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현진, 패기의 2006만큼 강렬했던 관록의 2013
입력 : 2013.10.06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스포탈코리아=스페셜9 제휴] 이영하 기자= 류현진(26‧LA 다저스)이 자신의 국내리그 데뷔 시즌만큼 강렬한 인상을 메이저리그에도 남겼다. 2006년 프로 데뷔 이후 7년이나 지났지만 관록과 경험이 쌓여 2013년은 또 다른 ‘신인 류현진’이 됐다.

류현진의 2013시즌이 끝났다. 말도 많고 탈도 많았지만 당초 예상됐던 10승 대 초반 승수와 3점 중반 대 평균자책점을 넘어선 성적을 거뒀다. 류현진의 최종 성적은 30경기 192이닝 14승 8패 평균자책점 3.00이다.

류현진은 ESPN이 선정한 내셔널리그 신인왕 3순위에 선정될 정도로 맹활약했다. 류현진의 메이저리그 데뷔는 국내리그 데뷔 때와 견줄 수 있을 정도로 인상 깊었다.

류현진은 2006년 한화 이글스에서 데뷔해 30경기 201⅔이닝동안 18승 6패 평균자책점 2.23을 기록했다. 당연히 신인왕은 류현진의 몫이었고, 시즌 MVP에 골든글러브까지 전무후무한 3관왕에 올랐다.

류현진은 같은 팀 선배인 ‘대성불패’ 구대성에게 체인지업을 전수 받은 후 이를 주무기로 데뷔 첫 해 리그를 지배하기 시작했다. 류현진은 4월 12일 LG 트윈스와의 경기에 선발 등판해 7⅓이닝 무실점으로 데뷔전에서 승리 투수가 됐다. 탈삼진 10개를 뽑아내며 박동희, 김진우 등이 세운 신인 데뷔전 탈삼진 타이를 기록했다.

타자와의 승부를 즐기며 얻어낸 2006년 시즌 류현진이 기록한 탈삼진은 총 204개. 이후 2012년까지 한 해 평균 177개의 탈삼진을 뽑아내며 패기의 피칭을 선보였다.

빅 리그에 데뷔한 류현진에게 타자와의 과한 승부욕은 찾을 수 없었다. 대신 숱한 국제 경기 경험을 기반으로 노련한 피칭을 시작했다. 파워가 강한 메이저리그 타자를 상대로 삼진을 노리기 보다는 맞춰 잡았다. 게다가 위기상황 극복 능력은 한 층 더 강해졌다. 병살타 유도 횟수가 26회로 내셔널리그 3위, 전체 5위에 올랐다.

비록 메이저리그에서는 2006년 같은 상(賞)복은 없었지만 내셔널리그 신인 랭킹 중 세 손가락에 들었다는 점만 보더라도 류현진의 루키 시즌이 얼마나 성공적이었나를 알 수 있다.

2013년의 성공적인 데뷔가 더욱 중요한 이유는 따로 있다. 류현진이 프로 8년차에 거둔 성공이라는 점이다. 분명 류현진의 피칭 스타일은 변했다. 만약 류현진이 2006년 때와 같이 타자와의 승부에 중점을 둔 피칭을 했다면 결과는 달라졌을 지도 모른다. 하지만 노련한 류현진은 빅 리그에서 살아남는 법을 알고 있었다. 우리가 알고 있던 ‘괴물’은 이제 ‘관록의 괴물’이 되고 있다.

그래픽=김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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