등이다.
지도자협회는 "대다수 국민들은 이번 결정을 정몽규 회장이 충성스러운 부하에게 전권을 쥐여준 독단적 결정이라는 모양새를 갖추고 마음대로 결정했다고 본다. 이 과정에서 모든 절차는 뒤죽박죽되고 협회의 시스템은 무용지물이 됐다"며 "국가대표 신임 감독이 선임되는 자리에서 팬들은 축하와 지지 대신 야유와 질책을 받았고, 신임 감독은 해명과 변명을 하게 만들었다"고 주장했다.
축구협회가 감독 선임 과정을 폭로한 박주호 전력강화위원에 '법적 대응'을 하겠다고 한 것도 지적했다. 지도자협회는 "실망스러움을 넘어 분노를 표한다. 이번 사태는 축구협회가 평소 축구인들을 어떻게 대하는지에 대한 인식을 그대로 드러내 보였다"며 "즉 선수와 지도자에게는 존중을 강요하면서 정작 협회는 전혀 선수와 축구인들을 존중하지 않는다. 조그마한 비판도 들으려 하지 않고 견디지 못하는 협회는 발전하지 못한다"고 설명했다.
지도자협회는 마지막으로 "축구협회의 무능과 잘못을 비판하는 축구인에게 법적 대응 운운하는 일이 향후 다시 재발한다면 우리 지도자협회는 좌시하지 않을 것"이라며 "총체적 난국을 조장하고 더 큰 혼란만 가중하는 책임이 전적으로 정 축구협회 회장에게 있음을 명백히 밝힌다"며 정몽규 회장이 책임지고 사퇴하기를 촉구했다.
한편 홍명보 감독은 지난 10일 울산 문수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울산 HD의 고별전을 마친 뒤 국가대표 감독직을 수락한 이유를 처음 밝혔다. 그는 "내 축구 인생에서 마지막 도전이 될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내가 예전에 실패했던 일(2014 브라질 월드컵)을 생각하면 너무 끔찍하지만 반대로 다시 도전하고 싶은 강한 승부욕이 생겼다. 팀을 새로 강한 팀을 만들어 도전해 보고 싶은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박재호 기자 pjhwak@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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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 /사진=뉴시스 |
홍명보 감독. /사진=뉴시스 |
지도자협회는 12일 "우리는 축구협회의 (감독 선임) 발표가 지난 5개월간의 무능과 반복되던 시행착오를 종결짓는 매듭이 될 것으로 기대했다"며 "그러나 이는 더 심한 혼돈과 또 다른 기만의 서막이 되고 말았다"고 주장했다.
대한축구협회는 지난 8일 한국 A대표팀 감독으로 홍명보 감독을 내정했다는 깜짝 소식이 전했다. 이어 9일 협회의 감독 선임 관련 브리핑에서 이임생 기술총괄이사는 정몽규 회장에게 알리지 않고 본인만의 결정으로 홍명보 감독 선임을 추진했다고 밝혀 논란이 일었다.
이와 관련해 지도자협회는 "무엇인가 숨겨야 할 일이 없다면 모든 권한과 책임을 준 회장에게 과정과 결과를 보고해야 하는 것은 너무도 상식적"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정몽규 회장도 비판했다. 지도자협회는 "이임생 이사의 말대로 회장에게 보고도 하지 않고 중차대한 국가대표 감독을 선임하고 기자회견까지 했다면 월권이다"라며 "반면 회장이 전 국민적 관심사가 된 감독 선임 문제를 보고도 받지 않고 기술이사 혼자 독단적으로 결정하게 했다면 그런 회장은 있으나 마나 하여 자격이 없음을 스스로 입증했다"고 전했다.
지난 10일 울산 남구 문수축구경기장에서 열린 프로축구 K리그 1 울산 HD 대 광주FC의 경기에서 울산 응원단이 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을 비판하는 문구를 들RH 있다. /사진=뉴시스 |
이어 "이번 신임 대표팀 감독 선임과 발표 과정은 역대 감독 발표와는 모든 것이 이상하고 비정상적이었다. 그리고 '보안'이란 이유로 규정과 절차적 시스템을 모두 내팽개쳤다"고 감독 선임 과정을 비판했다. 그러면서 "축구협회는 스스로 규정과 절차를 어기는 이런 졸속행정에도 불구하고 그라운드에서 뛰는 선수와 지도자에게는 규정과 규칙을 준수하라며 휘슬을 불 권위가 있는가"라고 반문했다.
지도자협회의 지적이 이어졌다. 정몽규 회장이 지난 2013년 협회 취임 이후 기술위원회, 국가대표감독선임위원회, 전력강화위원회 등으로 감독 선임 시스템을 계속 변경한 것도 비상식적 운영이라는 것이다. "전력강화위원 11명 중 절반 이상이 빠져 5명만 남았다. 그렇다면 위원장을 다시 선임하고, 위원 역시 추가해 해당 위원회가 이 일을 매듭짓게 하는 것이 상식이다. 그러나 이런 절차는 철저히 무시됐다"고 전했다.
정몽규 회장이 지난 5일 '절차적 정당성보다 감독에게 필요한 덕목이 중요하다'고 한 것과 관련해 "상식적인 국민과 많은 축구인들은 이 말에 귀를 의심했다. 작금의 한국 축구가 겪고 있는 숱한 위기와 혼돈이 축구협회 회장의 이런 인식에서 비롯되고 있다는 걸 인제야 우리 축구인들은 제대로 알게 됐다"고 거듭 분노했다.
정몽규(오른쪽) 대한축구협회장. /사진=뉴시스 |
지도자협회는 "대다수 국민들은 이번 결정을 정몽규 회장이 충성스러운 부하에게 전권을 쥐여준 독단적 결정이라는 모양새를 갖추고 마음대로 결정했다고 본다. 이 과정에서 모든 절차는 뒤죽박죽되고 협회의 시스템은 무용지물이 됐다"며 "국가대표 신임 감독이 선임되는 자리에서 팬들은 축하와 지지 대신 야유와 질책을 받았고, 신임 감독은 해명과 변명을 하게 만들었다"고 주장했다.
축구협회가 감독 선임 과정을 폭로한 박주호 전력강화위원에 '법적 대응'을 하겠다고 한 것도 지적했다. 지도자협회는 "실망스러움을 넘어 분노를 표한다. 이번 사태는 축구협회가 평소 축구인들을 어떻게 대하는지에 대한 인식을 그대로 드러내 보였다"며 "즉 선수와 지도자에게는 존중을 강요하면서 정작 협회는 전혀 선수와 축구인들을 존중하지 않는다. 조그마한 비판도 들으려 하지 않고 견디지 못하는 협회는 발전하지 못한다"고 설명했다.
지도자협회는 마지막으로 "축구협회의 무능과 잘못을 비판하는 축구인에게 법적 대응 운운하는 일이 향후 다시 재발한다면 우리 지도자협회는 좌시하지 않을 것"이라며 "총체적 난국을 조장하고 더 큰 혼란만 가중하는 책임이 전적으로 정 축구협회 회장에게 있음을 명백히 밝힌다"며 정몽규 회장이 책임지고 사퇴하기를 촉구했다.
한편 홍명보 감독은 지난 10일 울산 문수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울산 HD의 고별전을 마친 뒤 국가대표 감독직을 수락한 이유를 처음 밝혔다. 그는 "내 축구 인생에서 마지막 도전이 될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내가 예전에 실패했던 일(2014 브라질 월드컵)을 생각하면 너무 끔찍하지만 반대로 다시 도전하고 싶은 강한 승부욕이 생겼다. 팀을 새로 강한 팀을 만들어 도전해 보고 싶은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홍명보 감독. /사진=뉴시스 |
박재호 기자 pjhwak@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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