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정승우 기자] 손흥민(32, 토트넘)이 전란 속에서도 투지를 보여준 팔레스타인 축구 대표팀에 존경의 뜻을 전했다.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 축구대표팀은 19일 오후 11시 요르단 암만의 암만 국제 경기장에서 열린 2026 국제축구연맹(FIFA) 월드컵 아시아 지역 3차 예선 B조 6차전에서 팔레스타인과 1-1로 비겼다.

이로써 한국은 6경기에서 4승 2무를 거두며 무패를 이어갔다. 승점 14로 조 1위 자리도 지켰다.

한국으로서는 쉽게 만족할 수 없는 결과다. 아무리 중동 원정이라지만, FIFA 랭킹 100위 팔레스타인을 상대로 승점 1점만 가져온 건 아쉬울 수밖에 없다.

또한 한국은 지난 9월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도 팔레스타인과 0-0으로 비겼기에 이번엔 경기 승리가 목말랐다. 결과적으로 이번에도 무승부를 거두며 설욕에 실패했다.

한국은 초반부터 경기를 주도했지만 전반 12분 김민재의 실수로 선제골을 내줬다. 상대 쿤바르가 수비 뒷공간을 파고들어 조현우를 제치고 골망을 흔들며 한국이 0-1로 끌려갔다.

손흥민이 빠르게 경기를 원점으로 돌렸다. 전반 16분 이재성의 원터치 패스를 받은 손흥민이 박스 안에서 정확한 오른발 슈팅으로 동점골을 터뜨렸다. 이 골로 손흥민은 A매치 51번째 득점을 기록하며 한국 대표팀 역대 최다 득점 2위로 올라섰다.

한국은 이후에도 역전골을 위해 공세를 이어갔지만, 슈팅이 골대를 강타하는 등 운이 따르지 않았다. 후반 35분 손흥민이 추가골을 넣었지만, 오프사이드 판정을 받아 아쉽게 취소됐다.

끝까지 공세를 펼친 한국은 추가시간까지 득점에 실패하며 경기를 1-1로 마무리했다.

손흥민은 경기 후 방송사와 진행한 인터뷰에서 상대를 존중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그는 "힘든 상황에서도 최선을 다한 팔레스타인 선수들에게 박수를 보내고 싶다. 그들의 열정적인 모습에서 우리가 배워야 할 점이 있다"라며 상대를 칭찬했다.

팔레스타인은 현재 주변국과 무력 마찰을 빚고 있어 국내에서 경기를 치를 수 조차 없는 상황이다. 양 팀 선수들은 경기 전 중앙선에서 전쟁 희생자를 기리며 묵념했다. 이런 혼란스러운 상황에서도 한 수위의 한국을 맞이해 1-1 무승부를 기록한 팔레스타인에 '리스펙'을 표한 손흥민이다. 

손흥민은 "우리의 실수로 경기가 어려워졌지만, 곧바로 동점골을 만들며 긍정적인 모습을 보여줬다. 찬스를 더 잘 살렸다면 승리할 수 있었을 텐데 아쉽다"라고 전했다.

한편, 2024년 마지막 A매치를 마친 손흥민은 "올해는 많은 일이 있었지만, 부족한 부분이 있었다. 내년에는 더 나은 성과를 내서 팬들과 선수들에게 모두 특별한 해가 되길 바란다"라고 포부를 밝혔다. /reccos23@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