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고성환 기자] 축구계에서 가장 유명한 '마마보이'로 불리는 데는 다 이유가 있다. 아드리앙 라비오(29, 올랭피크 드 마르세유)가 어머니의 입김 때문에 아틀레티코 마드리드로 이적하지 못했다.
스페인 '피차헤스'는 18일(이하 한국시간) "라비오의 아틀레티코 이적이 중단된 이유가 밝혀졌다. 에이전트가 밝힌 바에 따르면 협상이 실패한 주된 원인은 라비오의 어머니인 베로니크였다"라고 보도했다.
라비오는 프랑스 국가대표 미드필더다. 그는 191cm에 달하는 큰 키와 패스 능력, 전진 능력을 갖춘 중앙 미드필더다. 속도가 다소 느리다는 약점을 지니고 있긴 하지만, 뛰어난 킥력과 공을 다루는 능력으로 차이를 만들어 낼 수 있는 선수다.
라비오는 지난 2019년 여름 파리 생제르맹(PSG)을 떠나 자유 계약(FA)으로 유벤투스 유니폼을 입었다. 그는 주전으로 활약하며 첫 시즌부터 세리에 A 제패에 힘을 보탰고, 두 번째 시즌에도 코파 이탈리아 우승을 함께했다.
유벤투스 핵심 미드필더가 된 라비오는 프랑스 대표팀에도 꾸준히 승선했고, 지난 시즌엔 유벤투스와 1년 재계약을 맺었다. 다만 2023-2024시즌은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이전과 달리 기복이 심했고, 그를 중요하던 마시밀리아노 알레그리 감독도 경질됐다. 결국 유벤투스는 라비오를 떠나보내고 도글라스 루이스, 케프랑 튀랑을 영입하는 선택을 내렸다.
지난여름 자유 계약 신분이 된 라비오는 여러 빅클럽의 관심을 받았다. 에이전트를 맡고 있는 그의 어머니인 베로니크가 지나친 개입으로 악명 높긴 하지만, 클래스만큼은 확실하기 때문.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 아틀레티코 마드리드가 러브콜을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라비오의 최종 행선지는 프랑스 무대였다. 그는 지난 18일 마르세유에 공식 입단하며 약 5년 만에 리그 1으로 복귀했다. 라비오는 친정팀 PSG의 최대 라이벌 구단인 마르세유 유니폼을 입으며 많은 이들을 놀라게 했다. 그는 지난 2016년 PSG에서 뛰던 시절 마르세유에서 뛰는 건 상상할 수 없다고 말하기도 했었기 때문.
라비오가 더 큰 팀으로 가지 못한 건 역시나 어머니 때문이었다. 그의 또 다른 에이전트인 브루노 사틴은 "라비오의 이적은 그의 주변에 있는 무능함에서 비롯된 결과다. 그는 어머니의 조언을 받았다. 프로 에이전트와 함께했으면 더 좋았을 것이다. 그랬다면 그는 유럽에서 열 손가락 안에 꼽히는 팀으로 갈 수 있었을 것"이라고 폭로했다.
또한 사틴은 "7월 말 아틀레티코 디렉터와 이야기를 나눴다. 그는 내게 '라비오 어머니와 두 차례 대화를 나눈 뒤 협상을 멈추기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그녀가 아들이 어느 포지션에서 뛰어야 하는지 설명했기 때문이라고 한다. 이런 건 모든 프로들을 지치게 한다. 참을 수 없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아틀레티코는 라비오를 포기한 뒤 다른 대안을 찾아나섰고, '첼시 성골 유스' 코너 갤러거를 영입했다. 맨유도 라비오 영입에서 발을 뺐다. 결국 라비오는 기대했던 빅클럽 입성에 실패했다.
물론 라비오는 비판에도 꿈쩍하지 않았다. 그는 과거 발언 이야기가 나오자 "나는 내 커리어를 쌓고 있다. 인생에 불가능한 일은 없다. 어렸을 때 하는 말이 있다. 더 많은 경험을 쌓고, 특정 상황이 발생하면 달라질 수 있다는 게 교훈이다. 난 침착하게 선택했고, 이 자리에 서게 돼 매우 기쁘다"라고 선을 그었다.
이어 라비오는 가족의 전폭적인 지원을 받았다며 어머니를 향한 비판을 반박했다. 그는 "그들에게도 분명해 보이지 않았을 수 있다. 하지만 내가 도착하기 전부터 보드진과 이야기를 나누고, 인터넷에서 서포터즈의 열정을 보면서 매우 만족스러워했다. 내 가족이 내 뒤에서 건강하게 지내는 게 중요했다"라고 힘줘 말했다.
한편 마르세유는 새로 부임한 로베트로 데 제르비 감독과 함께 자존심 회복을 꿈꾸고 있다. 라비오뿐만 아니라 메이슨 그린우드, 피에르에밀 호이비에르, 이스마엘 코네 등을 영입하며 전력도 보강했다. 현재 마르세유는 리그 4경기서 12골을 터트리며 3승 1무를 기록, 리그 2위를 달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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