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탈코리아] 이형석 기자= 대체 우루과이 대표팀에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 걸까. 우루과이는 2010년 남아프리카공화국 월드컵 4강에 이어 2011년 코파 아메리카 정상 등극으로 새로운 황금시대를 예고했다. 포백라인의 조직력은 남미 최강을 넘어 세계 최강으로 거론되던 수준이었고 루이스 수아레스, 에딘손 카바니, 디에고 포를란으로 이어지는 공격 삼각편대의 위용도 브라질이나 아르헨티나가 부럽지 않았다.
그러던 우루과이가 남미 챔피언에 등극한 이래 그야말로 ‘날개 없는 추락’을 거듭하고 있다. 최근 성적도 초라하기가 그지 없다. 수아레스와 카바니까지 총동원한 지난해 런던 올림픽에서 메달 획득은 고사하고 조별리그 통과도 못했다. 올해 들어서 치른 A매치 3경기는 1무 2패로 승리가 없다. 심지어 월드컵 남미 지역예선에서는 무려 6위까지 추락해 있는 상태다. 이 추세라면 내년 월드컵 본선 출전 걱정부터 해야 할 처지다.
변화 및 개혁이 필요한 시점이다. 이번 컨페더레이션스컵은 우루과이의 반등 여부를 타진할 무대가 될 전망이다.
수비 조직력 재정비가 급선무
우루과이는 한 때 세계 최고의 자리를 놓고 다퉜고, 현재 그 자리를 놓고 다투고 있는 최고의 공격수 3명을 동시에 보유했다. 수아레스, 카바니, 포를란을 앞세운 우루과이는 공격축구의 팀이라는 이미지로 다가오지만 사실 진정한 힘은 바로 견고한 포백라인에 존재하고 있었다.
월드컵 4강, 코파 아메리카 우승의 원동력도 강력한 수비였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주장 디에고 루가노는 위기의 순간마다 호수비로 최후방을 지켰고, 수비수들과 미드필더들은 혼연일체가 되어 세계 강호들의 맹공을 막아냈다. 그러던 우루과이의 수비 조직력에 금이 가기 시작한 것은 지난해부터다. 수비의 핵 루가노가 노쇠화 및 하향세를 면치 못하면서부터 최고의 수비진이 ‘동네북’으로 전락하고 만 것이다.
우루과이가 월드컵 지역예선 11경기에서 내준 실점은 무려 21골에 달한다. 이는 최하위로 추락해 있는 파라과이와 함께 최다실점 공동 1위에 해당하는 수치다. 특히 원정경기에서의 수비불안은 매우 심각한 수준이다. 콜롬비아와 볼리비아 원정에서 모두 4실점을 내줬고 이웃 라이벌 아르헨티나에도 0-3으로 완패 당했다. 이 정도면 수비진 붕괴라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다.
그럼에도 오스카르 타바레스 감독은 기존의 루가노, 디에고 고딘, 페르난도 무슬레라를 주축으로 하는 수비라인에 좀처럼 변화를 주지 않고 있다. 선수 개인의 문제가 아닌 조직력 및 집중력의 문제임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루가노는 스페인 말라가로 이적한 이후 전성기 시절의 기량을 상당 부분 회복했고 고딘은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에서 최고의 시즌을 보냈다. 우루과이는 기존의 주전 멤버들을 벤치로 끌어내리기보다는 조직력 재정비에 심혈을 기울임으로써 현 위기를 극복해나갈 예정이다.
여전히 돋보이는 삼각편대의 파괴력
수비가 무너지고 있는 상황을 감안하면, 컨페더레이션스컵의 승부수는 공격이 될 가능성이 크다. 단기간에 수비 조직력을 완벽히 재정비하기가 쉽지 않아 보이는 까닭이다. 게다가 수아레스, 카바니 투톱은 이번 시즌에도 소속팀에서 최고의 한 해를 보냈다. 수아레스는 첼시전 ‘핵이빨 사건’으로 중징계를 당하기 직전까지 프리미어리그 득점왕 등극이 유력했을 만큼 활약이 돋보였다. 카바니는 이번 시즌 이탈리아 세리에A 득점왕이다. 두 선수가 리그에서 터뜨린 득점만 무려 68골에 달한다.
포를란의 부활 역시 매우 고무적이다. 인터 밀란에서 뛸 때는 하향세를 면치 못하며 “포를란의 시대는 끝났다”는 비아냥도 들었지만 브라질 무대로 둥지를 옮긴 이래 전성기 시절의 날카로움을 상당 부분 되찾은 모습이다. 당연히 A매치에서도 출전 기회가 다시 늘어나고 있다.
그 뒤를 받치는 미드필드진의 공격력도 상당하다. 1990년생 플레이메이커 가스톤 라미레스는 사우샘프턴 유니폼을 입고 빅클럽들과의 맞대결에서 마음껏 존재감을 어필해 왔다. 정교한 패스 이외에도 문전으로 침투하여 직접 득점을 해결하는 능력이 뛰어나다는 평이다. 이탈리아 볼로냐 시절에도 세리에A 무대를 강타했던 라미레스는 최근의 꾸준한 활약에 힘입어 대표팀에서도 주전으로 도약했다.
같은 포지션의 경쟁자 니콜라스 로데이로는 최근 보다 수비적인 임무를 수행하며 라미레스와 성공적으로 공존하고 있다. 라미레스가 ‘우루과이의 카카’에 자주 비유되어 왔다면, 로데이로는 ‘우루과이의 이니에스타’에 비유될만한 선수다. 그만큼 중원에서 볼을 키핑하고 패스를 배급하는 능력은 라미레스보다 로데이로가 한 수 위일 수 있다는 이야기다. 두 선수가 중원에서 시너지 효과를 낼 경우 수아레스, 카바니 투톱의 파괴력도 한 층 증강될 가능성이 높다.
우루과이 공격진에 대한 무조건적인 높은 평가는 금물이다. 가장 대표적인 불안요소는 카바니의 부진과 수아레스의 컨디션 문제다. 카바니는 나폴리에서 펄펄 날아다니지만 대표팀 유니폼만 입으면 부진을 면치 못했다. 지난해부터 1년 6개월여 동안 카바니의 A매치 득점은 단 3골에 불과하다. 세리에A 득점왕의 이름값이 무색한 수준이다. 이처럼 카바니가 기복 심한 경기력으로 일관함에 따라 수아레스에 대한 의존도는 절대적으로 높아져 있는 상태다.
문제는 수아레스도 리버풀에서의 장기 결장으로 인해 경기감각이 크게 떨어져 있다는 점이다. 수아레스는 지난 4월 21일 첼시전에서 상대 수비수 브라니슬라프 이바노비치를 물어 10경기 출장정지 처분을 받았다. 한 달 이상 경기에 출전하지 못한 만큼 실전 감각에 문제가 일어날 수밖에 없다. 제대로 된 컨디션으로 컨페더레이션스컵에 참가할 수 있을지조차 의문이다. 카바니가 대표팀에서 좀 더 분발해줘야만 하는 이유다.
중흥기의 종언인가, 새로운 시작인가?
우루과이에 있어 컨페더레이션스컵은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 월드컵 남미 예선 6위로 본선행에 빨간불이 켜져 있는 만큼 이번 대회를 통해 반등의 계기를 마련해야 하기 때문이다. 선수단 전체의 자신감이 이전보다 크게 떨어져 있고, 일부 부진한 선수들은 언론의 비판으로부터 자유롭지 못한 상태다. 우루과이는 컨페더레이션스컵 성공을 통해 이 모든 잡음들을 떨쳐내고자 상당한 의욕을 불태울 것으로 보인다.
대진운은 나쁘지 않다. 스페인과 함께 B조에 편성되긴 했지만 미완의 아프리카 챔피언 나이지리아, 대회 최약체 타히티는 우루과이 입장에서도 충분히 해 볼만한 상대다. 조 2위로 준결승 토너먼트에 진출하기만 한다면 단판승부에서는 무슨 일이 일어날지 장담할 수 없다. 공격진의 한 방이 다른 어떤 팀보다 뛰어나다는 점에서 내친 김에 결승까지 진출할지도 모를 일이다.
열쇠는 역시나 수비진이 쥐고 있다. 남미 예선 내내 보여준 수비 불안을 또 다시 노출한다면 나이지리아는 물론 타히티를 상대로 이변의 희생양이 될 수 있다. 워낙 수비 불안이 심각한 만큼 타바레스 감독이 스리백으로의 변신을 고려 중이란 소식도 들려오고 있어 향후 행보가 주목된다.
ⓒPhotogamma/BPI/스포탈코리아
그러던 우루과이가 남미 챔피언에 등극한 이래 그야말로 ‘날개 없는 추락’을 거듭하고 있다. 최근 성적도 초라하기가 그지 없다. 수아레스와 카바니까지 총동원한 지난해 런던 올림픽에서 메달 획득은 고사하고 조별리그 통과도 못했다. 올해 들어서 치른 A매치 3경기는 1무 2패로 승리가 없다. 심지어 월드컵 남미 지역예선에서는 무려 6위까지 추락해 있는 상태다. 이 추세라면 내년 월드컵 본선 출전 걱정부터 해야 할 처지다.
변화 및 개혁이 필요한 시점이다. 이번 컨페더레이션스컵은 우루과이의 반등 여부를 타진할 무대가 될 전망이다.
수비 조직력 재정비가 급선무
우루과이는 한 때 세계 최고의 자리를 놓고 다퉜고, 현재 그 자리를 놓고 다투고 있는 최고의 공격수 3명을 동시에 보유했다. 수아레스, 카바니, 포를란을 앞세운 우루과이는 공격축구의 팀이라는 이미지로 다가오지만 사실 진정한 힘은 바로 견고한 포백라인에 존재하고 있었다.
월드컵 4강, 코파 아메리카 우승의 원동력도 강력한 수비였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주장 디에고 루가노는 위기의 순간마다 호수비로 최후방을 지켰고, 수비수들과 미드필더들은 혼연일체가 되어 세계 강호들의 맹공을 막아냈다. 그러던 우루과이의 수비 조직력에 금이 가기 시작한 것은 지난해부터다. 수비의 핵 루가노가 노쇠화 및 하향세를 면치 못하면서부터 최고의 수비진이 ‘동네북’으로 전락하고 만 것이다.
우루과이가 월드컵 지역예선 11경기에서 내준 실점은 무려 21골에 달한다. 이는 최하위로 추락해 있는 파라과이와 함께 최다실점 공동 1위에 해당하는 수치다. 특히 원정경기에서의 수비불안은 매우 심각한 수준이다. 콜롬비아와 볼리비아 원정에서 모두 4실점을 내줬고 이웃 라이벌 아르헨티나에도 0-3으로 완패 당했다. 이 정도면 수비진 붕괴라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다.
그럼에도 오스카르 타바레스 감독은 기존의 루가노, 디에고 고딘, 페르난도 무슬레라를 주축으로 하는 수비라인에 좀처럼 변화를 주지 않고 있다. 선수 개인의 문제가 아닌 조직력 및 집중력의 문제임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루가노는 스페인 말라가로 이적한 이후 전성기 시절의 기량을 상당 부분 회복했고 고딘은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에서 최고의 시즌을 보냈다. 우루과이는 기존의 주전 멤버들을 벤치로 끌어내리기보다는 조직력 재정비에 심혈을 기울임으로써 현 위기를 극복해나갈 예정이다.
여전히 돋보이는 삼각편대의 파괴력
수비가 무너지고 있는 상황을 감안하면, 컨페더레이션스컵의 승부수는 공격이 될 가능성이 크다. 단기간에 수비 조직력을 완벽히 재정비하기가 쉽지 않아 보이는 까닭이다. 게다가 수아레스, 카바니 투톱은 이번 시즌에도 소속팀에서 최고의 한 해를 보냈다. 수아레스는 첼시전 ‘핵이빨 사건’으로 중징계를 당하기 직전까지 프리미어리그 득점왕 등극이 유력했을 만큼 활약이 돋보였다. 카바니는 이번 시즌 이탈리아 세리에A 득점왕이다. 두 선수가 리그에서 터뜨린 득점만 무려 68골에 달한다.
포를란의 부활 역시 매우 고무적이다. 인터 밀란에서 뛸 때는 하향세를 면치 못하며 “포를란의 시대는 끝났다”는 비아냥도 들었지만 브라질 무대로 둥지를 옮긴 이래 전성기 시절의 날카로움을 상당 부분 되찾은 모습이다. 당연히 A매치에서도 출전 기회가 다시 늘어나고 있다.
그 뒤를 받치는 미드필드진의 공격력도 상당하다. 1990년생 플레이메이커 가스톤 라미레스는 사우샘프턴 유니폼을 입고 빅클럽들과의 맞대결에서 마음껏 존재감을 어필해 왔다. 정교한 패스 이외에도 문전으로 침투하여 직접 득점을 해결하는 능력이 뛰어나다는 평이다. 이탈리아 볼로냐 시절에도 세리에A 무대를 강타했던 라미레스는 최근의 꾸준한 활약에 힘입어 대표팀에서도 주전으로 도약했다.
같은 포지션의 경쟁자 니콜라스 로데이로는 최근 보다 수비적인 임무를 수행하며 라미레스와 성공적으로 공존하고 있다. 라미레스가 ‘우루과이의 카카’에 자주 비유되어 왔다면, 로데이로는 ‘우루과이의 이니에스타’에 비유될만한 선수다. 그만큼 중원에서 볼을 키핑하고 패스를 배급하는 능력은 라미레스보다 로데이로가 한 수 위일 수 있다는 이야기다. 두 선수가 중원에서 시너지 효과를 낼 경우 수아레스, 카바니 투톱의 파괴력도 한 층 증강될 가능성이 높다.
우루과이 공격진에 대한 무조건적인 높은 평가는 금물이다. 가장 대표적인 불안요소는 카바니의 부진과 수아레스의 컨디션 문제다. 카바니는 나폴리에서 펄펄 날아다니지만 대표팀 유니폼만 입으면 부진을 면치 못했다. 지난해부터 1년 6개월여 동안 카바니의 A매치 득점은 단 3골에 불과하다. 세리에A 득점왕의 이름값이 무색한 수준이다. 이처럼 카바니가 기복 심한 경기력으로 일관함에 따라 수아레스에 대한 의존도는 절대적으로 높아져 있는 상태다.
문제는 수아레스도 리버풀에서의 장기 결장으로 인해 경기감각이 크게 떨어져 있다는 점이다. 수아레스는 지난 4월 21일 첼시전에서 상대 수비수 브라니슬라프 이바노비치를 물어 10경기 출장정지 처분을 받았다. 한 달 이상 경기에 출전하지 못한 만큼 실전 감각에 문제가 일어날 수밖에 없다. 제대로 된 컨디션으로 컨페더레이션스컵에 참가할 수 있을지조차 의문이다. 카바니가 대표팀에서 좀 더 분발해줘야만 하는 이유다.
중흥기의 종언인가, 새로운 시작인가?
우루과이에 있어 컨페더레이션스컵은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 월드컵 남미 예선 6위로 본선행에 빨간불이 켜져 있는 만큼 이번 대회를 통해 반등의 계기를 마련해야 하기 때문이다. 선수단 전체의 자신감이 이전보다 크게 떨어져 있고, 일부 부진한 선수들은 언론의 비판으로부터 자유롭지 못한 상태다. 우루과이는 컨페더레이션스컵 성공을 통해 이 모든 잡음들을 떨쳐내고자 상당한 의욕을 불태울 것으로 보인다.
대진운은 나쁘지 않다. 스페인과 함께 B조에 편성되긴 했지만 미완의 아프리카 챔피언 나이지리아, 대회 최약체 타히티는 우루과이 입장에서도 충분히 해 볼만한 상대다. 조 2위로 준결승 토너먼트에 진출하기만 한다면 단판승부에서는 무슨 일이 일어날지 장담할 수 없다. 공격진의 한 방이 다른 어떤 팀보다 뛰어나다는 점에서 내친 김에 결승까지 진출할지도 모를 일이다.
열쇠는 역시나 수비진이 쥐고 있다. 남미 예선 내내 보여준 수비 불안을 또 다시 노출한다면 나이지리아는 물론 타히티를 상대로 이변의 희생양이 될 수 있다. 워낙 수비 불안이 심각한 만큼 타바레스 감독이 스리백으로의 변신을 고려 중이란 소식도 들려오고 있어 향후 행보가 주목된다.
ⓒPhotogamma/BPI/스포탈코리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