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탈코리아]이형석기자=유로2012 결승전 0-4 참패. 2006년 독일 월드컵 우승 이후 ‘중흥기’를 맞이할 것으로 보였던 이탈리아는 이후 우승 문턱에서 번번이 고배를 마시고 있다. 이탈리아의 앞을 가로막은 높은 장벽은 다름 아닌 ‘무적함대’ 스페인이다. 유로 2008 8강전과 유로2012 결승전에서 스페인 앞에 무릎을 꿇어야 했던 이탈리아는 다가오는 2014년 브라질 월드컵을 통해 설욕에 도전장을 내밀 예정이다.
이탈리아가 꺼내든 설욕을 위한 승부카드가 매우 흥미롭다. 체사레 프란델리 감독은 티키타카로 불리는 스페인 특유의 짧은 패스 플레이를 이탈리아에 도입하기 위해 부단히 노력했다. 프란델리 감독의 노력은 단순한 모방이 아니다. 기존 이탈리아 스타일에 패스 플레이를 접목시키는 점에서 모방이라기보다는 재창조에 가깝다.
이탈리아식 티키타카 완성될까?
프란델리 감독이 구사하고 있는 전술의 핵심은 간단하다. 견고한 수비 조직력에 밑바탕을 둔 전통의 스타일을 고수하되, 미드필드에서 최대한 높은 점유율을 유지함으로써 경기 흐름을 장악하는 축구를 하겠다는 것이다. 이러한 이탈리아식 티키타카 전술은 유로2012 결승 진출을 통해 ‘1차적 성공’을 거뒀다는 평이다.
이탈리아식 티키타카는 4명의 중앙 미드필더를 다이아몬드 형태로 포진시키는 4-3-1-2 포메이션에 밑바탕을 둔다. 이탈리아 중원의 최대 강점은 제각각 다른 개성을 지닌 4명의 미드필더들이 이상적인 조화를 이루고 있다는 점에 존재하고 있다. 스페인의 중원이 극단적인 점유율 축구를 추구한다면 이탈리아는 점유율 이외에도 강한 압박과 2선 침투, 과감한 중거리슛과 같은 다양한 공격루트로써 상대 수비진을 공략하는 것에 초점을 맞춘다.
지난 유로2012 당시부터 꾸준히 주전 자리를 지켜내고 있는 4명의 미드필더는 안드레아 피를로, 다니엘레 데 로시, 리카르도 몬톨리보, 클라우디오 마르키시오다. 노장 피를로의 기량이 여전히 녹슬지 않은 가운데 몬톨리보와 마르키시오가 지난 한 해 동안 비약적인 발전을 거듭해 미드필드진의 완성도를 높여나갈 수 있었다. 몬톨리보는 소속팀 AC 밀란에서 피를로의 공백을 기대 이상으로 메웠고, 마르키시오 역시 유벤투스에서 처진 공격수 역할까지 능숙히 소화하는 등 유럽 정상급 공격형 미드필더로 발전했다.
이 4명의 선수들과 차별화 된 스타일을 지닌 미드필더들도 벤치에 대기하고 있다. 알베르토 아퀼라니가 몬톨리보나 피를로에 대한 보험에 가깝다면, 라치오에서 부활한 안토니오 칸드레바는 과거 젠나로 가투소를 떠올리는 중원의 엔진이다. 이전까지 경기를 조율하는 플레이를 펼쳤던 칸드레바는 최근 들어 풍부한 활동량과 투지 넘치는 압박을 통해 새로운 스타일의 미드필더가 돼 대표팀에도 재승선할 수 있었다.
이처럼 이탈리아는 개성 넘치는 미드필더들의 조합을 통해 최강 미드필드진을 구축하겠다는 생각이다. 선수 개개인의 능력 면에서는 아무래도 스페인이나 브라질에 열세를 면하기 어렵겠지만, 4명을 뭉친 시너지 효과 이를 극복하겠다는 것이 프란델리 감독의 복안이자 야망인 셈이다.
‘대체불가’ 피를로의 대안이 없다
이탈리아 중원의 선수층은 매우 두터운 편이다. 그럼에도 피를로는 변함없이 ‘대체불가’에 가까운 절대적인 존재다. 피를로 없는 유벤투스가 창조적으로 경기를 풀어나가지 못하는 것처럼, 이탈리아도 마찬가지의 문제를 꾸준히 노출했다. 그러나 피를로도 이제 34세로 황혼기에 접어들었다. 피를로의 나이를 생각한다면 내년 월드컵을 앞두고 반드시 대비책을 마련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가장 유력한 대안은 밀란에서 피를로의 빈자리를 대체하는데 성공한 몬톨리보와 피오렌티나에서 부활을 알린 아퀼라니로 압축된다. 두 선수는 유망주 때부터 ‘제2의 피를로’로 각광받았고 그만큼 주위의 기대치도 채우고 있다. 물론 피를로의 기량과 비슷할 수는 없지만 유로2012 당시에 비해서는 현실적 대안을 확보했다는 점에서 어느 정도 불안요소를 완화시켰다는 평이다.
그럼에도 여전히 이탈리아의 피를로 의존도는 크다. 약팀과의 경기에선 몬톨리보나 아퀼라니를 피를로의 자리에 기용해도 별다른 문제가 없지만 강팀과의 토너먼트 단판 승부에선 아무래도 이야기가 달라진다. 미세한 종이 한 장의 차이가 승패를 가르는 것이 월드컵과 같은 메이저대회 토너먼트 단기전의 두드러진 특성이다. 프란델리 감독은 피를로가 내년 월드컵 때까지 전성기 시절의 기량을 유지해주길 간절히 바라고 있을 것이다.
이탈리아의 ‘검은 비에리’ 발로텔리
어쩌면 현재 이탈리의 최대 고민거리는 허리진도, 수비진도 아닌 최전방 공격진에 존재한다. 2년 연속 세리에A 우승을 한 유벤투스 멤버들이 다수 포진해 있는 허리진과 수비진의 조직력은 단연 스페인과 함께 유럽 최고로 손꼽혀 왔다. 피를로의 부상이란 시한폭탄을 제외하면 거의 불안요소가 눈에 띄지 않을 정도다. 반면 공격진의 파괴력 부족은 지난 수 년 간 이탈리아 대표팀에 대한 평가를 떨어뜨리는 주 원인이었다.
이탈리아는 2006년 독일 월드컵 우승 당시에도 과거의 크리스찬 비에리와 같은 대형 공격수 부재를 아쉬워했다. 루카 토니, 알베르토 질라르디노가 그만큼의 존재감을 발휘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최근에는 이러한 목마름을 해소해 줄 대형 공격수가 마침내 등장했는지도 모르겠다. 유로2012 준결승전의 ‘히어로’ 마리오 발로텔리다.
발로텔리는 지난 1월 맨체스터 시티를 떠나 AC 밀란에 새 둥지를 튼 뒤 전성기의 시작을 알리는 맹활약을 펼쳤다. 리그 12경기 11골로 폭발적인 득점력을 과시했고 정신적인 면에서도 한층 성숙해졌다는 평가를 받았다. 거만함이 넘쳐나는 문제아 발로텔리는 더 이상 없다. “나는 아직 세계 최고가 아니다”라며 겸허하게 자신의 역할에만 충실하고 있는 ‘성인’ 발로텔리만이 존재할 뿐이다.
발로텔리와 함께 밀란의 공격을 책임졌던 스테판 엘 샤라위도 최근 들어 대표팀에서 중용되고 있는 또 한 명의 젊은 공격수다. 엘 샤라위의 최근 컨디션에는 의문부호가 제기되고 있으나, 두 선수의 콤비 플레이는 시즌 후반부 들어 서서히 완성단계로 도달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 둘의 활약여부에 따라 이탈리아의 컨페더레이션스컵 성적도 크게 달라질 것이다.
이탈리아가 꺼내든 설욕을 위한 승부카드가 매우 흥미롭다. 체사레 프란델리 감독은 티키타카로 불리는 스페인 특유의 짧은 패스 플레이를 이탈리아에 도입하기 위해 부단히 노력했다. 프란델리 감독의 노력은 단순한 모방이 아니다. 기존 이탈리아 스타일에 패스 플레이를 접목시키는 점에서 모방이라기보다는 재창조에 가깝다.
이탈리아식 티키타카 완성될까?
프란델리 감독이 구사하고 있는 전술의 핵심은 간단하다. 견고한 수비 조직력에 밑바탕을 둔 전통의 스타일을 고수하되, 미드필드에서 최대한 높은 점유율을 유지함으로써 경기 흐름을 장악하는 축구를 하겠다는 것이다. 이러한 이탈리아식 티키타카 전술은 유로2012 결승 진출을 통해 ‘1차적 성공’을 거뒀다는 평이다.
이탈리아식 티키타카는 4명의 중앙 미드필더를 다이아몬드 형태로 포진시키는 4-3-1-2 포메이션에 밑바탕을 둔다. 이탈리아 중원의 최대 강점은 제각각 다른 개성을 지닌 4명의 미드필더들이 이상적인 조화를 이루고 있다는 점에 존재하고 있다. 스페인의 중원이 극단적인 점유율 축구를 추구한다면 이탈리아는 점유율 이외에도 강한 압박과 2선 침투, 과감한 중거리슛과 같은 다양한 공격루트로써 상대 수비진을 공략하는 것에 초점을 맞춘다.
지난 유로2012 당시부터 꾸준히 주전 자리를 지켜내고 있는 4명의 미드필더는 안드레아 피를로, 다니엘레 데 로시, 리카르도 몬톨리보, 클라우디오 마르키시오다. 노장 피를로의 기량이 여전히 녹슬지 않은 가운데 몬톨리보와 마르키시오가 지난 한 해 동안 비약적인 발전을 거듭해 미드필드진의 완성도를 높여나갈 수 있었다. 몬톨리보는 소속팀 AC 밀란에서 피를로의 공백을 기대 이상으로 메웠고, 마르키시오 역시 유벤투스에서 처진 공격수 역할까지 능숙히 소화하는 등 유럽 정상급 공격형 미드필더로 발전했다.
이 4명의 선수들과 차별화 된 스타일을 지닌 미드필더들도 벤치에 대기하고 있다. 알베르토 아퀼라니가 몬톨리보나 피를로에 대한 보험에 가깝다면, 라치오에서 부활한 안토니오 칸드레바는 과거 젠나로 가투소를 떠올리는 중원의 엔진이다. 이전까지 경기를 조율하는 플레이를 펼쳤던 칸드레바는 최근 들어 풍부한 활동량과 투지 넘치는 압박을 통해 새로운 스타일의 미드필더가 돼 대표팀에도 재승선할 수 있었다.
이처럼 이탈리아는 개성 넘치는 미드필더들의 조합을 통해 최강 미드필드진을 구축하겠다는 생각이다. 선수 개개인의 능력 면에서는 아무래도 스페인이나 브라질에 열세를 면하기 어렵겠지만, 4명을 뭉친 시너지 효과 이를 극복하겠다는 것이 프란델리 감독의 복안이자 야망인 셈이다.
‘대체불가’ 피를로의 대안이 없다
이탈리아 중원의 선수층은 매우 두터운 편이다. 그럼에도 피를로는 변함없이 ‘대체불가’에 가까운 절대적인 존재다. 피를로 없는 유벤투스가 창조적으로 경기를 풀어나가지 못하는 것처럼, 이탈리아도 마찬가지의 문제를 꾸준히 노출했다. 그러나 피를로도 이제 34세로 황혼기에 접어들었다. 피를로의 나이를 생각한다면 내년 월드컵을 앞두고 반드시 대비책을 마련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가장 유력한 대안은 밀란에서 피를로의 빈자리를 대체하는데 성공한 몬톨리보와 피오렌티나에서 부활을 알린 아퀼라니로 압축된다. 두 선수는 유망주 때부터 ‘제2의 피를로’로 각광받았고 그만큼 주위의 기대치도 채우고 있다. 물론 피를로의 기량과 비슷할 수는 없지만 유로2012 당시에 비해서는 현실적 대안을 확보했다는 점에서 어느 정도 불안요소를 완화시켰다는 평이다.
그럼에도 여전히 이탈리아의 피를로 의존도는 크다. 약팀과의 경기에선 몬톨리보나 아퀼라니를 피를로의 자리에 기용해도 별다른 문제가 없지만 강팀과의 토너먼트 단판 승부에선 아무래도 이야기가 달라진다. 미세한 종이 한 장의 차이가 승패를 가르는 것이 월드컵과 같은 메이저대회 토너먼트 단기전의 두드러진 특성이다. 프란델리 감독은 피를로가 내년 월드컵 때까지 전성기 시절의 기량을 유지해주길 간절히 바라고 있을 것이다.
이탈리아의 ‘검은 비에리’ 발로텔리
어쩌면 현재 이탈리의 최대 고민거리는 허리진도, 수비진도 아닌 최전방 공격진에 존재한다. 2년 연속 세리에A 우승을 한 유벤투스 멤버들이 다수 포진해 있는 허리진과 수비진의 조직력은 단연 스페인과 함께 유럽 최고로 손꼽혀 왔다. 피를로의 부상이란 시한폭탄을 제외하면 거의 불안요소가 눈에 띄지 않을 정도다. 반면 공격진의 파괴력 부족은 지난 수 년 간 이탈리아 대표팀에 대한 평가를 떨어뜨리는 주 원인이었다.
이탈리아는 2006년 독일 월드컵 우승 당시에도 과거의 크리스찬 비에리와 같은 대형 공격수 부재를 아쉬워했다. 루카 토니, 알베르토 질라르디노가 그만큼의 존재감을 발휘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최근에는 이러한 목마름을 해소해 줄 대형 공격수가 마침내 등장했는지도 모르겠다. 유로2012 준결승전의 ‘히어로’ 마리오 발로텔리다.
발로텔리는 지난 1월 맨체스터 시티를 떠나 AC 밀란에 새 둥지를 튼 뒤 전성기의 시작을 알리는 맹활약을 펼쳤다. 리그 12경기 11골로 폭발적인 득점력을 과시했고 정신적인 면에서도 한층 성숙해졌다는 평가를 받았다. 거만함이 넘쳐나는 문제아 발로텔리는 더 이상 없다. “나는 아직 세계 최고가 아니다”라며 겸허하게 자신의 역할에만 충실하고 있는 ‘성인’ 발로텔리만이 존재할 뿐이다.
발로텔리와 함께 밀란의 공격을 책임졌던 스테판 엘 샤라위도 최근 들어 대표팀에서 중용되고 있는 또 한 명의 젊은 공격수다. 엘 샤라위의 최근 컨디션에는 의문부호가 제기되고 있으나, 두 선수의 콤비 플레이는 시즌 후반부 들어 서서히 완성단계로 도달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 둘의 활약여부에 따라 이탈리아의 컨페더레이션스컵 성적도 크게 달라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