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고성환 기자] 어느덧 세 번째 올림픽 도전. '스마일 점퍼' 우상혁(28, 용인시청)이 다시 뛰어오를 준비를 마쳤다.
우상혁은 7일 오후 5시 5분(이하 한국시간) 프랑스 파리의 스타드 드 프랑스에서 열리는 2024 파리 올림픽 높이뛰기 예선에 출전한다.
예선에 참가한 31명 중 12위 안에 들어야 결선 진출 자격을 얻는다. 상위 12인은 오는 11일 오전 2시 10분 금메달의 주인공을 가리는 결선을 치른다.
이번 대회 개회식 한국 선수단 기수로 나선 우상혁에겐 세 번째 올림픽 무대다. 그는 2016 리우 대회에선 2m26을 기록했으나 예선 탈락하며 아쉬움을 삼켰다.
2020 도쿄 대회는 달랐다. 당시 우상혁은 결선에서 2m35를 뛰어넘으며 금은동 바로 밑인 4위에 이름을 올렸다. 비록 시상대에 오르진 못했지만, 한국 육상 역사상 올림픽 최고 순위였다. 게다가 우상혁은 활짝 웃는 미소와 남다른 쇼맨십, 다른 국가 선수들과 보여준 스포츠맨십으로 '스마일 점퍼'라는 별명을 얻었다.
우상혁은 도쿄 올림픽을 통해 세계적인 선수로 발돋움했다. 그는 2022년 세계실내선수권대회에서 2m34의 기록으로 우승했고, 실외 세계선수권에서도 2m35로 2위에 올랐다. 지난해에도 항저우 아시안게임 은메달(2m33), 2023 다이아몬드리그 파이널 우승(2m35)을 일궈내며 한국 육상 역사에 발자취를 남겼다.
이제 다음 목표는 올림픽 시상대. 우상혁은 3년 전 도쿄 올림픽에서 점프를 마친 뒤 다음 올림픽에서는 강력한 우승 후보가 될 것이라고 당차게 선언했다.
실제로 우상혁은 메달 후보 중 한 명으로 꼽히고 있다. 그는 '도쿄 공동 금메달리스트' 장마르코 탐베리(이탈리아)와 무타즈 에사 바르심(카타르)를 비롯해 해미시 커(뉴질랜드), 저번 해리슨·셸비 매큐언(이상 미국) 등과 경쟁을 펼칠 예정이다.
우상혁의 통산 최고 기록은 2m36으로 충분히 우승권이다. 도쿄에서 탐베리와 바르심이 뛰어넘었던 기록이 2m37이다. 다만 우상혁의 올해 최고 기록은 2m33로 살짝 못 미친다.
만약 우상혁이 메달을 목에 건다면 한국 육상 트랙·필드의 새 역사가 탄생한다. 지금까지 한국 육상이 올림픽에서 따낸 메달은 1992 바르셀로나 대회 황영조의 금메달과 1996 애틀랜타 대회 이봉주의 은메달 두 개뿐이다. 둘 다 도로 종목 마라톤에서 나왔다.
한편 우상혁의 경쟁자 탐베리는 정상 컨디션이 아니다. 그는 최근 38.8도에 달하는 고열로 쓰러져 응급실에 실려가기도 했다.
탐베리는 지난 5일 소셜 미디어를 통해 "응급처치, CT 촬영, 초음파 검사, 혈액 검사를 진행했다. 신장 결석 가능성이 크다고 한다. 내가 모든 걸 바쳐 준비해 온 경기를 사흘 앞두고 38.8도의 열로 인해 침대에 누워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탐베리는 고열 때문에 파리행 비행기도 미뤄야 했지만, "올림픽을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걸 했다. 내 상태가 어떻든 마지막 점프까지 영혼을 바치겠다"라고 각오를 불태웠다.
지난 3년간의 준비를 포기할 수 없었던 탐베리. 그는 7일 "도전이 받아들여졌다! 내일은 아마도 내 인생에서 가장 힘든 경기가 될 것"이라며 "물론 3일 전에 발생한 일이 모두 사라질 순 없다. 하지만 최선을 다해 싸울 것이다. 난 항상 마음과 머리가 차이를 만든다고 말했다. 이제 증명할 때가 왔다!"라고 파리 올림픽 출전을 선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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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잔마르코 탐베리 소셜 미디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