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뉴스 | 김우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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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치컴의 모습. |
KT 위즈가 KBO리그 최초로 '피치컴'을 실전 경기에서 사용했다. 피치컴은 미국 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에서 사인 훔치기를 방지하기 위해 지난 2022년 도입한 기계 장치다. 이제 사인 훔치기 시대도 끝났다.
KT 위즈는 16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펼쳐진 키움 히어로즈와 2024 신한 SOL 뱅크 KBO 리그 원정 경기에서 피치컴을 썼다.
이날 KT는 외국인 에이스 웨스 벤자민이 처음으로 KBO 무대에서 피치컴을 사용했다. 벤자민은 선발 투수로 등판해 포수 장성우와 함께 피치컴을 이용하며 호흡을 맞췄다. 벤자민은 과거 트리플 A 무대에서 활약하던 시절 피치컴을 사용한 경험이 있던 것으로 전해졌다. 또 KT 구단 관계자에 따르면 유격수 김상수와 2루수 오윤석, 중견수 배정대가 피치컴 장비를 각각 착용했다.
KT 관계자는 "벤자민은 미국에서 피치컴을 사용해본 경험이 있어 바로 착용할 수 있다는 의견을 코치진에 전했다. 불펜에서 피치컴을 확인해 본 뒤 착용을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지난 15일 KBO(한국야구위원회)는 경기 중 투수와 포수 간 사인 교환을 할 수 있는 장비인 피치컴 세트를 각 구단에 배포했다고 밝혔다. KBO는 피치컴 사용을 위해 이미 지난 1일 전파 인증을 완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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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 신한 SOL 뱅크 KBO리그' 키움-KT전이 16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렸다. kt 선발 벤자민이 역투하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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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 신한 SOL 뱅크 KBO리그' 키움-KT전이 16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렸다. KT 포수 장성우가 피치컴 시범도입 첫날, 무릎에 설치된 피치컴을 통해 선발 벤자민과 소통하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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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치컴의 모습. |
피치컴 세트는 사인을 입력하는 송신기와 이를 음성으로 들을 수 있는 수신기로 구성돼 있다. 각 세트는 송신기 3개, 수신기 12개로, KBO 리그와 퓨처스리그 모든 팀에 각 1세트가 전달됐다.
송신기에는 9개의 버튼이 있어 사전에 설정된 구종과 투구 위치 버튼을 순서대로 입력하면 수신기에 음성으로 전달된다. 송신기는 투수나 포수에 한해 착용 가능하다.
투수의 경우 글러브 또는 보호대를 활용해 팔목에 착용한다. 포수의 경우 팔목이나 무릎 등에 보호대를 활용해 희망하는 위치에 착용할 수 있다. 수신기는 모자 안쪽에 착용한다. 투수나 포수 외에도 그라운드 내 최대 3명의 야수가 착용할 수 있다. 단 더그아웃 및 불펜에서는 사용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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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일 오후 서울 구로구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24 KBO리그 kt 위즈와 키움 히어로즈의 경기, 4회말 kt 포수 장성우가 오른쪽 귀에 피치컴 수신기를 착용하고 경기를 펼치고 있다. /사진=뉴시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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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치컴을 통해 사인을 내고 있는 장성우. /사진=뉴스1 |
당초 KBO는 피치컴을 도입하면 경기 중 수비팀의 원활한 사인 교환이 이뤄지면서 경기 시간 단축 등의 효과도 끌어낼 거라 봤다. 이에 올 시즌 개막에 맞춰 도입하려고 했으나 전파 사용 인증 등의 문제가 생기면서 다소 늦어졌다. 피치컴 사용은 의무가 아니다. 원하는 구단은 사용해도 되고, 그렇지 않은 구단은 착용하지 않아도 관계없다. KBO는 피치컴 활용에 대해 현장과 꾸준히 소통하면서 피치클락 규정도 만들 계획이다.
피치컴을 처음 도입한 16일 잠실구장(SSG 랜더스-LG 트윈스) 경기와 광주-KIA 챔피언스필드(삼성 라이온즈-KIA 타이거즈) 경기, 그리고 창원 NC파크(한화 이글스-NC 다이노스)에서 열릴 예정이었던 경기가 우천 및 그라운드 사정으로 인해 취소됐다. 울산문수야구장에서 펼쳐진 두산 베어스와 롯데 자이언츠의 경기에서는 피치컴을 사용하지 않았다.
이날 결과적으로 피치컴을 착용한 벤자민은 호투를 펼치며 좋은 효과를 봤다. 벤자민은 6⅓이닝 동안 5피안타(1피홈런) 2볼넷 5탈삼진 1실점 호투를 펼치며 시즌 8승(4패) 달성에 성공했다. KT는 벤자민의 역투를 앞세워 4-3으로 승리, 42승 2무 46패(7위)를 마크하며 3연승을 내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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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O 리그에 도입되는 피치컴 세트. /사진=KBO 제공 |
김우종 기자 woodybell@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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