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파리(프랑스), 이인환 기자] 라이벌도 나도 넘어라. 한국 수영의 전설이 후배에게 한 당부다.
수영 국가대표 김우민(22, 강원도청)은 27일(현지시간) 파리 오데수부아의 라데팡스 아레나에서 수영 경영 남자 자유형 400m 경기를 치른다. 전날인 26일 김우민은 라데팡스 아레나에서 마지막 훈련 담금질에 나섰다.
이번 33회 파리하계올림픽은 오는 7월 26일부터 8월 11일까지 총 17일 동안 열린다, 개회식은 7월 26일 파리 센강서 열리고 폐회식은 8월 11일 파리 광장서 열린다. 이번 올림픽 개최로 파리는 런던에 이어 하계 올림픽을 3회(1900, 1924) 개최하는 두 번째 도시가 됐다. 프랑스는 하계 3회에 동계 3회를 더해서 총 6회 올림피을 개최한다.
한편 이번 올림픽의 개최 종목은 총 32종목 329 세부 경기로 구성됐다. 새롭게 추가된 종목은 브레이크댄스와 스케이드보드, 스포츠클라이밍과 서핑이다. 한국은 이번 파리 올림픽에 약 250여명을 파견한다. 이전 2020 도쿄 올림픽에서 29개 종목 354명(선수 232명, 임원 122명)이 파견돼서 종합 16위(금메달 6개, 은메달 4개, 동메달 10개)를 거둔 것에 비해 크게 축소됐다.
한국 수영은 박태환 이후 다시 한 번 금빛 역영을 꿈꾼다. 한국 수영 간판 황선우(강원도청)을 필두로 이호준(제주시청), 김우민(강원도청) 등이 포진한 상태다. 개인전뿐만 아니라 단체전에서도 메달을 노려볼만한 상황이다. 말 그대로 한국 수영의 황금기를 열려고 한다.
먼저 한국 수영의 첫 도전은 김우민의 자유형 400m 출격이 시작이다. 이어서 29일엔 황선우가 자유형 200m, 30일엔 황선우·김우민·이호준 등이 남자 계영 800m 사상 첫 메달을 겨냥한다. 이밖에 김서영은 여자 개인혼영 200m, 이주호는 남자 배영 100m·200m에 각각 나설 계획이다.
한편 한국 수영은 그 긴 도전의 역사에도 불구하고 메달리스트는 오직 박태환(35)말고 없다. 박태환은 2008 베이징 올림픽 금메달로 한국 수영에 유일한 메달을 선사했을 뿐만 아니라 2007년 호주멜버른 세계수영선수권대회에서 금메달, 2011상하이대회에서도 금메달을 획득한 바 있다.
박태환은 2008년 베이징 올림픽 400m 금메달을 포함해서 자유형 200m 은메달을 획득하고 2012년 런던올림픽에서도 자유형 200m와 400m에서 은메달을 차지했다. 박태환이 따낸 4개의 메달(금메달 1개, 은메달 3개)을 제외하고 한국 선수 그 누구도 올림픽 시상대에 서지 못했다.
김우민이 나서는 자유형 400m는 박태환에게도 여러 가지 의미를 가지고 있다. 변방이던 한국 수영을 수면 위로 끌어 올린 2008 베이징 올림픽 금메달에 이어 세계 선수권 정상 등 좋은 기억으로 가득찬 종목이다. 선수 본인도 꾸준히 내가 가장 애착이 있는 종목은 자유형 400m라고 밝히곤 했다.
SBS서 해설위원으로 나서는 박태환은 경기 전날 라데팡스 아레나서 자신을 '한국 유일의 수영 메달리스트'라고 칭하자 "이제 아닐 것이다. 내일이면 그 타이틀은 사라질 것이다. 분명히 또 하나의 수영 메달리스트가 나올 것"이라면서 "후배 한국 선수인 김우민이 400m 최정상에 올라섰다는 것이 뿌듯하다"고
현역 시절 자신도 400m가 주종목이었던 박태환은 "후배 한국 선수가 400m 세계 최정상권으로 올라섰다는 것이 너무 뿌듯하다. 내 현역 시절과 달리 뛰어난 한국 수영 선수들이 많이 나온 상황이다"라면서 "그중에서도 400m가 주종목인 선수가 나와서 너무 기쁘다"라고 미소를 보였다.
김우민의 금빛 역영을 기대하면서 박태환은 "선수 본인이 해야 되는 상황이다. 그래도 평소에 너무 잘해왔기에 제 실력만 보이면 포디움은 충분히 오를 것이다. 이왕이면 금메달이면 좋겠다. 개인적으로는 포디움서 본인이 가장 원하는 자리에 오를 것이라 예상한다"라고 기대했다.
또 하나의 당부도 있었다. 박태환은 "올림픽에서는 기록이 좋지 않아도 무조건 금메달을 따면 최고다. 그래도 메달만 생각하면 레이스가 어지러워질 수 있다"라면서 "김우민 스스로 기록에서 아쉬움을 남기지 않겠다는 생각으로 최선의 레이스만 하면 된다"고 말했다.
김우민의 올해 자유형 400m 최고기록은 3분 42초42다. 이는 루카스 마르텐스(독일, 3분40초33), 일라이자 위닝턴(호주, 3분41초41), 새뮤얼 쇼트(호주 3분41초64)에 이어서 4위 기록이다. 충분히 메달권을 겨냥할 수 있는 상황. 김우민의 올해 기록은 박태환이 2010년 광저우 아시안게임에서 작성한 한국기록인 3분41초53과 1초도 차이가 나지 않는다.
더 높은 곳에 오르기 위해서는 마르텐스, 위닝턴, 쇼트 뿐만 아니라 박태환도 넘어야 한다. 자신의 기록을 앞에 둔 후배를 보고 박태환은 "김우민이 파리 올림픽서 나의 기록을 넘어설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내 기록을 넘는걸로는 부족하다., 3분 40초대의 벽을 넘어야 시상대에 오를 수 있다"고 당부했다.
결국 자신의 한국 기록을 넘고 3분40초의 벽도 넘어서야 한다는 것. 이 바램대로 김우민이 자신의 앞에 선 라이벌들도 넘고 벽과 같았던 박태환의 기록도 넘어선다면 포디움 정상도 넘볼 수 있다. 선배의 조언대로 김우민이 새로운 신화로 남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mcadoo@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