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뉴스 | 양정웅 기자]
3년 동안 이어지던 극악의 천적 관계가 끊어질까. 롯데 자이언츠가 올 시즌 '거인 킬러' 고영표(33·KT 위즈)를 벌써 3번이나 무너뜨렸다.
롯데는 11일 수원 케이티 위즈 파크에서 열린 KT 위즈와 2024 신한 SOL 뱅크 KBO 리그 정규시즌 원정경기에서 9-7로 승리를 거뒀다.
이로써 롯데는 수원 3연전을 위닝시리즈(2승 1패)로 마쳤고, 5위 SSG 랜더스와 승차도 3.5경기 차를 유지하게 됐다. 팀간 전적은 6승 6패 1무로 동률을 이루게 됐다. 반면 2연패를 당한 KT는 다시 5할 승률로 오르는 데 실패했다.
이날 롯데의 방망이는 1회부터 불이 붙었다. 선두타자 황성빈이 초구에 곧바로 3루타를 터트린 후 3번 손호영이 8구 승부 끝에 좌전 적시타를 뽑아내 선취점을 올렸다. 이어진 2사 2, 3루 기회에서는 전준우가 우중간에 떨어지는 2루타를 터트리며 3-0으로 달아났다.
롯데의 득점 행진은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3회 초에는 이닝 첫 타자 빅터 레이예스가 중월 솔로포를 기록하며 한 점을 추가했다. 이어 7번 윤동희마저 왼쪽 담장을 넘어가는 2점 홈런을 때려내면서 롯데는 순식간에 스코어 6-0을 만들었다.
4회 초에도 롯데는 손호영의 레이예스의 연속 안타로 만든 무사 2, 3루에서 나승엽과 전준우의 연속 희생플라이가 나오면서 8점째를 올렸다.
일찌감치 승기를 잡은 롯데는 경기 중후반 불펜진이 흔들리면서 위기도 있었다. 하지만 멀티이닝 세이브에 나선 김원중이 오랜만에 삼자범퇴 이닝을 만드는 깔끔한 투구로 리드를 지켜내 끝내 승리할 수 있었다.
롯데 입장에서는 승리도 승리지만 특히 고영표 공략에 성공했다는 점도 긍정적인 면모다. 고영표는 이날 4이닝 12피안타 1사사구 2탈삼진 8실점으로 호되게 당했다. 피안타와 실점 모두 개인 최다 기록에 하나 모자란 숫자였다. 시즌 평균자책점도 4.71에서 5.58로 수직상승했다.
이날 경기를 포함해 고영표는 올해 롯데전에서 3경기에 나왔지만, 승리 없이 2패 평균자책점 11.05로 크게 부진하다. 14⅔이닝 동안 무려 33개의 안타를 맞으며(피안타율 0.446) 18실점을 기록했다. 이는 올해 고영표의 시즌 총 실점(38점)의 절반에 가까운 수치다.
부상 후 복귀전이었던 6월 19일 수원 경기에서 고영표는 롯데를 상대로 5이닝 9피안타 4탈삼진 6실점을 기록했다. 당시에는 2회까지 6점을 헌납했으나 3회부터 5회까지는 안타 하나를 빼면 출루를 허용하지 않았다. 이어 후반기 첫 등판이던 7월 12일 사직 경기에서도 5⅔이닝 12피안타 6탈삼진 4실점의 성적을 받았다. 이때는 많은 안타를 맞았으나 이닝과 실점은 무난하게 흘러갔다. 하지만 3번째 만남에서도 고영표는 롯데를 상대로 무너지고 말았다.
놀라운 점은 지난해까지 롯데는 고영표를 상대로 힘을 쓰지 못했다는 것이다. 2015년 1군 데뷔 후 고영표는 지난 시즌까지 통산 롯데전 25경기(14선발)에서 8승 4패 평균자책점 2.47의 성적을 거뒀다. 군 전역 후 2021년부터 3시즌으로만 한정하면 5승 2패 평균자책점 0.98, 64이닝 동안 볼넷 2개, 피홈런 1개로 롯데를 꽁꽁 틀어막았다.
비결은 좌타자들의 선전에 있다. 체인지업이 주무기인 고영표는 공이 좋을 때는 오히려 왼손 타자들에게 더 강한 적도 있었다. 하지만 올해는 이전의 구위를 보여주지 못하고 있고, 이 틈을 타 좌타자들이 폭격하고 있다. 롯데에서는 스위치히터 레이예스(10타수 8안타 1홈런)를 포함해 황성빈(9타수 6안타), 고승민(10타수 3안타), 나승엽(7타수 2안타) 등이 고영표를 공략했다.
여기에 중심 우타자인 전준우(6타수 5안타 1홈런)와 손호영(6타수 3안타)도 맹타를 휘둘러 좌타자들을 도왔다. 이에 천적을 상대로 강한 면모를 보인 것이다.
물론 고영표가 아직 정상 컨디션이 아닌 점도 감안해야 한다. 그는 지난 4월 초 오른쪽 팔꿈치 굴곡군 미세 손상으로 2달 넘게 1군에 나오지 못했다. 복귀 후에도 기복 있는 모습으로 우려를 자아내고 있다.
하지만 어쨌든 한 시즌 3번 연속 고영표 공략에 성공했다는 점에서 롯데는 자신감을 가지고 상대할 수 있게 됐다. 향후 결과를 떠나 롯데가 얻은 수확이라고 할 수 있다.
양정웅 기자 orionbear@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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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 위즈 고영표. |
롯데는 11일 수원 케이티 위즈 파크에서 열린 KT 위즈와 2024 신한 SOL 뱅크 KBO 리그 정규시즌 원정경기에서 9-7로 승리를 거뒀다.
이로써 롯데는 수원 3연전을 위닝시리즈(2승 1패)로 마쳤고, 5위 SSG 랜더스와 승차도 3.5경기 차를 유지하게 됐다. 팀간 전적은 6승 6패 1무로 동률을 이루게 됐다. 반면 2연패를 당한 KT는 다시 5할 승률로 오르는 데 실패했다.
이날 롯데의 방망이는 1회부터 불이 붙었다. 선두타자 황성빈이 초구에 곧바로 3루타를 터트린 후 3번 손호영이 8구 승부 끝에 좌전 적시타를 뽑아내 선취점을 올렸다. 이어진 2사 2, 3루 기회에서는 전준우가 우중간에 떨어지는 2루타를 터트리며 3-0으로 달아났다.
롯데의 득점 행진은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3회 초에는 이닝 첫 타자 빅터 레이예스가 중월 솔로포를 기록하며 한 점을 추가했다. 이어 7번 윤동희마저 왼쪽 담장을 넘어가는 2점 홈런을 때려내면서 롯데는 순식간에 스코어 6-0을 만들었다.
4회 초에도 롯데는 손호영의 레이예스의 연속 안타로 만든 무사 2, 3루에서 나승엽과 전준우의 연속 희생플라이가 나오면서 8점째를 올렸다.
롯데 빅터 레이예스가 11일 수원 KT전에서 3회 초 중월 솔로홈런을 터트리고 그라운드를 돌고 있다. /사진=롯데 자이언츠 제공 |
롯데 입장에서는 승리도 승리지만 특히 고영표 공략에 성공했다는 점도 긍정적인 면모다. 고영표는 이날 4이닝 12피안타 1사사구 2탈삼진 8실점으로 호되게 당했다. 피안타와 실점 모두 개인 최다 기록에 하나 모자란 숫자였다. 시즌 평균자책점도 4.71에서 5.58로 수직상승했다.
이날 경기를 포함해 고영표는 올해 롯데전에서 3경기에 나왔지만, 승리 없이 2패 평균자책점 11.05로 크게 부진하다. 14⅔이닝 동안 무려 33개의 안타를 맞으며(피안타율 0.446) 18실점을 기록했다. 이는 올해 고영표의 시즌 총 실점(38점)의 절반에 가까운 수치다.
부상 후 복귀전이었던 6월 19일 수원 경기에서 고영표는 롯데를 상대로 5이닝 9피안타 4탈삼진 6실점을 기록했다. 당시에는 2회까지 6점을 헌납했으나 3회부터 5회까지는 안타 하나를 빼면 출루를 허용하지 않았다. 이어 후반기 첫 등판이던 7월 12일 사직 경기에서도 5⅔이닝 12피안타 6탈삼진 4실점의 성적을 받았다. 이때는 많은 안타를 맞았으나 이닝과 실점은 무난하게 흘러갔다. 하지만 3번째 만남에서도 고영표는 롯데를 상대로 무너지고 말았다.
KT 고영표가 지난 6월 19일 수원 롯데전에서 투구하고 있다. |
비결은 좌타자들의 선전에 있다. 체인지업이 주무기인 고영표는 공이 좋을 때는 오히려 왼손 타자들에게 더 강한 적도 있었다. 하지만 올해는 이전의 구위를 보여주지 못하고 있고, 이 틈을 타 좌타자들이 폭격하고 있다. 롯데에서는 스위치히터 레이예스(10타수 8안타 1홈런)를 포함해 황성빈(9타수 6안타), 고승민(10타수 3안타), 나승엽(7타수 2안타) 등이 고영표를 공략했다.
여기에 중심 우타자인 전준우(6타수 5안타 1홈런)와 손호영(6타수 3안타)도 맹타를 휘둘러 좌타자들을 도왔다. 이에 천적을 상대로 강한 면모를 보인 것이다.
물론 고영표가 아직 정상 컨디션이 아닌 점도 감안해야 한다. 그는 지난 4월 초 오른쪽 팔꿈치 굴곡군 미세 손상으로 2달 넘게 1군에 나오지 못했다. 복귀 후에도 기복 있는 모습으로 우려를 자아내고 있다.
하지만 어쨌든 한 시즌 3번 연속 고영표 공략에 성공했다는 점에서 롯데는 자신감을 가지고 상대할 수 있게 됐다. 향후 결과를 떠나 롯데가 얻은 수확이라고 할 수 있다.
롯데 황성빈이 11일 수원 KT전에서 1회 초 첫 타석에서 고영표를 상대로 3루타를 기록하고 있다. /사진=롯데 자이언츠 제공 |
양정웅 기자 orionbear@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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