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부산, 조형래 기자] "어차피 써야하고 키워야 할 선수다."
프로야구 LG 트윈스가 천신만고 끝에 6연승을 달렸다. 지난 23일 사직 롯데전 2-1 승리로 연승 행진을 이어갈 수 있었다. 선발 디트릭 엔스의 6이닝 무실점 호투가 발판이 됐지만 불펜에서 우여곡절이 있었다.
이날 LG는 19홀드를 올린 김진성을 1군 엔트리에서 제외시켰다. 김진성은 지난 22일 자신의 SNS 계정에 “몸을 바쳐 헌신한 내가 XX이었네”라는 게시글을 작성해서 올렸다. 특정인들만 볼 수 있는 게시글이었는데 외부에 공개됐다.
이 소식을 듣고 염경엽 감독은 팀 케미스트리를 위해 김진성의 2군행을 통보했다. 서로 간의 입장 차이를 확인했고 잘 추스르고 돌아오기를 바랐다.
하지만 당장 선두권을 추격하고 상위권 싸움을 벌여야 하는 LG 입장에서는 투수 한 명이 아쉬운 상황이었다. 염경엽 감독은 아쉬운 감정을 숨기지 않았다. 대신 염경엽 감독은 최근 좋아진 백승현을 김진성의 자리에 중용하기로 결정했다.
백승현은 올 시즌 24경기 1승1패 1세이브 1홀드 평균자책점 7.64의 성적을 기록하고 있다. 2021년 투수로 전향한 이후 150km에 육박하는 강속구로 기대를 모았고 지난해 42경기 2승3패 11홀드 평균자책점 1.58의 성적을 남겼다. 염경엽 감독은 올해 백승현을 지난해 이상의 비중으로 중용하겠다고 했지만 부진이 반복됐다.
지난 5월에는 염경엽 감독이 직접 “문책성 2군행이다”라고 강한 어조로 말하면서 백승현을 질타했다. “기회는 항상 있지 않다. 구단이 키우려고 노력을 했는데 이제는 본인의 몫이다. 경쟁을 해야지 언제까지 기회를 줄 수는 없다”라며 백승현의 부진을 겨냥하기도 했다.
최근에는 페이스를 되찾아가고 있었고 염경엽 감독은 이 점을 긍정적으로 바라봤다. 하지만 전날(23일) 김진성의 2군행 이후 다시 찾아온 기회에서는 아쉬움이 남았다.
1-0으로 앞선 7회 선발 엔스에 이어 백승현이 두 번째 투수로 올라왔다. 백승현은 7회 선두타자 나승엽을 상대로 2스트라이크를 먼저 잡고도 이후 8구 승부를 펼치며 볼넷으로 내보냈다. 고승민에게는 우전 안타를 맞으며 무사 1,3루 위기에 몰렸다. 결국 아욳카운트 1개도 잡지 못한 채 강판됐다. 김진성 이탈 이후 첫 번째 테스트를 통과하지 못했다. 김진성을 2군으로 내리자마자 김진성이 아쉬워지는 상황이었다.
그래도 뒤이어 올라온 김유영이 무사 1,3루의 위기를 실점 없이 틀어막으면서 백승현의 실점도 나오지 않았다. 백승현은 가슴을 쓸어 내렸다.
기회를 살리지 못했지만 염경엽 감독은 너그럽게 바라봤다. 염 감독은 “계속 기회는 줄 것이다. 어차피 내년에도 써야 할 선수가 키워야 할 선수 중 한 명이다”라면서 “어제처럼 안 좋았을 때는 뒤에 편한 상황에 내보내고 또 자신감이 붙으면 어려운 상황에 투입하면 된다. 성공의 체험을 만들면서 써야 하는 게 우리 팀의 현실이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필승조 재편 작업도 함께 이뤄가고 또 마무리 유영찬에게 가해지는 부담을 덜어주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우리는 계속 필승 카드를 만들 가야 하는 상황이다. 필승조가 당분간 계속 바뀔 것이다. 좋은 선수가 위급한 상황에 투입되고 안 좋은 사람이 편한 상황에 나갈 것이다. 그러면서 (유)영찬이에게 과부하를 안 거는 게 중요하다”라고 힘주어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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