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대로 그만둔다면 도망치는 것 같았다'' 최악 부진 속에서 마침내 '눈 뜬' 김헌곤, 처음부터 끝까지 푸른 유니폼 입는다
입력 : 2024.11.26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스포탈코리아] 김유민 기자= 길었던 기다림 끝에 생애 첫 FA 계약을 체결하고 삼성 라이온즈의 원클럽맨으로 남게 된 김헌곤(36)이 개인 SNS를 통해 팬들에게 감사 인사를 남겼다.

삼성은 25일 FA 김헌곤과 2년 총액 6억 원(계약금 2억 원, 연봉 1억 원, 인센티브 1억 원)에 계약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김헌곤은 자신의 SNS에서 "작년 이맘때쯤 선수로서 개인적인 진로에 대해 정말 많이 고민했었다. 이대로 그만둔다면 두려움과 맞서지 않고 도망치는 거 같아서 어디에서 어떤 위치에 있더라도 도전해 보자는 마음으로 시작한 시즌이었다"며 어려웠던 시간을 되돌아봤다.



영남대를 졸업하고 2011 신인 드래프트에서 5라운드 36순위로 삼성에 입단한 김헌곤은 삼성 '왕조' 시절부터 함께한 원클럽맨이다. 2016년 상무 전역 후 삼성 외야의 한 축을 맡으며 공수에서 준수한 활약을 이어갔다. 2018년에는 통산 첫 3할 타율(0.300) 달성과 두 자릿수 홈런(11홈런)까지 때려냈다.

2021년까지 꾸준한 모습을 보여준 김헌곤은 하필 생애 첫 FA를 앞두고 극심한 부진에 빠졌다. 김헌곤은 2022년 80경기에 출장하여 타율 0.192 1홈런 20타점으로 입단 4년 차 이후 최악의 성적을 기록했다. 특히 그는 그해 6월 '43타수 무안타'로 '역대 단일 시즌 연속 무안타 2위'라는 불명예스러운 기록을 썼다.



어쩔 수 없이 FA 권리 행사를 미룬 김헌곤은 2023년에도 반등하지 못했다. 부상으로 인해 1군 출전 경기가 6경기에 그쳤고, 출장한 경기에서마저 4타수 무안타를 기록했다. 김헌곤은 그해 2군에서도 1경기밖에 출장하지 못하며 미뤄놨던 FA는커녕 사실상 은퇴의 기로에 놓였다.

그러나 동료 선수들 사이에서도 '연습벌레'로 알려진 김헌곤은 결국 부활했다. 2024년 117경기 타율 0.302 9홈런 34타점을 기록하며 전성기 시절 폼을 회복했다. 포스트시즌에서도 그의 활약은 빛났다. LG 트윈스와의 플레이오프 2차전에 부상으로 빠진 '주장' 구자욱을 대신해 출장한 김헌곤은 그날 4타수 3안타 2홈런 4타점으로 승리를 견인했다. 삼성의 플레이오프 명단에 든 선수 중 유일하게 한국시리즈 경험이 있던 김헌곤은 KIA 타이거즈와의 한국시리즈 1차전과 3차전에서도 중요한 순간 홈런을 때려내며 활약했다.



그는 "당연히 유니폼을 입을 수 있는 게 아니라는 걸 배웠고 유니폼을 입은 시간이 정말 소중하다는 것 또한 느끼게 되었다. 그리고 지나고 보니 하는 일이 생각처럼 잘 풀리지 않을 때도 너무 힘든 순간에도 결코 의미 없는 시간은 없다는 걸 배웠다. 앞으로 또 어디서 어떤 일들이 저를 기다리고 있을지 모르지만, 지금까지 그래왔듯 하루하루 옳다고 느껴지는 방향으로 열심히 살아가겠다"고 말했다.

이어 "늘 한결같은 마음으로 응원해 주셔서 감사드리고 푸른 유니폼을 입는다는 자부심과 책임감을 갖고 또 열심히 달려보겠다"며 삼성 팬들에게 감사 인사도 잊지 않았다.



사진=OSEN, 뉴시스, 김헌곤 인스타그램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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