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 새 애물단지 돼 버린 '올림픽 황금세대'
입력 : 2013.07.04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스포탈코리아] 이두원 기자=사상 첫 올림픽 동메달 쾌거를 이뤘던 2012년 런던의 황금세대가 1년 만에 한국축구의 애물단지가 된 느낌이다.

물론 땀과 노력으로 일군 동메달의 성과는 결코 폄하될 수 없는 부문이고, 당시 태극마크를 단 18명 전부가 그렇다는 이야기도 아니다. 하지만 축구대표팀을 둘러싼 사상 초유의 파벌 논란의 중심에 특권 의식이 강하게 자리 잡고 있는 몇몇 올림픽 영웅들이 서 있다는 사실은 부정할 수가 없다.

지난 2012년 23세 이하의 선수들이 올림픽에 나가 영국과 일본을 꺾고 동메달을 차지할 때만 해도 한국 축구의 미래는 밝아보였다. 당시에 이미 국가대표팀의 한 자리를 차지한 선수도 있었고, 그렇지 않더라도 대부분이 미래 한국 축구의 든든한 버팀목이 될 것이라는 믿음이 있었다.

그러나 1년이 지난 지금 오히려 그 반대가 됐다. 이번 논란의 중심에 있는 기성용(24, 스완지시티)은 한국 축구가 월드컵 진출을 위해 싸우고 있을 때 비밀 SNS 계정을 통해서 최강희 감독과 그의 대표팀을 깎아내리고 조롱했다. 또 윤석영(24,퀸스 파크 레인저스)은 4일 새벽 곧바로 사과의 글을 올리긴 했지만 최 감독의 혈액형 발언에 죽자고 달려드는 모습을 보이기까지 했다.

“쿠웨이트전은 나랑 A형의 독박무대가 되겠군. 잘하면 본전 못하면 아주 씹어 드시겠네”나 “소집 전부터 갈구더니 이제는 못하기만을 바라겠네 님아 재밌겠네ㅋㅋㅋ”처럼 기성용이 비밀 SNS를 통해 내뱉은 말들은 그 내용이 워낙 충격적이었기에 눈을 의심하게 할 정도였다.

중요한 것은 이것이 기성용의 SNS 공간 내에서 그의 친한 동료들과 버젓이 공유되고 있었다는 점이다. 기성용이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혼자서 일기를 쓰는 정도였다면 또 모를까 그의 계정에는 올림픽을 함께 했던 몇몇 선수들 또한 친구로 등록이 돼 있었고, 최 감독을 향한 저속한 말들은 그 안에서 오랜 기간 공유돼 왔다. 그런 점에서 모두가 이번 논란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해외무대에서 뛰고 있는,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형성돼 있는 그들의 특권의식은 올림픽이라는 매개체를 통해 끈끈이 묶여있다는 점 역시 부정할 수 없다. 또 점점 ‘끼리끼리’ 뭉치며 변질되어 가는 그들의 모습에 우려를 나타내는 축구인들의 시선 또한 또한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올림픽 황금세대들을 싸잡아 비난할 수 없는 부문이고 사상 첫 메달 획득이라는, 한국 축구사에서 누구도 해내지 못한 업적들을 깎아내릴 수 없겠지만 그 주축이었던 몇몇 선수들의 이해할 수 없는 행동들은 지금 한국축구를 좀 먹고 있다.

오늘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