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서울월드컵경기장, 서정환 기자] 양민혁(18, 강원)의 유럽무대 도전은 이제 막 시작됐다.
토트넘은 31일 오후 8시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개최된 ‘쿠팡플레이 시리즈’에서 팀 K리그를 4-3로 제압했다. 손흥민은 두 골을 터트리며 토트넘 주장다운 세계적인 플레이를 펼쳐 찬사를 받았다. K리그도 후반전 일류첸코가 두 골을 터트려 자존심을 지켰다.
손흥민 대 양민혁의 대결로도 관심을 모았다. 토트넘은 28일 “양민혁이 강원FC에서 토트넘으로 합류한다. 우리는 K리그1 강원FC 소속인 그의 입단에 대한 합의가 이루어졌음을 알리게 돼 기쁘다. 지난 4월 만 18세가 된 양민혁은 2030년까지 계약에 동의했으며 2025년 1월에 우리와 함께할 것"이라고 양민혁 영입을 공식 발표했다.
양민혁은 토트넘과 공식인터뷰에서 “이런 정말 큰 팀에 오게 돼 영광이다. 이 팀에 합류하게 된 만큼 더 좋은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도록 하겠다. 내 플레이 스타일은 매우 저돌적이다. 1대1 능력과 빠른 스피드를 가지고 있다. 마무리 능력도 좋다”며 자신감을 보였다.
토트넘 내한경기를 위해 다니엘 레비 회장 등 주요 인사들이 모두 한국에 왔다. 토트넘은 한국에 오자마자 양민혁과 공식계약을 마무리했다. 양민혁은 우상 손흥민과 함께 사진을 찍으며 토트넘 입단사실을 그제야 실감했다.
양민혁에게 이번 경기는 단순한 친선전 이상이었다. 자신을 선택한 토트넘에게 제대로 존재가치를 보여 강렬한 첫 인상을 심어야 했다. 박태하 감독 역시 양민혁을 선발로 출전시키면서 기대에 한껏 보답했다.
토트넘이 6년 계약을 안길 만한 재능이었다. 양민혁은 전반 11분 K리그의 역습에서 빠른 드리블 돌파를 선보였다. 역시 관중석에서 함성이 폭발했다. 양민혁은 전반전 중반 좌측면을 돌파한 뒤 강력한 슈팅까지 날렸다. 골대를 넘었지만 매우 위협적이었다. 확실히 빠른 스피드와 드리블은 엄청난 재능이었다.
경기 후 박태하 감독은 “순간순간 재치나 K리그에서 보여준 기술이나 득점력은 나이를 감안하면 굉장히 발전할 수 있는 선수다. 지금 당장 오늘 경기로 평가하지 않고 전체적으로 제가 본 양민혁은 경쟁력이 굉장히 높다”고 칭찬했다.
하지만 앤지 포스테코글루 토트넘 감독은 다소 냉정했다. 그는 “중요한 것은 우리 경기다. 상대선수라서 (양민혁을) 많이 지켜보지 않았다”고 선을 그었다.
이후 포스테코글루는 “(양민혁이) 분명히 전반기에 K리그에서 좋은 활약을 펼쳤다. 중요한 것은 후반기에도 활약을 이어나가는 것이다. 현소속팀(강원)에서 최선을 다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양민혁을 어떻게 쓸지 묻는 질문이 나오자 “어떻게 기용할 지는 앞으로 그가 팀에 합류한 뒤 충분히 이야기를 나누고 결정하겠다”고 답했다. 기량을 확실히 모르는 유망주를 프리미어리그에서 당장 쓴다고 확언을 할 수 없는 상태다.
대선배 손흥민 역시 “영어 공부를 열심히 해라”라며 현실적인 조언을 아끼지 않았다. 아무리 축구를 잘해도 해외에서 뛰려면 의사소통 능력이 필수다. 손흥민처럼 유소년시절부터 유럽에서 뛰지 않고 K리그에서 갑자기 해외로 나가는 양민혁은 어려움이 몇 배이상이다.
양민혁이 충분한 가능성을 보여준 것은 사실이다. 다만 프리미어리그 진출 자체로 만족해서는 안된다. 그의 도전은 이제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 jasonseo34@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