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광주, 손찬익 기자] 한국시리즈 우승 문턱을 넘지 못한 프로야구 삼성 라이온즈의 ‘캡틴’ 구자욱(외야수)은 “너무 미안한 마음이 크다”는 말을 되풀이했다. 지난 15일 LG 트윈스와의 플레이오프 2차전 도중 왼쪽 무릎 인대를 다친 뒤 경기에 나서지 못한 그는 한국시리즈 준우승을 자신의 탓이라고 여겼다.
지난 28일 광주-기아 챔피언스 필드에서 열린 KIA 타이거즈와의 한국시리즈 5차전이 끝난 뒤 취재진과 만난 구자욱은 “너무 미안한 마음이 크다. 선수들이 정말 열심히 뛰었는데 제가 함께하지 못해 팀에 보탬이 되지 못했다. 함께 싸워야 했는데 그러지 못한 게 계속 마음에 남는다”고 아쉬운 마음을 드러냈다.
부상 탓에 경기에 나서지 못한 구자욱은 덕아웃에서 동료들의 사기를 북돋는데 앞장섰다. 조금이나마 팀에 보탬이 되고 싶은 그의 진심이 담겨 있었다. “동료들과 계속 함께 하고 싶었는데 제 마음대로 되지 않아 미안한 마음이 컸다”고 자책했다.
구자욱은 “동료들에게 도움이 되지 못해 너무 미안하다는 이야기를 했다. 2등의 기분을 기억하고 싶지 않지만 다음 시즌을 준비하는데 도움이 됐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내년에 더 잘해보자는 이야기를 건넸다”고 전했다.
올 시즌을 앞두고 ‘포기하지 않는 라이온즈를 만들고 싶다’는 바람을 드러냈던 구자욱은 “선수들 모두 시즌 전 예상과 달리 포기하지 않고 최선을 다했다. 눈에 띄는 선수들도 많이 나왔고 우리가 강해졌다는 생각이 든다. 올 시즌의 경험이 선수들에게 큰 힘이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내년에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최선을 다하며 올해보다 더 강한 라이온즈가 될 것”이라고 자신 있게 말했다.
구자욱은 올 시즌 129경기에 출장해 타율 3할4푼3리(493타수 169안타) 33홈런 115타점 92득점 13도루 OPS 1.044를 거두며 커리어 하이 시즌을 완성했다. 하지만 그에게 만족이란 건 없다.
“항상 시작보다 끝이 중요하다고 생각하는데 끝이 안 좋아서 스스로 칭찬보다 자책을 더 많이 해야 할 것 같다. 지금부터 다음 시즌을 준비한다는 각오로 임하겠다”. 구자욱의 말이다.
현재 몸 상태에 대해 “재활 훈련을 했는데 좋아지지 않는다. 당분간 깁스를 해야 할 것 같다”면서 “이후 트레이닝 파트와 잘 상의해 비시즌 재활에 몰두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2015년 1군 데뷔 첫해 한국시리즈 준우승의 아쉬움을 경험했던 구자욱은 “9년 전과 똑같은 심정이다. 슬프고 분한 마음이 든다. 2등은 잔인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내년에는 1등에 올라 기쁨을 누릴 수 있도록 잘 준비하겠다”고 인터뷰를 마쳤다. /what@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