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파리(프랑스), 이인환 기자] 이제 마지막 한 걸음만 남았다.
임시현(한국체대), 남수현(순천시청), 전훈영(인천시청)으로 구성된 한국 양궁 대표팀은 프랑스 파리 레쟁발리드에서 열리는 2024 파리 올림픽 양궁 여자 단체전 3회전서 네덜란드를 5-4(57-53, 52-53, 57-58, 59-51 26-23)으로 제압하면서 결승행을 확정했다.
한국 여자 양궁은 1988년 서울 올림픽부터 2020 도쿄 올림픽까지 한 번도 거르지 않고 9회 연속으로 단체전 금메달을 수확하면서 최강국으로 군림했다. 이번 대회에서도 최정예 멤버로 단체전 10연패 달성을 위해 전력 투구하고 있다. 컨디션은 최고조다. 한국 선수들은 지난 25일 열린 파리 올림픽 여자 랭킹 라운드에서 1, 2위를 모두 거머쥐었다.
'항저우 아시안게임 3관왕' 임시현이 예선부터 세계 신기록을 세우며 제대로 기선제압에 성공했다. 그는 총 72발을 쏴서 10점 과녁에 48발을 꽂았다. 게다가 10점 정중앙을 뜻하는 '엑스텐'만 무려 21차례 기록하며 압도적인 실력을 자랑했다. 최종 점수는 694점. 임시현은 지난 2019년 강채영이 세웠던 종전 기록(692점)을 갈아치우며 새로운 세계 신기록을 작성했다. '에이스'다운 면모였다.
여기에 남수현도 688점으로 개인 최고 기록을 세우며 랭킹 라운드 2위에 올랐다. 만약 같은 날 임시현이 아니었다면 올림픽 신기록이 될 수 있는 점수였다. 최고참 전훈영은 최종 13위를 기록했다. 이런 발전을 마탕으로 한국 대표팀은 총합 2046점으로 올림픽 신기록을 새로 쓰며 예선 1위에 올랐다.이제 실전 무대만 남았다.
랭킹 라운드에서 보여준 모습대로만 한다면 대망의 올림픽 10연패도 충분히 가능하다. 해외 매체들도 한국의 우승을 믿어 의심치 않고 있다.앞서 열린 1회전에서 여자 양궁은 1번 시드를 받아서 1회전을 건너 2회전전부터 나서게 됐다.상대 대만은 1회전서 미국을 5-1(53-53 55-52 54-48)로 제압하면서 2회전에 진출했다.
최근 세계 양궁은 한국 지도자들이 퍼져 나가면서 격차가 줄어들고 있다. 실제로 한국도 중국-멕시코 등에 고전하기도 했다. 중국은 권용학 감독의 지휘 아래 급성장하면서 올해 열린 1~2차 월드컵 단체전 결승에서 연달아 한국을 꺾고 정상에 올랐던 팀이다. 한국은 지난 4월 상하이 월드컵과 5월 예천 월드컵에서도 랭킹 라운드는 나란히 1위를 차지했지만, 결승에선 패하기도 했다.
그래도 한국은 지난 6월 튀르키예 안탈리아 월드컵에선 결승에서 프랑스를 누르고 우승하며 자존심을 지켰다. 8강 대만전도 쉽지 않았다. 대만의 리타이치가 1세트때 마지막에 6점을 쏴서 1세트를 가져왔으나 2세트 대만의 압박에 흔들렸다.천만다행히도 대들보 임시현이 3세트서 10점을 쏘면서 분위기를 잡았다.
3세트를 가져오자 부담감에 대만 선수들은 스스로 무너졌다. 한국은 전훈영이 10점, 남수현이 10점, 임시현이 9점을 쏘면서 앞서갔다. 흔들린 대만 사수 2명이 8점을 소면서 한국은 6-2로 4강행 티켓을 차지했다. 4강 상대는 인도를 6-0으로 제압한 네덜란드였다.
4강전에서도 한국은 전훈영-남수현-임시현 순으로 나섰다. 네덜란드는 반 더 힌켈-가브리엘 슬루서르,퀸티 로핀 순이었다. 2회전 대만전과 달리 시작부터 한국 사수들의 감이 좋았다. 전훈영의 9점을 시작으로 모든 화살을 9점 10점 9점 10점 10점을 기록했다. 특히 임시현은 첫 2발을 모두 10점으로 쏘면서 날오른 감을 자랑했다. 네덜란드도 잘 쐈으나 53점으로 한국과 4점 차이였다.
2세트도 마찬가지였다. 네덜란드는 힌켈과 슬루서르가 나란히 10점을 쐈으나 로핀이 7점에 그쳤다. 한국도 10점 9점 8점으로 동률을 이뤘다. 이어지는 3발서 도 네덜란드가 26점(8점 9점 9점)을 기록했는데 한국이 24점(8점 8점 9점)으로 밀리면서 2-2에 긔게 됐다.
3세트에서는 한국 낭자들이 다시 앞서갔다. 전훈영이 10점, 남수현이 10점, 임시현이 9점으로 기세를 제압했다. 여기에 다시 9점, 9점, 10점을 쏘면서 앞서가나 싶었다. 하지만 돌아오는 턴에서 네덜란드가 10점, 10점, 10점을 쓰면서 58-57로 밀려 2-4로 끌려가게 됐다.
위기에 몰린 상황. 한국도 그대로 무너지지 않았다. 첫 세 발서 내리 10점을 쏘면서 30점을 기록했다. 강한 압박에 네덜란드도 첫 세 발 서 8점, 8점, 10점을 쐈다. 재차 돌아온 턴에서도 10점, 9점, 10점으로 59점으로 사실상 승부에 쐐기를 박으면서 바로 슛오프에 돌입했다.
마지막 슛오프는 집중력 싸움. 세 명이 돌아가면서 한 발을 쏴서 총합을 겨룬다. 한국은 전훈영이 9점, 남수현이 10점, 임수현이 7점을 쏴서 네덜란드(8점 7점 8점)에 앞서서 결승행을 확정했다. 이제 결승에서 멕시코와 중국의 4강 상대 승자와 금메달을 두고 다툰다. /mcadoo@osen.o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