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고성환 기자] '월드 스타' 손흥민(32, 토트넘 홋스퍼)이 일본 열도를 '찰칵 세레머니'로 물들였다.
토트넘은 27일 오후 7시(이하 한국시간) 일본 도쿄의 도쿄국립경기장에서 비셀 고베를 상대로 프리시즌 친선경기를 치러 3-2로 승리했다.
이로써 토트넘은 아시아 투어를 승리로 시작한 뒤 한국으로 이동, 팀 K리그, 바이에른 뮌헨과 경기에 임하게 됐다.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오는 31일 팀 K리그와 먼저 맞대결을 펼친 후 내달 3일 김민재가 있는 바이에른 뮌헨과 만난다.
이날 토트넘은 수비 실수로 선제골을 내주며 끌려갔다. 전반 9분 오른쪽 측면에서 이이노 나나세이가 올린 크로스를 파페 사르가 건드렸고, 공은 오사코 유야에게 흘렀다. 오사코가 그대로 슈팅해 골망을 흔들었다.
토트넘이 곧바로 동점을 만들었다. 전반 16분 데얀 쿨루셉스키가 박스 안으로 침투하는 페드로 포로를 향해 감각적인 뒷꿈치 패스를 내줬고, 포로가 침착하게 왼발 슈팅으로 골망을 갈랐다.
전반을 1-1로 마친 토트넘. 주장 손흥민이 역전골을 뽑아냈다. 후반 3분 우측면에서 공을 몰고 쇄도한 브레넌 존슨이 반대편에서 달려오는 손흥민을 향해 낮고 빠른 크로스를 전달, 손흥민이 정확한 슈팅으로 득점에 성공했다.
프리시즌 첫 골을 넣은 손흥민은 시그니처 세레머니인 찰칵 세레머니를 펼치며 도쿄를 뜨겁게 달궜다. 임무를 다한 그는 후반 15분 마노르 솔로몬과 교체되며 경기장을 빠져나갔다. 일본 팬들은 손흥민에게 기립 박수를 보냈다.
토트넘은 손흥민이 벤치로 나간 뒤 4분 만에 실점했다. 후반 19분 아치 그레이의 전진 패스가 끊기며 위기를 맞았다. 사시키 다이쥬가 오른쪽의 장 파트릭을 찾았고, 파트릭은 기회를 놓치지 않고 마무리하며 2-2 동점을 만들었다.
최후의 승자는 토트넘이었다. 후반 43분 제이미 돈리가 왼쪽에서 컷백 패스를 보냈다. 이를 2007년생 유망주 마이키 무어가 정확히 밀어 넣으며 다시 앞서나가는 골을 터트렸다. 경기는 그대로 토트넘의 3-2 승리로 막을 내렸다.
이날 도쿄국립경기장을 찾은 관중은 무려 54255명. 매진은 아니었지만, 토트넘의 일본 내 인기가 얼마나 뜨거운지 알 수 있는 광경이었다.
일본 선수가 없음에도 엄청난 흥행에 성공한 토트넘. 가장 큰 이유는 역시 '아시아 최고 스타' 손흥민의 존재였다. 토트넘 일본 계정은 소셜 미디어에 "토트넘 패밀리 셀카"라며 수많은 일본 팬들이 단체로 손흥민의 찰칵 세레머니를 따라하는 사진을 공개했다.
찰칵 세레머니는 손흥민의 시그니처 세레머니다. 그는 지난 2020년부터 양손 엄지와 검지로 카메라를 만들어 사진을 찍는 듯한 세레머니를 선보여 오고 있다. 이제는 축구 팬이라면 모두가 손흥민의 트레이드마크로 인식하고 있다.
손흥민은 오픈트레이닝에서도 인기를 자랑했다. 어린이 팬들이 줄을 지어 사인을 요청했고, 손흥민도 발걸음을 멈추고 바삐 손을 놀리며 팬들에게 잊지 못할 추억을 선사했다. 일일이 손을 흔들어주며 인사하는 일도 잊지 않았다.
MOM(Man of the match)로 선정된 손흥민. 그는 경기 후 "영국과 비교하면 습도가 정말 높았다. 하지만 선수들은 주중에 열심히 훈련했고, 우리의 방식대로 경기하려 했다. 우리가 원하는 방식으로 경기에서 이겼다는 게 중요하다"라며 승리 소감을 전했다.
또한 손흥민은 "가장 중요한 건 열심히 훈련하고, 몸 상태를 끌어올리는 것이다. 우리는 이번 주 다른 날씨의 일본에서도 정말 열심히 훈련했다. 그들이 훈련하고 경기하는 모습이 매우 자랑스럽다"라며 "우리는 더 나아질 수 있다. 한 걸음 더 나아가고 싶다. 매 훈련마다 준비하고 발전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손흥민은 소셜 미디어를 통해 일본 팬들과 한국 팬들에게 인사를 남기기도 했다. 그는 "일본에서 놀라운 경험을 했다. 난 항상 이곳에 오는 것을 좋아했다. 여러분과 비셀 고베의 환대에 감사드린다"라며 "이제 우린 '집' 한국으로 향한다. 여러분 앞에서 경기하는 날을 기다리기 힘들다"라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지난 2022년 이후 2년 만에 방한하는 손흥민과 토트넘이다. 게다가 이번엔 토트넘 입단이 확실시되는 양민혁(강원FC)의 쇼케이스, 적으로 만나는 대한민국 축구대표팀 주장 손흥민과 핵심 수비수 김민재의 맞대결이 기다리고 있기에 더 많은 관심이 쏠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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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토트넘 홋스퍼 소셜 미디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