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뉴스 | 안호근 기자]
무려 12년이 걸렸다. 2012년 런던 올림픽에서 웃었어야 할 역도 국가대표 출신 전상균(43)이 12년이 지난 뒤 파리를 찾아 드디어 잃어버렸던 동메달을 되찾았다.
전상균은 9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트로카데로 광장에 설치된 챔피언스파크에서 열린 메달 재배정 행사에서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
전상균은 2012년 런던 대회에서 역도 남자 105㎏ 이상급에서 4위로 동메달을 아쉽게 놓쳤다. 당시 결선에서 인상 190㎏, 용상 246㎏ 합계 436㎏을 들어올렸는데 러시아의 루슬란 알베고프가 448㎏(인상 208㎏, 용상 240㎏)를 들어올리며 고개를 떨궜다.
그러나 러시아의 '도핑 논란'에 아베고프도 연루돼 있었다. 대회 당시엔 도핑 테스트에 통과했으나 2017년 재실시한 검사에서 알베고프가 금지약물을 복용했던 것이 밝혀졌다. 국제역도연맹은 알베고프의 선수 자격을 정지시켰다.
전상균은 이로써 5년 만에 최종 순위를 3위로 끌어올렸지만 동메달을 목에 걸기까지 그로부터 다시 7년이 더 걸렸다.
런던 대회 이후 한국조폐공사의 감독을 맡았으나 2년 뒤 팀이 예산 삭감으로 인해 해체됐고 생계를 이어가기 위해 한국조폐공사에서 사무직 일을 해왔다.
한동안 역도와 떨어져 지냈지만 12년 만에 메달을 목에 걸며 영광의 순간을 누리게 됐다. 뉴시스와 뉴스1에 따르면 전상균은 행사 후 취재진과 인터뷰에서 "12년 전 그 당시 그 현장에서 누려야 할 감정보다는 덜 하겠지만 (올림픽이 열리는) 현지에 와서 세리머니를 하다 보니 그나마 위로가 되는 것 같아 기쁘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관중들을 향해 손을 흔들며 세리머니를 한 전상균은 "(반응을) 안 하려고 했는데 관중석에서 너무 소리를 많이 질러주셔서, 나도 모르게 손이 올라갔다"며 "지금이 아니면 누릴 수 없는 상황이다. 개인적으로 부끄러움을 많이 타는 성격이라 안 하려고 했는데 (이왕 하는 거) 자신 있게 한 번 해봤다"며 미소 지었다.
금지 약물 근절에 대해 강한 목소리를 냈다. 그는 "우리나라 같은 경우엔 (금지 약물로부터) 청정 국가라서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 부분이 있는데, 몇몇 다른 국가에선 당연하게 (금지) 약을 투여해야 된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며 "스포츠인으로서, 운동선수로서 위배되는 행동이다. 절대 있어서는 안 되고, 근절돼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역도 국가대표 출신인 오숙경과 결혼한 전상균의 딸 전희수는 역도인으로서 삶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 6월 열린 전국역도선수권대회 여자 고등부 76㎏급에서 한국 학생 신기록을 세우기도 했다.
그럼에도 전상균은 "앞으로도 생활을, 삶을 이어간다면 직장인으로 꾸준하게 삶을 이어가지 않을까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물론 역도인으로서 삶에 대한 가능성을 닫아놓은 것은 아니다. 그는 "다시 역도 현장에서 후배들을 양성할 기회가 주어진다면, 적극적으로 후배들을 양성할 생각"이라고 전했다. 다만 딸을 지도하는 것에 대해선 선을 그었다. "내가 역도를 했던 선배로서, 딸아이의 역도에 대해 전혀 관여하고 있지 않다. 그래서 내가 향후 따로 아이를 지도한다거나 그런 부분은 없을 것 같다"고 말했다.
올림픽 메달리스트는 매월 연금을 수령하는 열매도 얻게 된다. 올림픽 동메달리스트에겐 월 52만 5000원이 돌아간다. 그러나 전상균은 무려 12년을 손해봤다. 지난 3월 동메달리스트로 정식 확정됐고 이후인 4월부터 연금을 받고 있기 때문이다. 7000만원에 달하는 금액에 대한 소급적용도 어렵다.
그럼에도 아쉬움은 없다. 전상균은 "큰돈이지만 안 된다고 하는데 내가 굳이 거기다 대놓고 달라고 떼를 쓸 수도 없는 부분"이라며 "그 돈 없이도 꿋꿋이 살아왔기에, 이제는 올림픽 메달리스트다운 삶을 살겠다"고 자부심을 나타냈다.
안호근 기자 oranc317@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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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역도 국가대표 전상균이 9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트로카데로 광장에서 열린 챔피언스 파크 메달 재배정 행사에 참석해 관중들에게 손을 흔들어 화답하고 있다. /사진=뉴스1 |
전상균은 9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트로카데로 광장에 설치된 챔피언스파크에서 열린 메달 재배정 행사에서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
전상균은 2012년 런던 대회에서 역도 남자 105㎏ 이상급에서 4위로 동메달을 아쉽게 놓쳤다. 당시 결선에서 인상 190㎏, 용상 246㎏ 합계 436㎏을 들어올렸는데 러시아의 루슬란 알베고프가 448㎏(인상 208㎏, 용상 240㎏)를 들어올리며 고개를 떨궜다.
그러나 러시아의 '도핑 논란'에 아베고프도 연루돼 있었다. 대회 당시엔 도핑 테스트에 통과했으나 2017년 재실시한 검사에서 알베고프가 금지약물을 복용했던 것이 밝혀졌다. 국제역도연맹은 알베고프의 선수 자격을 정지시켰다.
전상균은 이로써 5년 만에 최종 순위를 3위로 끌어올렸지만 동메달을 목에 걸기까지 그로부터 다시 7년이 더 걸렸다.
전상균(가운데)이 9일(현지시각) 프랑스 파리 트로카데로 광장에 마련된 챔피언스파크에서 열린 메달 재배정 행사에서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 바이애슬론 금메달리스트인 프랑스 마틴 푸어카드로부터 동메달을 받은 뒤 악수를 나누고 있다. /사진=뉴시스 |
한동안 역도와 떨어져 지냈지만 12년 만에 메달을 목에 걸며 영광의 순간을 누리게 됐다. 뉴시스와 뉴스1에 따르면 전상균은 행사 후 취재진과 인터뷰에서 "12년 전 그 당시 그 현장에서 누려야 할 감정보다는 덜 하겠지만 (올림픽이 열리는) 현지에 와서 세리머니를 하다 보니 그나마 위로가 되는 것 같아 기쁘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관중들을 향해 손을 흔들며 세리머니를 한 전상균은 "(반응을) 안 하려고 했는데 관중석에서 너무 소리를 많이 질러주셔서, 나도 모르게 손이 올라갔다"며 "지금이 아니면 누릴 수 없는 상황이다. 개인적으로 부끄러움을 많이 타는 성격이라 안 하려고 했는데 (이왕 하는 거) 자신 있게 한 번 해봤다"며 미소 지었다.
금지 약물 근절에 대해 강한 목소리를 냈다. 그는 "우리나라 같은 경우엔 (금지 약물로부터) 청정 국가라서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 부분이 있는데, 몇몇 다른 국가에선 당연하게 (금지) 약을 투여해야 된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며 "스포츠인으로서, 운동선수로서 위배되는 행동이다. 절대 있어서는 안 되고, 근절돼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에펠탑을 배경으로 많은 관중들의 축하를 받으며 동메달을 목에 걸고 세리머니하는 전상균. /사진=뉴시스 |
그럼에도 전상균은 "앞으로도 생활을, 삶을 이어간다면 직장인으로 꾸준하게 삶을 이어가지 않을까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물론 역도인으로서 삶에 대한 가능성을 닫아놓은 것은 아니다. 그는 "다시 역도 현장에서 후배들을 양성할 기회가 주어진다면, 적극적으로 후배들을 양성할 생각"이라고 전했다. 다만 딸을 지도하는 것에 대해선 선을 그었다. "내가 역도를 했던 선배로서, 딸아이의 역도에 대해 전혀 관여하고 있지 않다. 그래서 내가 향후 따로 아이를 지도한다거나 그런 부분은 없을 것 같다"고 말했다.
올림픽 메달리스트는 매월 연금을 수령하는 열매도 얻게 된다. 올림픽 동메달리스트에겐 월 52만 5000원이 돌아간다. 그러나 전상균은 무려 12년을 손해봤다. 지난 3월 동메달리스트로 정식 확정됐고 이후인 4월부터 연금을 받고 있기 때문이다. 7000만원에 달하는 금액에 대한 소급적용도 어렵다.
그럼에도 아쉬움은 없다. 전상균은 "큰돈이지만 안 된다고 하는데 내가 굳이 거기다 대놓고 달라고 떼를 쓸 수도 없는 부분"이라며 "그 돈 없이도 꿋꿋이 살아왔기에, 이제는 올림픽 메달리스트다운 삶을 살겠다"고 자부심을 나타냈다.
전상균이 많은 관중들의 박수에 손을 흔들어 화답하고 있다. /사진=뉴스1 |
안호근 기자 oranc317@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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