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이후광 기자] 불과 80일 만에 1군 투수코치가 또 바뀐 두산 베어스. 지금의 상위권 싸움을 뒷받침한 건 투수들인데 왜 코치진이 자리를 잡지 못하고 표류하는 것일까.
프로야구 두산 베어스는 지난 22일 1군 코칭스태프 보직 변경 단행을 알렸다. 투수코치, 불펜코치, 배터리코치, 주루코치가 모두 교체된 가운데 가장 눈길을 끈 건 교체가 또 이뤄진 투수코치 및 불펜코치였다.
박정배 투수코치-김지용 불펜코치 체제였던 두산은 2군에 있던 베테랑 권명철 코치에게 SOS를 요청하며 권명철 투수코치-박정배 불펜코치로 1군 마운드 시스템을 개편했다. 김지용 불펜코치는 퓨처스 투수코치로 이동했다.
두산 관계자는 “분위기 쇄신을 위한 교체다”라는 짧은 코멘트로 이번 코칭스태프 개편 배경을 전했다.
두산 이승엽호는 출범 두 번째 해를 맞아 지난 1월 마운드를 이끌 지도자로 조웅천 투수코치-박정배 불펜코치를 낙점했다. 두 코치는 호주(1차), 미야자키(2차) 스프링캠프에서 2024시즌 마운드의 밑그림을 그린 뒤 시범경기를 거쳐 4월까지 베어스 마운드의 신구 조화를 뒷받침했다.
두산이 1차 투수코치 보직 변경을 단행한 건 6위와 7위를 오갔던 지난 5월 초. 지금은 방출된 에이스 라울 알칸타라가 팔꿈치 부상으로 미국 주치의를 만나러 출국한 시점이었는데 조웅천 투수코치를 2군으로 내리고, 박정배 불펜코치에게 1군 메인 투수코치 임무를 맡겼다. 그리고 새롭게 1군 엔트리에 등록된 김지용 코치에게 불펜코치 임무를 부여했다.
당시 이승엽 두산 감독은 “분위기 쇄신 정도로 생각하면 될 것 같다. 분위기를 한 번 바꾸는 것도 나쁘지 않다”라고 말했다.
두산은 5월 말부터 본격적으로 상승세를 타며 2위로 도약해 호시탐탐 선두를 노렸다. 3위와 4위를 오가기도 했지만, 두산은 KIA 타이거즈, 삼성 라이온즈, LG 트윈스와 함께 포스트시즌 진출이 예상되는 4강으로 묶였다. 투수코치가 바뀐 5월 3일부터 지난 21일까지 기간을 한정하면 팀 평균자책점 또한 3위(4.69)로 상당히 안정적이다. 선발 평균자책점은 9위(5.18)로 하위권이지만, 불펜에서 1위(4.16)를 기록하며 약점을 메웠다.
그러나 선발진이 외국인선수의 부진 및 교체, 토종 4, 5선발의 잦은 기복 등 부침을 겪으면서 불펜 과부하가 가중됐고, 후반기 들어 팀 평균자책점이 7위(5.91)로 뚝 떨어졌다. 선발은 8위(5.14)로 큰 변화가 없으나 불펜이 6위(6.60)로 밀린 결과다. 선발진이 새 외국인투수 2명의 가세에도 조기 강판이 거듭되면서 버티고 버틴 불펜이 동력을 잃은 형국이다.
두산이 흔들리는 건 마운드뿐만이 아니다. 타격마저 고액 연봉자들이 연일 ‘침묵 모드’로 일관하면서 순위싸움 또한 큰 위기에 직면해 있다. 후반기 3승 7패 하락세를 타면서 5위 NC 다이노스에 1경기 차이로 쫓기는 4위(49승 2무 46패)가 된 두산이다. 3위 삼성 라이온즈와의 승차는 2경기로 벌어진 터. 최근 6경기서 1승(5패)밖에 거두지 못하자 코칭스태프 변화로 분위기 쇄신을 노리는 모습이다.
한편 배터리코치는 세리자와 유지 코치에서 김진수 코치로, 주루코치는 정진호 코치에서 김동한 코치로 바뀌었다. 세리자와 코치는 퓨처스 배터리코치, 정진호 코치는 퓨처스 작전/주루코치를 담당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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