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데스리가 돋보기] 구자철 패스성공율 85.6%...독일서 빛나는 한국산 MF
입력 : 2012.04.08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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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탈코리아] 한준 기자= 더 이상 제주 유나이티드의 ‘어린 왕자’가 아니다. K리그가 낳른 ‘천재 플레이메이커’ 구자철(23)이 아우크스부르크에서 한국 축구의 유럽정벌의 계보를 이을 새로운 ‘축구왕’으로 떠올랐다. 아우크스부르크 임대 이후 10경기 연속 출전, 9경기 연속 선발 출전하며 주전 입지를 굳힌 구자철이 4경기 연속 공격 포인트 달성으로 주목 받고 있다. 독일 축구 사상 최고의 팀으로 인정 받고 있는 바이에른 뮌헨을 상대로도 인상적인 플레이를 펼쳤다. 더 이상 검증 받아야 할 상대가 없다.

구자철은 7일(현지시간) 독일 뮌헨 알리안츠 아레나에서 열린 바이에른과의 ‘2011/2012 독일 분데스리가’ 29라운드 경기를 풀타임으로 소화했다. 소속팀 아우크스부르크는 1-2 석패로 6경기 연속 무패 행진을 멈추었지만 추격의지를 살린 동점골을 작렬한 구자철의 공격 포인트 행진은 계속됐다. 구자철은 이날 득점으로 2경기 연속골, 4경기 연속 공격 포인트로 아우크스부르크 입단 이후에만 4골 2도움을 올리는 폭발적인 활약을 펼치고 있다.

최근 아우크스부르크는 구자철의 공격의 핵으로 삼고 있다. 공격진에 다양한 실험을 시도하던 요스 루후카이 감독은 토어스텐 외를이 부상으로 이탈한 뒤 구자철은 중앙 공격형 미드필더, 처진 공격수로 기용하고 있다. 구자철이 가장 선호하는 포지션이다. 아우크스브크의 패스 플레이가 모두 구자철을 거쳐 이어지고 있다. 페널티 에어리어 후방으로 침투하는 구자철에게 결정적인 슈팅 기회도 자주 주어지고 있다. 전방과 측면으로 빠져드는 동료 선수들에게 스루 패스를 연결하기도 좋은 위치다.

구자철의 활약은 바이에른을 상대로도 변함없었다. 경기 시작 1분 만에 마리오 고메스에게 선제골을 내줬지만 구자철의 패스 연결을 중심으로 차분히 역습의 기회를 만들었다. 구자철은 날카로운 패스 연결과 볼 소유로 분위기를 끌어온 뒤 전반 23분 강력한 오른발 논스톱 슈팅으로 동점골을 넣었다. 지난 28라운드 쾰른전 득점과 매우 유사한 플레이였다. 더욱 인상적이었던 것은 득점 직후 팀 동료들에게 흥분하지 말 것을 지시했던 모습이다. 경기 전 스스로 “평정심 유지”에 집중하겠다던 구자철은 선수단의 정신적 구심점 역할도 자처했다.

비록 팀은 체력의 열세와 기술의 열세로 인해 결승골을 내주며 패했지만 바이에른의 안방에서 상대를 놀라게 했고 끝까지 긴장하게 만들었다. 레알 마드리드도 두렵지 않다던 바이에른은 아우크스부르크에 혼쭐이 났다. 시몬 옌취 골키퍼와 지브릴 산코의 선방, 주장 파울 베르헤그와 악셀 벨링하우젠의 투혼 등 아우크스부르크 선수단 전체가 선전했지만 창조적인 공격이 연출될 수 있었던 것은 구자철 덕분이었다.

구자철은 공격 포인트 기록, 정신적 컨트롤 뿐 아니라 경기장 전체를 뛰어다니며 헌신적인 플레이를 했다. 공이 없는 상황에서의 움직임도 탁월했다. 그는 전방에서 볼의 흐름과 동료의 동선을 수시로 파악하며 이동했다. 그 과정에서 효과적인 인터셉트도 나왔다. 바이에른전에 무려 11.02km를 뛰었다. 팀내 활동량 2위였다. 볼을 소유했을 때의 안정감도 최고다. 구자철은 아우크수브르크 입단 이후 현재까지 패스 성공률 85.6%를 기록 중이다.

구자철은 동료 선수들과 독일어로 활발하게 의사소통하고 있다. 경기 중에 주심과 적극적으로 대화하며 어떤 상대 선수와 접촉해도 기 싸움에서 뒤지지 않는다. 보루시아 도르트문트, 바이에른과 같은 강호를 상대로도 정상적인 경기를 펼쳤다. 독일 분데스리가 무대 적응은 완전히 끝났다.

독일 축구 전문지 ‘키커’는 바이에른과의 경기 이전 3경기에서 구자철에게 두 차례나 2.5점의 평점을 부여했다. 구자철이 이전까지 받아보지 못한 높은 점수다. 구자철의 득점과 함께 팀이 승리를 거뒀던 경기다. 바이에른전에는 ‘빌트’로 부터 평점 3점을 받았다. 역시 팀내 최고 평점이다. 당당한 팀의 에이스로 인정 받고 있다. 현지 방송은 아우크스부르크 중계 때마다 구자철을 집중적으로 비춰주고 있다. 그의 활약이 남다르기 때문이다.

최근 유럽 무대에 진출한 한국 선수들의 기세가 주춤하다. 다양한 이유로 주전 경쟁에서 고전하고 있다. 가장 폭발적인 활약을 펼치고 있는 것은 구자철이다. 지금의 기세는 차범근, 박지성 등 유럽 축구계를 호령했던 한국 축구 레전드의 계보를 이을 정도로 강력하다. 박지성 이후에 대한 고민이 깊었던 한국 축구계에 희망의 등불로 떠올랐다.

구자철은 유럽에서 흔히 최고의 선수를 설명할 때 표현하는 ‘차이를 만들어낼 수 있는 선수’다. 만 23세의 구자철은 2012년 런던 올림픽, 2014년 브라질 월드컵 아시아 지역 최종 예선을 앞둔 한국 대표팀이 ‘뽑지 않을 수 없는’ 선수다. 2010년 K리그 도움왕, 2011년 아시안컵 득점왕에 이어 2012년 분데스리가 정벌이 가열차다. 구자철의 시대가 오고 있다.

사진=독일 분데스리가 공식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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