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 ''타석 서는 게 소원''이라던 LG 핵잠수함 방망이 들자, '염갈량'도 파안대소
입력 : 2024.07.26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스타뉴스 | 양정웅 기자]
LG 정우영이 25일 사직 롯데전에서 연장 11회 초 타석에 들어섰다.
LG 정우영이 25일 사직 롯데전에서 연장 11회 초 타석에 들어섰다.
'홀드왕' 출신의 정우영(25·LG 트윈스)이 마운드가 아닌 다른 곳에서 소원을 이뤘다. 팀까지 승리를 거두며 기쁨은 더했다.

정우영은 25일 부산 사직야구장에서 열린 롯데 자이언츠와 2024 신한 SOL 뱅크 KBO 리그 정규시즌 원정경기에서 팀이 6-6으로 맞서던 연장 10회 말 마운드에 올랐다.

첫 타자 손호영을 상대한 정우영은 낙폭이 큰 투심 패스트볼로 헛스윙을 유도하며 타이밍을 빼앗았고, 결국 유격수 땅볼로 첫 아웃카운트를 잡았다. 하지만 다음 타자 장두성에게 3루수 키를 넘겨 좌익수 쪽에 떨어지는 안타를 맞고 주자를 내보냈다.

이어 장두성이 2루 도루에 성공하며 정우영은 실점 위기에 놓였다. 전준우를 유격수 땅볼로 처리해 2아웃을 만들었지만 박승욱에게 볼넷을 내줘 2사 1, 2루가 됐다. 롯데는 9번 손성빈 타석에서 좌타자 이정훈을 대타로 투입했다. 하지만 정우영은 4구 만에 이정훈을 2루 땅볼로 잡아내 이닝을 마무리했다.

이후 LG는 11회 초 공격에서 볼넷 2개와 상대 실책을 묶어 2사 만루 찬스를 잡았고, 여기서 박해민이 중견수 키를 넘기는 3타점 2루타를 터트리면서 스코어를 9-6으로 만들었다. 2사 2루가 이어지는 상황에서 롯데는 8번 신민재를 고의4구로 걸렀다. 다음이 투수 타석이었기 때문이다.

이날 LG는 9번 타자 겸 포수로 3년 차 김성우(21)를 선발로 내세웠다. 이후 5회 초 김범석(20)이 대타로 나온 후 그대로 마스크를 썼는데, 7회 좌전안타로 출루한 후 대주자 최승민으로 교체됐다. 문제는 엔트리에 남은 포수가 없었다는 점이었다. 결국 LG는 5번 지명타자로 나왔던 박동원을 포수 수비에 내보내면서 지명타자가 소멸됐고, 9번 타순에 투수가 나오게 됐다.

염경엽 LG 감독이 25일 사직 롯데전에서 연장 11회 초 투수 정우영이 타석에 들어서자 미소를 짓고 있다. /영상=티빙(TVING) 제공 LG 정우영이 25일 사직 롯데전에서 연장 11회 초 타석에서 헛스윙을 하고 있다. /영상=티빙(TVING) 제공 연장 승부 끝에 야수 자원을 모두 소비한 LG는 정우영을 그대로 타석에 내보냈다. 리드를 잡은 상황이어서 염경엽(56) LG 감독도 환한 미소를 지으며 정우영의 타석을 지켜봤다. 그는 롯데 투수 최이준의 초구 가운데 패스트볼을 지켜봤다.

이어 2구째 비슷한 코스로 들어온 시속 144km의 직구에 방망이를 냈지만 헛스윙이 되고 말았다. 정우영은 3구 패스트볼에서 방망이를 헛돌려 결국 삼진으로 물러났다.

이 타석은 2019년 프로에 데뷔한 정우영의 1군 첫 타석이었다. 그동안 지명타자가 사라지면서 타순에 오른 적은 있었지만, 실제로 타석에 설 일은 많지 않았다. 연장 승부에 교체 자원이 사라지면서 만들어진 진귀한 장면이었다.

경기 후 정우영은 "타석에 들어서보는 게 소원이었다. 소원을 이뤄서 너무 좋다"고 밝혔다. "역시 타석에서 타격을 한다는게 쉽지않다는 것을 다시 느꼈다"는 그는 "그러면서 자신감이 더 생겼다"며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LG 정우영이 25일 사직 롯데전에서 연장 11회 초 타석에서 헛스윙 삼진으로 물러나고 있다. /영상=티빙(TVING) 제공 2019년 프로 데뷔 후 신인왕(2019년)과 홀드왕(2022년, 35홀드)을 따내며 순항하던 정우영은 지난해부터 어려운 시간을 보냈다. 2023시즌 60경기에 등판해 11홀드를 기록했지만 평균자책점은 4.70으로 상승했다. 팀이 한국시리즈 우승을 차지한 후 정우영은 11월 중순 팔꿈치 뼛조각 제거 수술을 받았다.

재활을 거쳐 올해 돌아온 후에도 1군 등판 수는 많지 않다. 25일 게임을 포함해 정우영은 2024시즌 18경기에 나와 2승 1패 2홀드 평균자책점 3.07을 기록 중이다. 14⅔이닝 동안 20개의 안타를 맞아 피안타율이 0.339로 높은 편이다.

그래도 몸 상태에 문제가 없다는 점은 긍정적이다. 정우영은 "몸 상태는 점점 좋아지고 있는 게 느껴진다"며 "그래도 요즘은 경기에 나가서 1이닝 내 몫을 하고 있는 것 같아서 다행이다"고 말했다.

이어 정우영은 "마운드에 올라가면 최대한 타자랑 승부를 하려고 한다. 아직 부족한 게 많지만, 최대한 타자가 칠 수 있게끔 승부하려고 한다. 중간투수라 주자가 있는 상황에서 등판하는 경기가 많은데, 주자를 진루시키지 않으려고 최대한 신경쓰고 있다"고도 했다.

"팀이 이겨서 좋다"고 말한 정우영. 끝으로 그는 "긴 시간동안 떠나지 않고 응원해주신 팬들 너무 감사하고, 앞으로도 주어진 역할을 잘해서 팀이 이기는 데 도움되도록 하겠다"고 감사인사와 각오를 전했다.

LG 정우영이 25일 사직 롯데전에서 연장 11회 초 타석에 들어섰다.
LG 정우영이 25일 사직 롯데전에서 연장 11회 초 타석에 들어섰다.



양정웅 기자 orionbear@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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