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천만 관중의 초석 야구장 건립 신모델, 37년 만의 광주우승, 챔스필드는 어떻게 만들어졌나...KS 찾은 노련한 행정가에게 듣다
입력 : 2024.10.31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허구연 총재의 초청으로 강운태 전 광주시장이 한국시리즈 5차전이 열린 광주-기아 챔피언스필드를 찾았다.

허구연 총재의 초청으로 강운태 전 광주시장이 한국시리즈 5차전이 열린 광주-기아 챔피언스필드를 찾았다.타이거즈 레전드 김일권, 송유석도 함께 했다.

[OSEN=광주, 이선호 기자] "올 때마다 기분이 좋다".

강운태 전 광주광역시 시장과 광주-기아 챔피언스필드는 떼놓을 수 없는 관계이다. 시장 재임시절이었더 2014년 광주시민의 숙원이었던 챔피언스필드를 건립을 성사시킨 수완을 발휘했다. 성화봉송대 존치라는 기발한 아이디어로 건립비용을 마련했다. 창원, 대구에 이어 대전까지 새 야구장을 짓는 모델이 됐다. 프로야구 첫 1000만 관중을 이끈 초석을 다진 것이다. 

챔피언스필드는 올해 건립 10주년을 맞았다. 강 전 시장은 지난 28일 KIA 타이거즈와 삼성 라이온즈의 한국시리즈 5차전이 열린 챔피언스필드를 찾았다. 허구연 총재가 프로야구 발전에 힘써준 강 전 시장에게 감사함을 표하기 위해 초청했다. 열렬하게 타이거즈를 응원했고 KIA는 7-5로 역전승, 37년만에 광주 홈 우승을 선물했다. "너무 기분이 좋다"며 우승을 만끽했다. 

2024 한국시리즈에서 우승한 KIA 선수들./OSEN DB강 전시장이 밝힌 건립과정은 순탄치 않았다. "감회가 남다르다. 야구장을 생각하면 여러 고난을 극복하고 성공시킨 감동이 밀려온다"며 웃었다.  "2010년 민선시장이 됐는데 야구장 건립은 광주시민의 숙원이었다. 광주시 재정이 녹록치 않다. 계산해보니 건립비용이 1000억 원이나 됐다"며 건립과정을 소개하기 시작했다.  

"어떻게 만들까 고민하다보니 국민체육진흥기금(토토자금)이 쌓여있었다. 지방체육시설 개보수만 지원하고 신축은 안되더라.  개보수를 해야겠다고 생각했는데 기존 야구장을 없애면 야구를 못한다. 그래서 종합운동장 자리로 정했다. 몇번이나 와서 살펴보니 성화봉송대가 눈에 띠었다. 성화봉송대를 살리고 종합운동장 자리에 대개축 형태로 새로 지으면 될 것 같았다"고 설명했다.  

이어 "당시 유인촌 문화체육부 장관을 찾아갔다. 성화봉송대를 살리고 종합운동장을 야구장으로 새로 지을터이니 300억 원을 지원해달라고 요청했다. 유장관이 '아니 볼펜 하나 세우고 대개축하느냐'고 말씀을 하셨다. 그래서 '광주시장 강운태를 도와주실 마음이 계실터이니 명분을 드리는 것이다'고 설득했고 정운찬 총리까지 도움을 주셔서 300억 원을 확보했다"며 웃었다. 

한국시리즈가 열린 광주-기아 챔피언스필드에 만원관중이 들어찼다. /OSEN DB강 전 시장의 행보는 여기에서 그치지 않았다. 나머지 700억원도 만들어야 했다. 기아 자동차 사장을 만나 신구장 25년 사용권과 네이밍권까지 주는 조건으로 300억 원을 확보했다. 또 나머지 400억 원은 국비였다. "그때 광주시가 유니버시아드 대회 종목으로 야구와 양궁을 선택했다. 유니버시아드 대회 시설 몫으로 국비를 쓸 수 있다. 거기에서 400억 원을 확보해 1000억 원을 만들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허구연 총재는 광주시의 놀라운 행정력에 감탄했다. 당시 야구 해설위원으로 마이크를 잡을 때마다 광주시를 칭찬했다. 창원, 대구, 대전까지 건립이 이어지는 계기였다. "해설할 때마다 '광주는 강운태 시장님이 지혜를 발휘해 야구장을 짓고 있는데 대구와 대전은 뭐합니까?라고 계속 말하셨다. 그래서 창원과 대구에 이어 대전까지 신축구장이 지어졌다. 광주를 벤치마킹해서 제법 모양새를 갖추었다. 지금 1000만 관중까지 유치할 수 있었다고 본다"며 자부심을 드러냈다. 

한국시리즈가 열린 광주-기아 챔피언스필드. /OSEN DB아울러 "허 총재께서 여러가지 조언을 해주셨다. 홈플레이트와 관중석 사이를 가깝게 하며 선수들의 호흡을 들을 수 있도록 했다. 야구장도 동북방향으로 만들었고 외야석도 잔디로 만들어 개방성을 높였다. 어디 내놓아도 손색이 없는 아름답고 친황경적인 멋진 야구장을 지어서 기분이 좋다. 그래서 여기만 오면 기분이 좋다"며 밝은 표정을 지었다. 

축구인들을 향한 배려도 잊지 않았다. "종합경기장에 야구장을 지으니 축구인들의 반대가 있었다. 내가 축구장 4면을 만들어주겠다고 약속했다. 광주 공항 옆에 군부지가 있었다. 당시 김관진 국방부 장관을 찾아가 협조를 요청해서 축구장 4면을 만들었다. 돈 많이 안들이고 야구장 살렸지 축구장도 4면이나 만들었다"며 웃었다.  

창원NC파크./OSEN DB

관중으로 가득찬 사직구장./OSEN DB마지막으로 부산시에게도 조언을 했다. 부산시도 현 사직구장 자리에 새 야구장 건립계획을 세웠으나 대체구장이 정해지지 않고 있다. 강 전 시장은 "현장을 보면 분명히 아이디어가 나온다. 광주는 현장을 통해 세계에서 유일한 성화봉송대가 있는 야구장을 만들었다. 부산시장님도 야구장을 몇번 가보시면 분명히 아이디어가 나온다. 광주도 했으니 부산도 반드시 할 것이다"며 응원했다. /sunny@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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