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인천, 길준영 기자] 프로야구 두산 베어스 김택연(19)이 신인투수임에도 팀에서 가장 중요한 역할을 맡아 팀을 지탱하고 있다.
김택연은 지난 9일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2024 신한은행 SOL Bank KBO리그’ SSG 랜더스와의 경기에 2이닝 1볼넷 3탈삼진 무실점 승리를 기록했다. 양 팀이 11-11로 팽팽하게 맞선 8회 구원등판해 2이닝 동안 30구를 던지는 역투를 펼쳤다.
두산 이승엽 감독은 지난 10일 경기 전 인터뷰에서 “(김)택연이는 어제 대단했다. 오늘은 쉬어야 한다. (최)지강이나 (이)영하가 빠졌기 때문에 필승조 역할을 대신 할 수 있는 선수가 (이)병헌이밖에 없다. 병헌이도 올 시즌에 많은 이닝을 던졌기 때문에 조금이라도 휴식을 더 줘야했다. 그리고 우리가 랜더스에게 작년부터 8연패를 하고 있었다. 한 번은 끊고 가야하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택연이에게 2이닝을 맡겼다”라고 말했다.
김택연이 휴식을 취하면서 등판할 수 없었던 두산은 5선발 최준호의 부상으로 급하게 선발 로테이션에 들어온 최승용이 2⅓이닝 3피안타(1피홈런) 2볼넷 2탈삼진 4실점을 기록하는데 그쳤지만 박치국(2⅓이닝 1실점)-김강률(1⅓이닝 무실점)-홍건희(1⅓이닝 1실점)-이병헌(1⅔이닝 무실점)으로 이어지는 불펜진이 호투하며 승리를 지켰다. 이병헌은 데뷔 첫 세이브를 따냈다.
김택연이 빠진 두산은 승리를 하기는 했지만 모든 불펜투수들이 1이닝 이상을 소화해야 했다. 김택연의 존재가 두산에 얼마나 큰 영향력을 미치는지 방증한 사례다. 이승엽 감독은 “이제 30경기 정도 남은 상황이다. 김택연에게 길면 5아웃까지 맡길 생각을 하고 있다”면서도 “투구수에 따라 다음날 휴식을 줘야하는 상황이 되기 때문에 너무 잦아지면 팀으로 봐서도, 개인으로 봐서도 좋지 않다. 조금만 견뎌주면 지강이도 오늘 (두 번째) 불펜투구를 했으니까 조금 여유가 생길 것이다”라며 김택연을 관리할 필요성을 이야기했다.
2024 신인 드래프트 1라운드(2순위) 지명으로 두산에 입단한 김택연은 48경기(51⅓이닝) 3승 1패 4홀드 13세이브 평균자책점 1.93을 기록하며 놀라운 데뷔 시즌을 보내고 있다. 그렇지만 신인투수이기 때문에 이닝 관리의 필요성에 대한 이야기도 꾸준히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이승엽 감독은 “원래는 50이닝 전후로 관리를 해주려고 생각했다. 50이닝을 넘기지는 않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는데 팀이 처한 상황도 봐야한다. 마무리투수로 가면서 관리는 더 잘되고 있다”면서 “트레이닝 파트에서도 잘 지켜보고 있고 (김)택연이도 워낙 성실한 선수라서 아직까지는 데미지가 없다. 물론 어린 투수고 이제 첫 풀타임 시즌이기 때문에 많이 던지면 안좋다. 그렇지만 사실 우리 팀 투수 중에서 선발투수를 제외하면 역할이 가장 중요하고 좋은 투수다. 관리를 한다고는 하지만 많은 이닝을 나갈 수밖에 없다”라고 김택연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두산은 올 시즌 58승 2무 53패 승률 .523을 기록하며 리그 4위를 지키고 있다. 1위 KIA와는 7게임차, 2위 LG와는 2게임차, 3위 삼성과는 1.5게임차다. 1위와의 게임차는 조금 벌어져 있지만 2위까지는 가시권에 두고 있다. 잔여경기가 31경기밖에 남지 않은 시점이기 때문에 이제는 총력전에 돌입해야 한다.
이승엽 감독은 “조금은 여유를 가져야 하는데 여유를 가질 상황이 아니다. 투수가 부족해서 로스터에 투수를 한 명 더 더해 14명을 두고 있는데 그러면 이제는 야수쪽에 과부하가 걸린다. 어쩔 수 없이 이렇게 해야한다. 택연이한테는 참 미안하다”라며 김택연에게 조금만 더 힘을 내줄 것을 주문했다. /fpdlsl72556@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