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정승우 기자] CIES가 '선수 혹사 논란' 진화에 나섰다.
국제축구연맹(FIFA) 산하 기관인 국제스포츠연구소(CIES)가 여름 시리즈 2번째 리포트를 발간했다. 이 리포트에 따르면 지난 12년 동안 클럽 경기 수는 크게 변하지 않았고, FIFA 주관 대회가 차지한 비율은 극히 일부였던 것으로 나타났다.
CIES는 19일(한국시간) 5개 대륙 40개 리그 구단의 경기 수 추이를 분석한 리포트를 작성했다. 이번 리포트는 2000년대 이후 가장 경쟁력을 보인 유럽 5대 리그 구단들을 중점으로 구체적인 분석을 실시했다. 유럽 5대 리그 구단 외에도 아르헨티나 프리메라 디비시온, 사우디아라비아 프로 리그, 한국 K리그1 등 다양한 구단이 조사 대상에 포함됐다.
1,103개 구단 데이터를 포함한 CIES의 리포트에 따르면, 지난 12년 동안 구단들은 평균 41.5번의 공식 경기를 치렀다. 코로나19 팬데믹으로 타격을 입었던 2019-20시즌에는 평균 32.7경기로 경기 수가 급격히 줄어들었지만, 곧바로 다음 시즌 구단들은 평균 43.9경기를 소화했다. 코로나19 팬데믹 변수를 제외하면 이 수치는 집계 기간 중 크게 변동되지 않았다.
최근 구단과 감독들이 이전보다 경기 일정이 빡빡해졌다고 주장하지만, 데이터는 이들의 목소리와 달랐다. 지난 24시즌 동안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에 진출한 유럽 상위 5대 리그 팀들의 시즌 당 경기 수를 조사한 결과, 2002-03시즌 평균 55.2경기 이후 꾸준히 하향곡선을 그렸다. 2023-24시즌은 평균 50.8경기로 지난 4시즌 중에 가장 적었다.
또한 CIES는 세계적인 구단인 레알 마드리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바이에른 뮌헨의 경기 수를 면밀하게 분석했다. 레알 마드리드와 바이에른 뮌헨의 경우, 각각 2001-02시즌(66경기)과 2007-08시즌(57경기)에 가장 많은 경기를 소화한 것으로 드러났다. 세 구단 모두 지난 시즌 경기 수는 최고점과 거리가 멀었다.
더 나아가 조사 대상이 된 구단 절반 이상이 시즌당 50경기도 치르지 않았다. 특히, 40경기도 치르지 않은 구단이 45.1%에 달하며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다. 5%의 구단만이 시즌마다 60경기 이상 소화했다. 이는 12시즌 동안 크게 달라지지 않았는데, 코로나19 팬데믹 영향으로 연기된 경기가 펼쳐진 2020-21시즌에만 9.4% 비율을 나타냈다.
클럽 경기 수 중 가장 높은 비율을 차지한 건 리그 경기였다. 리그 경기는 총 84.7%로 압도적인 수치를 찍었다. 반면, FIFA 주관 경기가 차지하는 면적은 0.04%에 불과했다. 이 비율도 12년 동안 크게 변동이 없었다.
CIES는 앞으로 경기 비율 변화를 예상했다. CIES는 리그 경기가 앞으로도 지배적인 역할을 할 것이며, 연맹이 주관하는 경기가 1.05% 증가해 6.95%까지 올라갈 것으로 내다봤다. 동시에 FIFA 주관 대회는 여전히 0.1%(0.08%) 미만으로 유지될 것으로 전망했다.
한편, 국제축구선수협회(FIFPRO)는 FIFA가 월드컵, 클럽 월드컵 등 자체 주관 대회 규모를 늘리자, 선수들의 몸 상태에 무리를 준다며 목소리를 냈다. 위르겐 클롭(독일), 카를로 안첼로티(이탈리아) 감독 역시 빡빡한 일정을 이유로 비판 대열에 합류한 바 있다. CIES의 리포트는 최근 축구계의 주요 논쟁거리인 선수 혹사에 관해 반박하는 자료가 될 것으로 보인다.
지안니 인판티노(스위스) FIFA 회장은 지난 5월 태국 방콕에서 열린 제74회 총회에서 “전체 경기의 1~2%에 불과한 FIFA 주관 경기를 통해 전 세계 축구에 재정적인 도움을 주고 있다. FIFA가 만들어내는 수익은 특정 국가와 구단만을 위한 게 아니다. 이 수익은 전 세계 211개 회원국에 분배되며, 이런 운영을 하는 국제단체는 없다”라고 힘줘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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