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쓰러질 것 같다''던 포항은 '폭염', 청주는 '우천' 취소... 9월 4일 대구-추후 대전서 열린다 (종합)
입력 : 2024.08.22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스타뉴스 | 포항=안호근 기자]
22일 포항야구장 그라운드에 비치된 온도계. 50도에 육박하는 뜨거운 열기를 보이고 있다. /사진=안호근 기자
22일 포항야구장 그라운드에 비치된 온도계. 50도에 육박하는 뜨거운 열기를 보이고 있다. /사진=안호근 기자
전국 곳곳에서 한 달이 넘도록 열대야가 이어질 정도로 뜨겁게 한반도를 달구고 있는 폭염이 프로야구에도 큰 피해를 입히고 있다. KBO 출범 후 42년 동안 전무했던 '폭염 취소'가 올 시즌에만 4번째 나왔다.

KBO는 22일 오후 6시 30분부터 포항야구장에서 열릴 예정이었던 삼성 라이온즈와 두산 베어스의 2024 신한 SOL뱅크 KBO리그 시즌 15차전이 폭염 취소됐다고 오후 5시 8분 발표했다. 시즌 4호 폭염 취소다.

지난 2일 울산 문수구장에서 열릴 예정이던 롯데 자이언츠와 LG 트윈스의 경기가 프로야구 출범 43년 만에 첫 폭염 취소됐고 4일엔 문수구장에서 예정됐던 롯데-LG 경기가 다시 한 번 취소됐고 서울 잠실구장에서 예정됐던 두산과 키움 히어로즈의 경기도 폭염 취소됐다.

이날 오후 4시경 기상청에 따르면 포항야구장 인근의 기온은 섭씨 34도에 달했다. 포항시는 연일 폭염에 대비한 재난문자를 발송했고 "습도 및 체감온도가 높다, 야외 활동을 자제해 달라"고 당부했다.

포항구장 그라운드에 놓인 온도계는 무려 50도를 오르내렸다. 인조잔디 구장이기에 복사열이 잔디구장에 비해 더욱 뜨거웠다.

허삼영 경기 감독관(가운데)과 양 팀 관계자들이 경기 진행 여부를 두고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사진=안호근 기자
허삼영 경기 감독관(가운데)과 양 팀 관계자들이 경기 진행 여부를 두고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사진=안호근 기자
지난 2일 취소된 울산 문수구장의 경우 당시 기온은 28도였으나 체감온도는 35도로 더 높았고 지열은 50도까지 올랐다. 포항과 마찬가지로 인조잔디 구장이기에 경기를 하기 쉽지 않은 상황이 이어졌고 결국 취소 판단이 내려졌다.

KBO리그 규정에 따르면 경기 감독관은 경기 개시 전 지역 기상청의 소식을 참고해 취소 여부를 결정하도록 돼 있다. 경기 감독관의 재량이 많이 작용하는 측면이 있고 이날 허삼영 경기 감독관은 경기 시작 3시간여 전부터 그라운드 내 온도를 체크하면서 신중히 경기 진행 여부를 검토했다.

박진만 삼성 감독은 취재진과 만나 "숨 막힌다. 우리도 (그라운드) 온도를 체크해봤는데 50도가 넘더라"며 "지금 훈련을 했다가는 다 쓰러질 것 같아서 실내에서 간단히 하도록 했다"고 말했다.

평소 프로야구가 열리는 장소가 아니기에 야외 훈련이 어려울 경우 여러가지 제약이 따를 수밖에 없다. 박진만 감독은 "실내 공간이 협소하다"면서도 "실내에서 훈련할 수 있는 환경이 잘 안돼 있어서 조금 어려운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삼성과 두산 양 구단에선 선수단은 물론이고 관중들의 건강 상황을 우려해 경기 진행에 대해 난색을 표했고 허삼영 감독관과 의견을 주고 받았다.

22일 예정된 삼성과 두산의 경기가 취소된 포항구장 전경. /사진=삼성 라이온즈 제공
22일 예정된 삼성과 두산의 경기가 취소된 포항구장 전경. /사진=삼성 라이온즈 제공
이들은 울산 경기 당시 감독관이었던 허삼영 감독관을 향해 "당시와 같은 기준으로만 적용을 해달라는 것"이라며 "없는 기준을 말씀드리는 게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이후에도 고민의 시간을 가졌고 수시로 경기장 곳곳을 살피며 상황을 체크했으나 결국 경기 진행이 어렵다는 판단 하에 취소를 결정했다.

앞서 세 차례 폭염 취소 사례가 있었고 강행한 경기에서 관중들이 쓰러지는 사태도 다수 벌어졌다. 이에 KBO에서도 폭염에 대비한 대응책을 내놨다. 관중과 선수, 현장 요원의 안전을 확보하기 위한 조치로 8월 예정된 일요일, 공휴일 경기를 종전 오후 5시에서 한 시간 미뤄진 6시에 시작하기로 했고. 오는 지난 11일과 18일, 광복절인 15일 경기를 6시에 진행했다. 오는 25일 열릴 경기도 마찬가지로 6시에 열린다.

한화 이글스의 제2구장 청주구장에서 열릴 예정이었던 한화와 NC 다이노스의 시즌 11차전도 계속된 비로 인해 오후 6시 22분 최종 취소 결정됐다.

이번 3연전 내내 비가 괴롭혔다. 지난 20일 경기는 비로 인해 지연 개시됐고 9회에도 중단됐다가 다시 진행되기도 했다. 21일 경기는 정상적으로 시작을 하고도 6회초 돌연 중단 사태를 겪더니 이날 경기는 경기 시작을 30분도 남기지 않고 결국 취소됐다.

이로써 청주와 포항에서 예정된 경기는 모두 마무리됐다. 이날 취소된 삼성과 두산의 경기는 양 팀의 예비일인 9월 4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로 옮겨 진행된다. 한화와 NC의 경우 예비일이 편성돼 있지 않아 추후 편성 예정이다. 다만 한화 구단 관계자에 따르면 경기장은 청주가 아닌 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치러질 예정이다.

22일 한화와 NC의 경기가 비로 인해 취소된 청주구장 전경. /사진=한화 이글스 제공
22일 한화와 NC의 경기가 비로 인해 취소된 청주구장 전경. /사진=한화 이글스 제공
롯데의 제2구장 울산 문수구장에서 폭염 취소로 열리지 못한 2경기는 9월 17일부터 19일까지 3연전 일정에 배치됐다. 다만 울산시와 아직 협의가 이뤄지지 않아 경기 개최 장소는 확정되지 않았다.

한편 이날 양 팀은 이날 꿀 같은 휴식을 취하게 됐다. 4연승 이후 두산에 덜미를 잡힌 삼성은 119경기를 치러 64승 53패 2무로 2위에 올라 있다. 선두 KIA와는 6경기 차로 격차가 멀지만 3위 LG 트윈스에 1.5경기 차로 쫓기고 있어 긴장을 늦출 수 없는 상황이다. 23일부터 대구 안방에서 8위 롯데와 3연전에 나선다. 올 시즌 롯데와 상대전적은 6승 5패로 근소 우위를 보이고 있다.

삼성전 2승 11패로 약세를 보이던 두산은 전날 승리와 함께 기분 좋게 서울로 향하게 됐다. 121경기를 치렀고 62승 57패 2무로 4위다. 3위 LG를 1.5경기 차로 쫓고 있고 5위 SSG 랜더스에는 3.5경기 차로 추격을 당하고 있어 더 높은 곳을 보고 나아가야 하는 상황이다. 잠실로 향하는 두산은 23일부터 가을야구 진출을 향해 막판 스퍼트를 하고 있는 7위 한화를 만난다. 두산은 올 시즌 한화와 6승 6패로 백중세를 보이고 있다.



포항=안호근 기자 oranc317@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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