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동원, 오닐과 최강희 마음에도 한 방 '나 여기 있다'
입력 : 2012.01.02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스포탈코리아] 류청 기자= 지동원(20, 선덜랜드)가 2012년 새해 벽두에 맨체스터 시티(이하 맨시티)를 상대로 결승골을 터뜨리면서 동료, 상대, 팬 그리고 자신을 주시하고 있는 두 감독에게 강력한 인상을 줬다.

마틴 오닐 감독은 한국 시간으로 2일 새벽 영국 선덜랜드의 스타디움 오브 라이트에서는 날아 올랐다. 오닐 감독은 0의 행진이 이어지던 후반 추가 시간에 지동원이 맨시티의 조 하트를 제치고 공을 밀어 넣자 껑충 뛰어오르며 환호했다.

지동원은 천금 같은 결승골로 스티브 브루스에 이어 지휘봉을 잡은 오닐 감독의 마음을 조금 더 열었다. 감독의 믿음에 완벽하게 부응한 것. 오닐은 경기가 끝난 후 “환상적이었다”라는 말을 몇 번이나 반복했다.

존재감을 입증한 지동원은 향후 일정에서도 탄력을 받을 가능성이 크다. 지동원은 오닐 감독 데뷔전에서 출전한 후 세 경기 연속 결장했었다. 하지만 팀이 어려울 때 중요한 골을 터뜨렸기에 감독 마음 속의 우선 순위에서 한 단계 올라설 확률이 높아졌다.

지동원은 비행기로 열 시간 거리에 있는 한국축구국가대표팀 최강희 감독 마음에도 확실한 한 방을 쏘았다. 지동원은 오는 2월 벌어지는 쿠웨이트와의 2014년 브라질 월드컵 아시아지역 3차예선 최종전을 앞두고 고민에 빠진 최 감독 앞으로 ‘나도 여기 있다’라는 전보를 보냈다.

최 감독은 취임 기자회견에서 “K리거를 중용하겠다”라고 했다. 출전하지 못해서 감각이 떨어진 해외파보다는 꾸준히 경기력을 유지하고 있는 국내 선수들을 쓰겠다는 이야기. 지동원은 변화의 시기에 녹슬지 않은 감각을 선보이며 전망을 밝힌 셈이다.

역사의 물줄기는 한 순간에 바뀌기도 한다. 의미 있는 사건이 흐름을 바꿔놓는 것이다. 지동원의 골은 산술적으로는 다른 한 골과 같지만, 무게가 다르다. 중요한 시기에 꼭 필요한 순간에 터지며 많은 이들의 가슴을 때렸다. 물론 과제도 있다. 남은 것은 지속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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