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명보 카리스마에 일본 프로팀 쩔쩔
입력 : 2012.11.26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스포탈코리아=파주] 한준 기자= 홍명보 전 올림픽 대표팀 감독이 대표 선수 선발 과정에서 일본 프로축구팀을 길들일 수 있었던 비화를 공개했다.

홍 감독은 26일 파주NFC에서 진행 중인 P급 및 A급 지도자 강습회에 강사로 참석했다. 올림픽 동메달 획득의 비법을 전수하기 위한 시간이었다.

‘기적이 아닌 철저한 준비가 이룬 결과’라는 주제로 강의를 진행한 홍 감독은 올림픽 준비과정에서 가장 어려웠던 부분 중 하나로 선수 선발을 꼽았다. 23세 이하 대표팀을 이끌고 있기 때문에 A대표팀과 겹치는 선수가 발생했고, A매치가 아니기 때문에 프로팀에 선수 소집을 요청하는 일도 더 힘들었다.

본선을 앞두고 문제가 야기된 것은 공격수 김보경이었다. 당시 김보경의 소속팀 세레소 오사카가 7월 2일로 예정된 소집일에 선수를 보낼 수 없다고 전한 것이다. 7월 2일은 본선 첫 경기 3주 전이었다. 홍 감독은 “우리 팀에서 일본에서 뛰는 선수들 중 가장 핵심적이고 중요한 선수가 김보경이었다. 다른 팀도 세레소의 행보를 예의주시하고 있었다”며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축구에 정답은 없지만 원칙은 있다”며 자신의 팀 구성 지론을 밝힌 홍 감독은 하나의 선수가 팀의 질서를 어지럽혀선 안된다며 “세레소에 김보경을 뽑지 않겠다고 전했다. 대신 그 메시지는 내가 직접 선수에 전달하겠다고 했다. 이제 올림픽은 생각하지 말고 세레소에서 열심히하라는 말을 하겠다고 했다. 반협박이었던 셈”이라며 당시 자신의 대응책을 소개했다.

“중요한 선수지만 우리 팀 철학이 더 중요하다. 다른 선수들보다 내 눈 앞에 일주일 늦게 나타나는 것은 용서할 수 없다.” 홍 감독은 단호했다. 세레소 측은 10차례 리그 경기를 앞두고 있었고, 그 중 한 경기만 빠지면 되는 소집 일정이었다. 세레소는 홍 감독이 일주일 차이로 김보경에 대해 가차없는 결단을 내릴 것이라 생각하지 못했다.

홍 감독은 “세레소와 그전까지 관계를 좋게 유지해왔다. 내가 그럴 줄 몰랐을 것”이라며 “결국 세레소에서 다음날 전화를 해서 보내주겠다고 했다”는 말로 단호한 자세로 원하는 것을 얻을 수 있었다고 말했다. 홍 감독의 결단이 결국 김보경과 올림픽팀의 윈윈을 이끌어 냈다. 세레소 역시 김보경이 올림픽에서 활약을 통해 300만 유로의 이적료를 받고 카디프시티로 이적해 금전적 이득을 볼 수 있었다.

사진=이연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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