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헤란 리포트] 꽁꽁 숨어버린 이란, 뻥뚫린 한국 훈련장
입력 : 2012.10.15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스포탈코리아=테헤란(이란)] 윤진만 기자= “박주영, 기성용, 이청용...”

14일 오후 4시(현지시각) 이란 테헤란 페이칸 훈련장 외곽 스탠드. 한국 대표팀 훈련을 뚫어져라 관찰하는 이란 사람들이 눈에 띄었다. 주전을 첫 공개한 한국의 전력을 파악하고 있던 그들은 등번호도 없는 한국 선수들의 이름과 포지션을 수화기 넘어 어디론가 전하고 있었다. 정확히 알아들을 수는 없었지만 박주영, 이청용과 같은 선수 이름은 또렷이 들렸다.

큰 경기를 앞두고 상대 전력을 파악하기 위한 정보전이 전개된 것은 이미 오래전이다. 세계 최강 스페인 대표팀도 유로 2회, 월드컵 1회 우승하는 과정에서 '스파이'가 전해온 정보의 덕을 톡톡히 봤다. ‘분장의 달인’이 상대 훈련장은 물론 비공개 연습경기에 몰래 침투하여 정보를 캐냈다. 한국 대표팀도 상대 전력 탐색을 위해 정보원을 가동하고 있다.

하지만 이번 경기를 앞두고 이란은 지나칠 정도의 홈텃세에 노골적 염탐까지 하니 얄밉기 그지 없다. 이란 대표팀은 아카데미컬 훈련장에서 꽁꽁 숨어 한국전을 준비하고 있다. 대한축구협회측에서 야간 조명과 스탠드가 있는 이 훈련장을 사용하겠다고 하자 '공사 중'이라며 거부했던 곳이다. 한국은 6일 동안 알 아라랏, 호마, 페이칸 등 3곳의 훈련장을 전전했다. 주전팀을 공개한 14일 훈련장도 사방이 뚫려 카를로스 케이로스 감독이 와도 전력 탐색을 할 수 있는 공이었다. 한국 관계자는 아카데미컬 훈련장 근처도 갈 수 없었다.


꽁꽁 숨어버린 이란, 뻥뚫린 한국 훈련장. 해도 너무 한다는 것은 기자만의 생각만이 아닐 것이다.

사진=스포탈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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