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이상학 기자] 지난해 KBO리그 KIA 타이거즈에서 던졌던 우완 투수 숀 앤더슨(30)이 텍사스 레인저스에 이어 마이애미 말린스에서도 방출 대기 상황에 놓였다.
마이애미는 지난 10일(이하 한국시간) 클리블랜드 가디언스에서 양도 지명(DFA) 통보를 받은 우완 투수 재비언 커리를 웨이버 클레임으로 데려오며 앤더슨을 DFA 처리됐다. 40인 로스터에 커리의 자리를 마련하기 위해서 앤더슨을 정리한 것이다.
앤더슨에겐 두 번째 DFA. 지난 5월27일 텍사스에서 DFA 된 앤더슨은 4일 뒤 마이애미로 현금 트레이드됐다. 그로부터 두 달의 시간이 흘러 또 DFA 되면서 사실상 방출 상태에 놓였다.
앤더슨은 지난 4월19일 텍사스와 마이너리그 계약 후 5월16일 빅리그 콜업을 받았다. 2경기 모두 구원으로 나서 3⅓이닝 2실점 평균자책점 5.40을 기록한 뒤 DFA 처리된 앤더슨은 마이애미의 부름을 받았다.
마이애미는 지난 5월31일 앤더슨을 영입했는데 이 과정에서 한국인 투수 고우석이 유탄을 맞았다. 마이애미가 40인 로스터에 앤더슨을 넣으면서 고우석의 자리를 뺀 것이다. 40인 로스터에서 제외되며 DFA 처리된 고우석은 원하는 팀이 않아 웨이버를 통과했고, 마이애미 산하 트리플A 잭슨빌 점보 쉬림프로 소속이 이관됐다. ‘마이너리거’로 신분이 완전히 바뀌었다.
고우석을 밀어낸 앤더슨도 그러나 자리를 오래 지키지 못했다. 마이애미에서 두 번의 선발 포함 3경기(10⅔이닝) 기회를 받았으나 2패 평균자책점 10.97로 부진했다.
6월에만 선발 2경기를 위해 콜업과 트리플A 강등을 반복했다. 내셔널리그(NL) 동부지구 꼴찌로 처져 일찌감치 가을야구가 멀어진 마이애미가 7월말 주축 선수들을 트레이드 정리하면서 앤더슨을 콜업했다. 그러나 지난 6일 신시내티 레즈전에서 4회 구원으로 나서 5⅓이닝 8피안타(2피홈런) 2볼넷 4실점으로 고전했다.
이튿날 앤더슨은 다시 트리플A로 강등됐고, DFA 통보를 받으며 방출 수순을 밟고 있다. 올해 메이저리그 성적은 5경기(2선발·14이닝) 2패 평균자책점 9.64. 피안타율 4할대(.425)로 구위가 전혀 통하지 않았다.
앤더슨은 지난해 한국에서도 뛰었다. 신규 외국인 선수 상한액 100만 달러에 KIA와 계약하면서 1선발로 기대를 모았지만 14경기(79이닝) 4승7패 평균자책점 3.76으로 다소 아쉬운 성적을 냈다. 포심 패스트볼, 슬라이더 투피치로 투구 패턴이 단조로웠고, 개막 한 달이 지난 뒤 공략당하기 시작했다. 2군에서 재조정도 했지만 크게 나아지지 않았고, 5강 싸움을 위해 더 강한 투수를 찾던 KIA가 7월초 앤더슨과 결별을 택했다.
방출되긴 했지만 크게 못한 성적은 아니었다. 이후 미국으로 돌아간 앤더슨은 올 시즌 초반 트리플A에서 좋은 투구하며 다시 KBO리그 구단들의 관심을 받았다. 4월말부터 여러 팀들이 외국인 투수 문제로 교체 카드를 알아봤고, 한국 경험이 있는 앤더슨도 영입 대상으로 꼽혔다.
그러나 5월 중순 앤더슨이 텍사스에서 빅리그 콜업되자 KBO리그 구단들의 영입 리스트에서도 지워졌다. 2년 만에 빅리그 복귀에 성공했지만 기쁨은 오래 가지 못했다. 텍사스, 마이애미에서 두 번의 DFA를 당하며 메이저리그에서 자리를 잡지 못했다. 결과적으로 앤더슨으로선 한국에 복귀하는 것이 금전적으로는 더 나았을지도 모른다. 올해 메이저리그 수입은 10만 달러를 조금 넘는 수준인데 5월에 한국에 왔다면 기간으로 따지면 50만 달러를 챙길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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