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이후광 기자] 오늘은 이정후(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의 아버지가 아닌 KBO리그 레전드 ‘종범신’이었다. 왕년의 야구 천재답게 54세의 나이에도 녹슬지 않은 기량을 뽐내며 한국과 일본 야구계를 깜짝 놀라게 했다.
이종범(54)은 22일 일본 홋카이도 기타히로시마에 위치한 에스콘필드 홋카이도에서 열린 ‘드림 플레이어즈 게임 한일 야구 레전드 맞대결’에 1번 중견수로 선발 출전해 3타수 3안타 2볼넷 100% 출루를 달성, 노익장을 과시했다.
경기를 앞두고 “은퇴를 했기 때문에 오늘은 즐거움과 웃음으로 할 수 있으면 좋겠다. 부상 당하지 않게 최선을 다해 게임을 하겠다”라고 가벼운 각오를 남긴 이종범.
막상 경기에 돌입하자 과거 ‘바람의 아들’로 뛰었던 시절의 날카로운 눈빛이 나왔다. 그리고 1회초 첫 타석부터 일본 레전드 우에하라 고지 상대로 좌전안타를 치며 5출루쇼의 서막을 열었다. 이종범은 이후 김태균의 1타점 적시타 때 선취 득점까지 올렸다.
1-1로 맞선 2회초에는 무사 만루 찬스에서 밀어내기 볼넷으로 달아나는 타점을 올렸고, 3회초 다시 중전안타를 때려내며 일찌감치 멀티히트를 달성했다.
이종범의 방망이는 멈추지 않았다. 5회초 2사 1루에서 다시 중전안타를 친 데 이어 마지막 7회초 1사 1루에서 1루주자가 폭투로 2루에 도달한 상황에서 스트레이트 볼넷을 얻어내며 5출루를 완성했다. 지난 2006년 WBC(월드베이스볼클래식)에서 결승 2타점 2루타를 뽑아낸 후지카와 큐지를 상대로 골라낸 볼넷이라 더욱 의미가 값졌다.
이종범의 분전에도 한국은 숙적 일본에 6-10으로 패했다.
이종범(중견수)-이대형(좌익수)-양준혁(지명타자)-김태균(1루수)-박경완(포수)-박석민(3루수)-손시헌(유격수)-박한이(우익수)-박종호(2루수) 순의 선발 라인업으로 6회초까지 6-5 근소한 리드를 점했지만, 6회말 볼넷과 2루수로 이동한 이종범의 송구 실책으로 처한 위기에서 고창성이 이토이 요시오 상대 뼈아픈 역전 스리런포를 맞았다.
이후 윤길현이 마운드에 올라 가타오카에게 1타점 2루타, 폭투에 이어 우치카와 세이치 상대 1타점 내야안타를 연달아 맞으며 승기를 완전히 내줬다.
한국은 마지막 7회초 선두타자 박한이의 중전안타, 이종범의 볼넷으로 추격의 불씨를 살렸지만, 이대형이 루킹 삼진, 양준혁이 우익수 뜬공에 그쳤다. 이날 경기는 이벤트 경기 특성 상 7이닝 경기로 진행됐다.
MVP는 역전 홈런의 주인공 이토이, MIP는 5출루를 달성한 이종범이 차지했다.
/backlight@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