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익명성에 숨은 그들, 내 앞에서는 말도 못해'' 토트넘 감독, 존슨 향한 악플에 분노
입력 : 2024.09.18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사진]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OSEN=강필주 기자] 브레넌 존슨(23, 토트넘)이 쏟아지는 악플에 소셜 미디어(SNS)를 닫았다. 그러자 앤지 포스테코글루(59) 감독이 악플러를 향해 분노, 존슨을 감싸안았다. 

존슨은 지난 15일(한국시간) 0-1로 패한 2024-2025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EPL) 4라운드 홈경기인 아스날과 북런던 더비에 오른쪽 공격수로 선발 출전했다. 

하지만 존슨은 이렇다 할 공격적인 모습을 보여주지 못한 채 후반 23분 윌손 오도베르(20)와 교체돼 벤치로 물러났다. 크로스는 1번에 그쳤고 4번의 슈팅을 날렸으나 모두 빗나갔다. 

포스테코글루 감독이 데얀 쿨루셉스키(24) 대신 존슨을 선발로 기용하고 있지만 기대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지난 시즌 리그 35경기에서 5골 10도움을 보여주며 성장을 기대했지만 이번 시즌 4경기에 나섰지만 오히려 퇴보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사진]브레넌 존슨 SNS

경기 후 존슨에 대한 팬들의 질타가 쏟아졌다. 토트넘이 4750만 파운드(약 830억 원)의 이적료를 지불하면서 데려왔던 공격 유망주에 대한 실망이었다. 

팬들은 존슨의 개인 SNS에 혹평을 넘어 악성 댓글을 남기기 시작했다. 욕설까지 난무한 상황. 그러자 존슨이 자신의 SNS를 닫아버렸다. 전까지는 댓글을 팔로워들만으로 제외했으나 다이렉트 메시지를 통한 악성 글까지는 차단하지 못했다.

18일(한국시간) 영국 '풋볼 런던'에 따르면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오는 19일 코번트리와 가질 EFL컵 32강전을 앞두고 가진 공식 기자회견에서 존슨이 SNS를 닫은 상황에 대해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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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테코글루 감독은 '팬들의 SNS 악성 댓글이 축구 선수들에게 당연한 일이 됐나'라는 질문에 "그렇지 않기를 바란다"면서 "그런 일이 당연시되는 것은 정말 싫다"고 답했다.

이어 그는 "내가 선수로 뛰던 시절에도 많은 비난을 받았지만 대부분 경기장 안에서 벌어졌다. 경기가 끝나면 집으로 돌아갈 수 있었다"면서 "경기장 관중은 경기를 잘 못하면 화가 나서 직접적인 피드백을 주곤 했다. 나도 그런 경험이 있다"고 덧붙였다.

특히 그는 "존슨은 요즘 자신감이 좀 부족한 것 같다. 일이 잘 풀리지 않았지만 매일 열심히 훈련하고, 피드백을 요청한다. 모든 것이 올바르다"면서 "그는 자신이 열망하는 선수가 되기 위해 정말 최선을 다하고 있으나 현재 그에게 많은 상처가 되고 있다"고 안타까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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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테코글루 감독은 "그가 무슨 잘못을 했나? 그저 사람들이 기대하는 수준만큼 경기를 잘하지 못했다는 게 그의 죄"라면서 "프로 선수라면 그런 비판을 받아들여야 한다. 그것은 성장의 일부다. 그는 아직 젊고, 앞으로도 그가 보여줄 훨씬 더 많은 것이 있다"고 강조했다. 

또 그는 "우리가 이런 상황을 당연하게 받아들이는 것이 정말 슬프다. 그것이 곧 일상이 돼버렸다는 점에서 그렇다"면서 "이것은 명백한 악성 댓글이며, 상당수는 개인적인 공격이다. '아, 어쩔 수 없지, 이건 이 업계의 일부분이니까'라고 생각하고 싶지 않다"고 SNS 악성 댓글에 대한 비판에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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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테코글루 감독은 "나는 이제 더 이상 이런 일에 휘말리지 않는다. 누군가 내게 악성 메시지를 보내면 직접 맞받아친다. 그게 옳다고 생각하지 않기 때문"이라며 "비판은 수용할 수 있다. 그게 내 역할이기 때문이다. 감독으로서 비판과 검토를 받아들여야 한다는 것을 알고 있다. 하지만 악성 메시지에 시간을 쓰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계속해서 그는 "나는 요즘 젊은이들이 안타깝다. 그들은 SNS에 너무 노출돼 있다. 나는 거기서 벗어날 수 있지만 젊은이들에게는 그게 그들의 일상 중 하나"라며 "그들 세계의 일부분을 닫아야 한다는 사실이 정말 안타깝다. 도대체 어떤 사람이 다른 개인에게 악성 메시지를 보내는 건가?"라고 되묻기도 했다. 

그는 "비판은 받아들일 수 있다. 경기에서 실망을 느끼는 것도 당연하다. 하지만 익명으로 악성 메시지를 보내는 사람은 직접 내 앞에서 그런 말을 하지 않을 것이다. 만약 했다면 한 대 얻어맞고 다시는 그런 짓을 하지 않을 것"이라며 "하지만 그들은 익명성 뒤에 숨는다. 나는 이런 상황이 당연하게 받아들여지는 것이 싫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지금의 세상이 그렇다"고 한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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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테코글루 감독은 "존슨을 보면 그는 자신의 최선을 다해 최고의 선수가 되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 젊은이다. 그것이 항상 성공을 보장하는 것은 아니지만 이 모든 것들을 어떻게 이겨내는지가 그의 여정 일부가 될 것"이라며 "훌륭한 아이고 훌륭한 선수이다. 나는 그가 우리 팀에서 앞으로 보여줄 것에 대해 매우 낙관적"이라고 감쌌다. 

/letmeout@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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