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조형래 기자] 차례대로 필승조들이 이탈했다. 이제 누가 이 자리를 채워야할지 고민을 거듭해도 답이 나오지 않는 실정이다. 결국 그동안 롯데 불펜을 책임졌던 구승민과 김원중만 남게 됐고 이들에게 의지해야 하는 상황이다.
롯데는 지난 22일 불펜 필승조 김상수를 1군 엔트리에서 제외했다. 올 시즌 처음 1군 엔트리 말소다.
김상수는 올 시즌 50경기 등판해 3승2패 1세이브 15홀드 평균자책점 3.99로 롯데 불펜에서 대체불가 필승조로 활약을 했다. 팀 내 최다 등판이자 리그 전체적으로도 공동 2위에 해당했다. 또한 멀티이닝도 15차례나 할 만큼 김상수는 많은 부담을 가져야 했다.
팀 불펜 상황이 여의치 않았고 또 좌우놀이를 하면서 이닝을 끊어가는 김태형 감독의 불펜 운영 성향상 김상수를 비롯해 믿을 수 있는 필승조 투수들은 멀티이닝이 많을 수밖에 없었다. 43명의 승계주자를 이어 받은 것은 우완 투수 1위, 전체 2위였다(1위 두산 이병헌 45명). 그렇다고 승계주자들을 깔끔하게 차단한 것도 아니다. 43명의 승계주자 중 21명을 불러들여 승계주자 실점율을 48.8%에 달했다.결국 최근 김상수는 이러한 부침의 여파일지, 부진을 거듭했다. 7월에는 1승2패 2홀드 평균자책점 5.68의 성적이다. 19일 삼성전 1이닝 1피홈런 1실점, 21일 삼성전 ⅓이닝 2피안타 1사구 1탈삼진 1실점을 기록했다.
롯데 구단 관계자는 “그동안 많이 던지기도 했고 지쳐보여서 회복 시간을 주려고 제외했다”라며 김상수의 1군 말소 사유를 설명했다.
안 그래도 불펜진 사정이 안 좋은 롯데는 가장 믿을 수 있는 불펜 투수 한 명이 또 다시 이탈했다. 롯데의 필승조 구상은 일찌감치 어긋났다. 20홀드는 기본으로 생각했던 구승민이 시즌 초반 부진했고 이제서야 막 그 여파에서 벗어나고 있다. 이 과정에서 최준용 전미르 김상수에게 많은 부담이 쏠렸다. 내구성이 좋지 않은 최준용은 27경기 등판해 1승2패 3홀드 평균자책점 5.40의 성적만 남기고 지난 6월3일 1군 엔트리에서 제외됐다. 통증에서 회복해 최근 등판을 이어갔지만 언제 복귀할 수 있을지 미지수다.
신인 전미르는 시즌 초반 센세이션했던 등장으로 불펜의 소년가장 역할을 했지만 시간을 거듭할수록 등판 상황의 무게와 등판 빈도를 극복하지 못했다. 36경기 1승5패 1세이브 5홀드 평균자책점 5.88의 성적을 남기고 6월17일 1군 엔트리에서 제외됐다.
그리고 김상수까지 지난 22일 기준으로 1군 엔트리에서 말소됐다. 한 달 반 가량의 시간 동안 필승조 3명이 줄줄이 이탈했다. 필승조들이 하나 둘씩 이탈하는 과정에서 누군가 대안으로 등장해야 했지만 아직 확실한 대안조차 없다. 올해 롯데의 불펜 평균자책점은 5.08로 리그 6위권이다. 하지만 7월 이후 불펜 평균자책점은 6.28에 달한다. 이닝 당 출루허용(WHIP)이 무려 2.20에 달한다. 이닝 당 기본 2명의 주자는 깔아두고 시작한다는 의미다.여러모로 상황이 쉽지 않고 대안조차도 마땅치 않다. 최준용과 전미르가 돌아오는 게 최고지만 이 두 선수는 당장 복귀하기 힘들다. 실전 피칭 단계도 돌입하지 않았다.
한현희가 선발과 불펜을 오가면서 마당쇠 역할을 하고 있지만 과부하 우려도 없지 않다. 150km 강속구를 뿌릴 수 있는 이민석은 이제 막 토미존 수술에서 돌아왔고 아직 안정감이 떨어진다. 박진 김강현은 꾸준히 1군에서 추격조 역할에서 등판하고 있지만 경험이 없다.
당장 시즌 초중반 마당쇠 역할을 했던 최이준이 곧 복귀할 전망이지만 김상수의 필승조 공백을 채울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한현희가 좀 더 중용을 받을 가능성이 높지만 불펜진 상황은 여러모로 난세다.
결국 4년 연속 20홀드에 구단 최다 홀드 신기록을 이어나가고 있는 구승민, 그리고 구단 최다 세이브 기록을 이어나가고 있는 마무리 김원중에게 다시 결국 의지해야 한다.
그러나 팀 전체적으로 불펜진이 불안한 상황 속에서 구승민은 시즌 초중반 극심한 슬럼프에서 벗어났지만 7월 7경기 1패 1홀드 평균자책점 4.26으로 좋다고 말할 수는 없다. 마무리 김원중도 4경기에서 아직 세이브를 거두지 못했다. 지난 21일 대구 삼성전 5아웃 세이브에 도전했지만 9회 루벤 카데나스에게 끝내기 홈런을 허용하면서 블론세이브를 범했다.
지나간 일은 어쩔 수 없다. 롯데는 불펜진을 다시 재편해야 한다. 그리고 그 중심에는 다시 구승민과 김원중이 서 있다. 롯데는 불펜진의 난국을 어떻게 극복해나가야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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