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이선호 기자] 운명의 6연전에서 아홉수를 털어낼까?
KIA 타이거즈 천재타자 김도영(20)의 아홉수가 길어지고 있다. 지난 3일 대전 한화전에서 시즌 29홈런을 날린 이후 홈런포가 1주일 5경기째 침묵했다. 1홈런이 터지지 않아 팬들이 기다리는 최연소 및 최소경기 '30홈런-30도루'도 미완의 상태이다. 더군다나 최근 타석에서 주춤한 모습까지 보여주고 있다.
지난 주 5경기에서 15타수 3안타(.200)에 그쳤다. 볼넷을 7개를 골라내 주간 출루율은 4할5푼5리를 기록중이다. 홈런도 2루타 등 장타도 없었다. 삼진은 6개를 기록했다. 4번의 득점권에서 1안타가 나왔지만 타점은 없었다. 홈런성 타구를 하나 날렸지만 방망이 끝에 걸린 것이라 넘어가지 않았다. 찬스에서 클러치능력도 확실히 떨어졌다.
30홈런을 때리지 못하는 이유는 지쳤다기보다는 상대 배터리의 엄청난 집중력에 있다. 30홈런의 희생양이 되지 않기 위해 실투를 거의 하지 않는다. 주자가 있으면 전력투구를 펼치고 주자가 없을 경우에는 유인구 승부를 한다. 이범호 감독도 "확실히 기록이 걸려있으면 상대투수들이 쉽게 공략 당하지 않으려고 한다"고 말했다.
5경기에서 7개의 볼넷을 얻은 이유였다. 김도영도 무턱대고 스윙하기 보다는 볼을 차분히 골라내기도 했다. 이 감독은 11일 삼성과의 광주경기에 앞서 "어린데도 욕심을 안내서 감사하다. 포볼을 골라내고 욕심내는 스윙도 없다. 자기의 공이 아니면 건들지 않고 출루해서 뛰어준다. 많이 성장했다. 팀을 위해 열심히 뛰어준다"고 말했다.
그래도 김도영도 사람인지라 홈런을 노리는 장면도 있었다. 이날은 홈 6연전의 마지막 경기였다. 1주일 내내 김도영의 홈런을 보러 많은 관중들이 챔피언스필드를 찾았다. 키움(고척)과 LG(잠실) 원정 6연전을 떠나기 앞서 팬들에게 선물을 주려했는지 힘차게 방망이를 돌렸지만 걸리지 않았다. 결과는 5타석에서 볼넷 1개만 골랐고 삼진 3개를 먹었다.
KIA 타선의 파괴력은 현저히 떨어졌다. KIA는 7월25일 8연승을 마감한 이후 팀타격이 나락으로 떨어지며 4승10패의 성적을 내고 있다. 이 기간 팀타율이 꼴찌이다. 더군다나 KIA는 김도영의 출루를 적절히 이용하지 못했다. 최형우가 빠지면서 해결사 부재 증세가 나타나고 있다. 여기에 김도영까지 페이스가 떨어지며 이중시름을 안겨주고 있다.
KIA는 이번주 선두수성의 고비를 만난다. 고척돔에서 키움 히어로즈와 3연전, 잠실에서 LG 트윈스와 3연전을 갖는다. 키움에게는 약했고 LG는 역전을 노리는 4경기차 2위이다. 최근 선발진과 불펜진이 다시 힘을 되찾고 있어 대등한 경기를 펼칠 수 있지만 타선이 문제이다. 그래서 이범호 감독은 김도영의 아홉수에 신경이 쓰일 수 밖에 없다. 김도영이 화끈한 타격을 펼쳐야 타선도 살아날 수 있다.
이 감독은 "(KIA 팬들이 많이 찾는) 고척도 홈, 잠실도 홈이다. 신경쓰지 말고 쳐라고 했다. 실투 왔을때 한번에 결정을 내야한다. 언제가는 할 것이다. 도영이의 컨디션이 올라와 잘치면 팀 승리에 좋은 상황 만들 수 있다"면서 서울 원정 6연전에서 터지기를 기대했다. 올해 고척 4경기, 잠실 1경기에서 홈런를 날린 바 있다. 어디에서 아홉수를 털어낼 것인지 눈길이 쏠리고 있다. /sunn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