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대전, 이상학 기자] 프로야구 한화 이글스 철벽 불펜에 좌완 강속구 투수 김범수(29)까지 가세했다. 김경문 한화 감독도 흡족한 반응을 내놓았다.
한화는 후반기 구원 평균자책점 3.74로 이 부문 1위를 달리고 있다. 2위 KT(4.59)에도 큰 격차로 앞서고 있다. 전반기 이 부문 8위(5.28)에서 눈에 띄게 좋아졌다. 시즌이 후반으로 향하면서 대부분 팀들의 불펜이 고갈됐는데 한화는 반대로 가고 있다.
전반기에 고전했던 박상원이 후반기 들어 선발 다음에 붙는 롱릴리프로 쓰임새를 바꿔 살아났다. 후반기 11경기(15⅔이닝) 2승2홀드 평균자책점 2.30으로 위력을 떨치며 한화 불펜 반등을 이끌고 있다.
극심한 성장통에 시달리던 2년 차 파이어볼러 유망주 김서현도 후반기 12경기(11⅔이닝) 1패4홀드 평균자책점 0.77로 알을 깨고 나왔다. 투구폼을 하나로 고정하고, 여유 있는 상황부터 점차 중요한 상황으로 레벨업 과정 밟으면서 필승조로 진입했다.
두 투수를 중심으로 7~8회 셋업맨 이민우와 한승혁, 9회 마무리 주현상으로 이어지는 필승조 라인도 안정감을 유지하고 있다. 5명의 우완 투수들이 적절하게 분배해서 운영되고 있는 가운데 김범수가 팀 내 유일한 좌완 불펜으로서 제 몫을 하기 시작했다.
2021년부터 지난해까지 3년간 54홀드를 거두며 한화 불펜 필승조로 활약한 김범수는 올해 고전했다. 지난 6월23일 시즌 두 번째 1군 엔트리 말소 전까지 35경기(31⅓이닝) 3홀드 평균자책점 5.17로 흔들렸다. 장타 허용이 증가하며 승부처를 버티지 못했다.
지난 6월23일 1군 엔트리 말소 후 39일간 2군에 머물렀다. 그 사이 한화는 신인 좌완 듀오 황준서와 조동욱을 불펜으로 썼지만 선발 육성을 위해 2군에 보내면서 김범수를 다시 콜업했다.
1군 복귀전이었던 지난 2일 대전 KIA전에서 나성범에게 홈런을 맞아 1실점 했지만 삼진 1개를 잡는 등 공은 좋았다. 이어 6일 대구 삼성전에서 8-5로 앞선 8회말 볼넷 1개를 내줬지만 류지혁과 루벤 카데나스를 삼진 처리하며 아웃카운트 2개를 책임졌다. 승리에 징검다리를 놓은 투구였다.
여세를 몰아 8일 삼성전에선 1점차 리드를 지키며 홀드를 따냈다. 4-3으로 앞선 7회말 올라온 김범수는 선두 김지찬에게 좌전 안타를 맞았지만 윤정빈을 유격수 땅볼 유도한 뒤 구자욱을 7구 승부 끝에 슬라이더로 헛스윙 삼진 돌려세웠다. 포수 이재원의 2루 도루 저지로 이닝이 종료되면서 1이닝 무실점 홀드. 시즌 4홀드째로 지난 5월25일 문학 SSG전 이후 77일 만이었다.
좌완이 부족한 상황에서 김범수까지 확실하게 살아나면 한화 불펜은 빈틈이 없어진다. 김경문 감독도 김범수의 투구에 반색했다. 9일 대전 키움전을 앞두고 김경문 감독은 “어제(8일) 쉽지 않은 상황이었는데 중요한 부분에서 (김)범수가 막아줬다. 본인도 더 자신감을 가질 것이다”며 “무거운 상황에 나온 투수가 막기 시작하면 팀도 안정감이 생긴다. 범수 칭찬 많이 해줘야 한다”고 말했다.
한화는 지난주 7연승이 끝난 뒤에도 연패에 빠지지 않고 좋은 흐름을 계속 유지 중이다. 김경문 감독은 “선발투수들이 요즘 날씨에 이렇게 5이닝 이상 던져주면 고맙다. 불펜도 그렇고 마운드가 점점 좋아져가고 있다. 타선도 처음보다 힘이 생겼다”며 투타에서 팀의 틀이 잡혀가는 것에 만족했다.
한편 한화는 이날 다승 1위(11승)에 올라있는 키움 좌완 선발 엔마누엘 데 헤이수스를 맞아 요나단 페라자(좌익수) 김인환(1루수) 김태연(우익수) 노시환(3루수) 채은성(지명타자) 안치홍(2루수) 황영묵(유격수) 이재원(포수) 장진혁(중견수) 순으로 라인업을 내세웠다. 선발투수는 좌완 김기중.
최근 지명타자로 나서던 페라자가 모처럼 좌익수로 수비를 나간다. 우익수 수비를 계속 소화한 채은성이 지명타자로 수비 휴식을 취한다. 이에 따라 김인환이 이날은 좌익수에서 1루수로 들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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