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미녀’, ‘보드카’. 이들은 러시아를 수식하는 대표 키워드다. 그러나 그 못지않게 주목해야 할 것이 ‘러시아 축구’다. 최근 유수의 해외 축구 언론을 통해 러시아와 관련된 내용이 많이 출몰하지만 우리는 정작 러시아에 대해 잘 알지 못한다. 그래서 ‘스포탈코리아’가 준비했다. 매주 금요일 ‘풋볼스키’라는 이름으로 러시아의 최신 이슈와 소식을 독자에게 전한다.
올해 상반기 최고의 히트 드라마로 평가 받는 KBS2 드라마 '직장의 신'에는 '미스김 사용설명서'가 등장한다. 자발적 비정규직 미스김의 근무 조건과 상태를 명시한 '미스김 사용설명서'에 시청자들은 절대 공감하면서, 수많은 패러디물이 만들어졌다.
이를 사무엘 에투에 적용해보면 어떨까? 에투가 청운의 꿈을 품고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의 첼시에 입성, 이미 리그와 챔피언스리그 경기를 소화했지만, 아직 이렇다 할 경기력을 보이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정말 일각의 평대로 에투는 이미 한물 간 선수일까? 만약 그것이 사실이 아니고 무리뉴가 아직 에투의 사용법을 제대로 모르고 있는 것이면 어쩌나? 그리고 이에 걸맞는 사용설명서를 무리뉴 감독에게 전한다면, 어떤 내용을 담아야 할까? 또 이후에도 첼시가 에투를 활용해 최선의 손익계산서를 얻기 위해, 설명서 수정 조항을 넣는다면 무엇이 들어 가야할까. 이에 기자가 에투의 최근 클럽이었던 안지에서 행한 근무 형태를 기반으로 다시 규정해본 '에투 사용설명서'를 무리뉴 감독에게 추천한다.
▶제 주 중목은 '교체 투입'인데 말입니다…
타고난 신체조건을 가졌다. 좋은 신체조건에 순간 가속도가 엄청나다. 그러다보니 에투의 돌파에 상대팀 수비수들은 추풍낙엽처럼 나가떨어지기 일쑤다. 허나 이것은 예전일이다.
에투는 분명 ‘전성기’가 지난 선수다. 인터밀란과 바르셀로나 시절 알고도 막을 수 없었던 에투의 스피드는 분명 떨어졌다. 발끝은 아직 살아있는 선수나 분명하나, 에투의 움직임은 이전과 달리 둔탁해진 느낌이다.
에투가 안지에서 소화한 경기내용을 보면 알 수 있다 2012/2013 시즌 러시아 프리미어리그에서 그가 출전한 경기 수는 총 25경기. 그 중 선발로 출전한 경기 수는 단 12경기다. 그것도 풀타임을 소화한 경우는 그리 많지 않다. 딱 2번에 불과하다. 이쯤 되면 완벽한 에투를 완벽한 ‘선발 자원’이라고 부르기는 힘들다.
이쯤되면 현재 에투가 직면한 문제점을 알 수 있을 것이다. 바로 현격히 떨어진 체력이다. 지금은 지휘봉을 내려놓은 거스 히딩크 전 감독도 이를 에투의 문제점으로 꼽았다. 히딩크 감독은 지난 5월 러시아 최대의 스포츠 언론 ‘싸벳스키 스뽀르뚜’와의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한다. “에투의 골 결정력은 아직도 대단하다. 문제는 에투를 계속 가용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마음은 계속 그를 내보내고 싶지만, 그럴 수 없는 일이 있다. 그가 체력문제만 없으면 우리는 리그 우승도 가능했을 듯하다”
이렇듯, 에투는 완벽한 풀타임용 선수가 아니다. 물론 그가 한 시대를 풍미한 것은 사실이지만 세월의 풍파는 막을 수 없는 것이다. 그럼에도 무리뉴 감독은 지난 에버턴과의 리그 경기에서 에투를 선발 출전시켜 풀타임 가용했고, 바젤에게 덜미를 잡힌 챔피언스리그 조별 예선에서도 공격의 선봉 역할을 처음부터 맡겨버렸다.
그러나 결과는 좋지 않았다. 지난 시즌 풀타임 경험이 그리 많지 않은 에투는 경기가 후반 중반으로 접어들자 찬스 상황에서 허둥지둥대는 모습을 보이기까지 했다.
명장 무리뉴 감독은 이제 에투가 갖고 있는 체력전 문제를 간파 했을 것이다. 그렇다면 무리뉴 감독이 뽑아들 카드는 하나다. 경기 후반 첼시에게 한방이 필요할 그때, 에투를 사용하면 된다. 축구판에는 성언으로 나도는 ‘폼은 일시적일지 몰라도 클래스는 영원한’ 바로 그것이 에투에게는 있기 때문이다. 단, 체력이 받쳐주는 시간대에서 말이다.
▶사용설명서 경고 조항은 '외부 활동 방전 위험'
에투는 말 그대로 재충전의 시간을 가져야 한다. 그러나 진정한 재충전이란 결코 쉽지 않다. 더욱이 축구선수에게 '경기 휴식=충전'이란 등식은 성립하지 않는다. 경기 감각 유지를 최우선시 해야 하는 축구 선수에게 이는 죽으라는 소리와 진배없다.
문제는 에투가 경기외의 일들에 너무 많은 힘을 쏟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 카메룬 축구협회와의 불편한 관계로 힘든 나날을 보내고 있다.
에투는 오래전부터 카메룬축구협회의 미숙한 행정을 비판해 왔다.
사건의 도화점은 2012년에 불이 붙었다. 당시 에투는 당시 “카메룬축구협회는 프로 스포츠인 축구를 아마추어 같은 환경에서 운영하는 데 안주하고 있다. 카메룬 팬들이 내 언행을 이해할지는 모르겠으나 대표팀을 프로답게 운영하자는 것이 비판 의도”라며 카메룬 축구계에 비판의 날을 세웠다. 이 때문에 에투는 카메룬축구협회로부터 A매치 8개월 출전 정지 처분을 받기도 했다.
지난해 10월 징계가 끝난 이후 에투는 장 폴 아코노 감독(당시), 로저 밀러, 카메룬 대통령 및 총리까지 나서 설득한 끝에 대표팀에 복귀하며 상황이 진정돼는 듯 보였으나. 그러나 1년 만에 비슷한 문제가 다시 발생했다. 이에 에투는 지난 7일 2014 FIFA(국제축구연맹) 브라질 월드컵 아프리카 예선 리비아전을 치르고 난 뒤 대표팀 은퇴 의사를 밝혔다.
꽤나 심경이 복잡할 에투일테다. 그럼에도 에투는 첼시에서 외부 활동에도 많은 시간을 보내야 한다. 통상적으로 이적생들은 리그 초반 팀을 홍보하는 마케팅적 수단에 많이 활용되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는 빠른 시일에 첼시 전술에 묻어나야 할 에투가 극복해야 할 또 다른 과제가 될 것이다. 과거 인터 밀란에서 사제의 연을 맺었던 무리뉴 감독과 첼시 구단 측의 특별 배려가 필요한 시점이다.
이쯤해서 무리뉴 감독에게 추천할 만한 ‘에투 사용설명서’에 대해서 정리해보자. ‘미스김’ 식으로 한번 이야기를 해보겠다. '잘 나가던 에투입니다만, 급격한 체력 저하로 풀타임 소화할 에너지가 하등 없습니다.‘라는 전제하에 '경기 중엔 내가 빛을 낼 수 있는 교체 선수로 출전‘, '필요이상의 외부 활동을 자제한 체력 충전' 등이 반드시 에투의 미래 사용설명서엔 담겨야 할 듯하다.
글= 김성민 기자
사진=©BPI/스포탈코리아
올해 상반기 최고의 히트 드라마로 평가 받는 KBS2 드라마 '직장의 신'에는 '미스김 사용설명서'가 등장한다. 자발적 비정규직 미스김의 근무 조건과 상태를 명시한 '미스김 사용설명서'에 시청자들은 절대 공감하면서, 수많은 패러디물이 만들어졌다.
이를 사무엘 에투에 적용해보면 어떨까? 에투가 청운의 꿈을 품고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의 첼시에 입성, 이미 리그와 챔피언스리그 경기를 소화했지만, 아직 이렇다 할 경기력을 보이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정말 일각의 평대로 에투는 이미 한물 간 선수일까? 만약 그것이 사실이 아니고 무리뉴가 아직 에투의 사용법을 제대로 모르고 있는 것이면 어쩌나? 그리고 이에 걸맞는 사용설명서를 무리뉴 감독에게 전한다면, 어떤 내용을 담아야 할까? 또 이후에도 첼시가 에투를 활용해 최선의 손익계산서를 얻기 위해, 설명서 수정 조항을 넣는다면 무엇이 들어 가야할까. 이에 기자가 에투의 최근 클럽이었던 안지에서 행한 근무 형태를 기반으로 다시 규정해본 '에투 사용설명서'를 무리뉴 감독에게 추천한다.
▶제 주 중목은 '교체 투입'인데 말입니다…
타고난 신체조건을 가졌다. 좋은 신체조건에 순간 가속도가 엄청나다. 그러다보니 에투의 돌파에 상대팀 수비수들은 추풍낙엽처럼 나가떨어지기 일쑤다. 허나 이것은 예전일이다.
에투는 분명 ‘전성기’가 지난 선수다. 인터밀란과 바르셀로나 시절 알고도 막을 수 없었던 에투의 스피드는 분명 떨어졌다. 발끝은 아직 살아있는 선수나 분명하나, 에투의 움직임은 이전과 달리 둔탁해진 느낌이다.
에투가 안지에서 소화한 경기내용을 보면 알 수 있다 2012/2013 시즌 러시아 프리미어리그에서 그가 출전한 경기 수는 총 25경기. 그 중 선발로 출전한 경기 수는 단 12경기다. 그것도 풀타임을 소화한 경우는 그리 많지 않다. 딱 2번에 불과하다. 이쯤 되면 완벽한 에투를 완벽한 ‘선발 자원’이라고 부르기는 힘들다.
이쯤되면 현재 에투가 직면한 문제점을 알 수 있을 것이다. 바로 현격히 떨어진 체력이다. 지금은 지휘봉을 내려놓은 거스 히딩크 전 감독도 이를 에투의 문제점으로 꼽았다. 히딩크 감독은 지난 5월 러시아 최대의 스포츠 언론 ‘싸벳스키 스뽀르뚜’와의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한다. “에투의 골 결정력은 아직도 대단하다. 문제는 에투를 계속 가용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마음은 계속 그를 내보내고 싶지만, 그럴 수 없는 일이 있다. 그가 체력문제만 없으면 우리는 리그 우승도 가능했을 듯하다”
이렇듯, 에투는 완벽한 풀타임용 선수가 아니다. 물론 그가 한 시대를 풍미한 것은 사실이지만 세월의 풍파는 막을 수 없는 것이다. 그럼에도 무리뉴 감독은 지난 에버턴과의 리그 경기에서 에투를 선발 출전시켜 풀타임 가용했고, 바젤에게 덜미를 잡힌 챔피언스리그 조별 예선에서도 공격의 선봉 역할을 처음부터 맡겨버렸다.
그러나 결과는 좋지 않았다. 지난 시즌 풀타임 경험이 그리 많지 않은 에투는 경기가 후반 중반으로 접어들자 찬스 상황에서 허둥지둥대는 모습을 보이기까지 했다.
명장 무리뉴 감독은 이제 에투가 갖고 있는 체력전 문제를 간파 했을 것이다. 그렇다면 무리뉴 감독이 뽑아들 카드는 하나다. 경기 후반 첼시에게 한방이 필요할 그때, 에투를 사용하면 된다. 축구판에는 성언으로 나도는 ‘폼은 일시적일지 몰라도 클래스는 영원한’ 바로 그것이 에투에게는 있기 때문이다. 단, 체력이 받쳐주는 시간대에서 말이다.
▶사용설명서 경고 조항은 '외부 활동 방전 위험'
에투는 말 그대로 재충전의 시간을 가져야 한다. 그러나 진정한 재충전이란 결코 쉽지 않다. 더욱이 축구선수에게 '경기 휴식=충전'이란 등식은 성립하지 않는다. 경기 감각 유지를 최우선시 해야 하는 축구 선수에게 이는 죽으라는 소리와 진배없다.
문제는 에투가 경기외의 일들에 너무 많은 힘을 쏟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 카메룬 축구협회와의 불편한 관계로 힘든 나날을 보내고 있다.
에투는 오래전부터 카메룬축구협회의 미숙한 행정을 비판해 왔다.
사건의 도화점은 2012년에 불이 붙었다. 당시 에투는 당시 “카메룬축구협회는 프로 스포츠인 축구를 아마추어 같은 환경에서 운영하는 데 안주하고 있다. 카메룬 팬들이 내 언행을 이해할지는 모르겠으나 대표팀을 프로답게 운영하자는 것이 비판 의도”라며 카메룬 축구계에 비판의 날을 세웠다. 이 때문에 에투는 카메룬축구협회로부터 A매치 8개월 출전 정지 처분을 받기도 했다.
지난해 10월 징계가 끝난 이후 에투는 장 폴 아코노 감독(당시), 로저 밀러, 카메룬 대통령 및 총리까지 나서 설득한 끝에 대표팀에 복귀하며 상황이 진정돼는 듯 보였으나. 그러나 1년 만에 비슷한 문제가 다시 발생했다. 이에 에투는 지난 7일 2014 FIFA(국제축구연맹) 브라질 월드컵 아프리카 예선 리비아전을 치르고 난 뒤 대표팀 은퇴 의사를 밝혔다.
꽤나 심경이 복잡할 에투일테다. 그럼에도 에투는 첼시에서 외부 활동에도 많은 시간을 보내야 한다. 통상적으로 이적생들은 리그 초반 팀을 홍보하는 마케팅적 수단에 많이 활용되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는 빠른 시일에 첼시 전술에 묻어나야 할 에투가 극복해야 할 또 다른 과제가 될 것이다. 과거 인터 밀란에서 사제의 연을 맺었던 무리뉴 감독과 첼시 구단 측의 특별 배려가 필요한 시점이다.
이쯤해서 무리뉴 감독에게 추천할 만한 ‘에투 사용설명서’에 대해서 정리해보자. ‘미스김’ 식으로 한번 이야기를 해보겠다. '잘 나가던 에투입니다만, 급격한 체력 저하로 풀타임 소화할 에너지가 하등 없습니다.‘라는 전제하에 '경기 중엔 내가 빛을 낼 수 있는 교체 선수로 출전‘, '필요이상의 외부 활동을 자제한 체력 충전' 등이 반드시 에투의 미래 사용설명서엔 담겨야 할 듯하다.
글= 김성민 기자
사진=©BPI/스포탈코리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