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LB 연봉조정신청 146명..국내는 '0명'?
입력 : 2014.01.16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스포탈코리아=스페셜9 제휴] 이영하 기자= 메이저리그는 15일(이하 한국시간) 연봉조정신청자를 발표했다. 하지만 국내 프로야구 선수 중에서는 단 한 명도 없다. 왜일까?

MLB.com은 15일 146명의 선수들이 연봉조정신청했다고 전했다. 이 중에는 내셔널리그와 아메리칸리그에서 각각 사이영상을 수상한 클레이튼 커쇼와 맥스 슈어져도 포함되어 있다. 이들은 18일까지 구단과 재계약하지 못하면 2월에 연봉조정절차를 밟는다.

국내에도 물론 연봉조정제도가 있다. 하지만 올 해 연봉조정신청자는 없었다. KBO소속으로 만 3년이 지나면 조정신청자격을 가지게 된다. 한국야구위원회(KBO) 야구규약 제73조에 의거해 매년 1월 10일 오후 6시까지 연봉조정신청을 받지만 올 해는 전무하다.

만약 연봉조정신청하면 조정위원회를 구성하고 신청을 수리하는 시점에서 10일 이내 종결해야한다. 조정위원회는 10일 이내에 선수와 소속구단의 조건 중 한 가지를 선택하게 된다. 또한 조정위원회의 결과를 구단이 받아들이지 않을 경우 선수의 보류권을 상실하고 선수는 자유계약선수로 풀린다. 반대로 선수가 결정을 받아들이지 않으면 임의탈퇴 신분이 된다.

국내에서는 2011년 이대호(31ㆍ소프트뱅크 호크스)가 연봉조정신청에서 패한 후부터 연봉조정신청자가 없는 형국이다. 당시 조정위원회는 2010 시즌 타율, 홈런, 타점 등 7관왕을 차지한 이대호 대신 롯데 자이언츠의 손을 들어줬다. 롯데는 6억 3,000만 원, 이대호는 7억 원을 각각 제시한 상태였다.

KBO 역사상 연봉조정신청은 총 96차례. 하지만 연봉조정위원회까지 간 사례는 20차례다. 메이저리그의 경우 한 해 100여 명을 훌쩍 넘는 선수들이 연봉조정을 신청한다. 이에 비하면 국내 프로야구는 한참 뒤쳐져있다. 그만큼 선수들이 구단 눈치를 많이 본다는 뜻. 연봉조정신청을 할 수도 없는 약자의 입장에 서 있는 것이다.

연봉조정위원회까지 사안이 넘어간다 해도 선수 측의 안을 택하리란 보장이 없다. 이제까지 선수의 손을 들어준 적은 단 한번이다. 2002년 당시 LG 트윈스에서 활약한 유지현이 그 주인공. 하지만 2년 후인 2004년 33살의 젊은 나이에 은퇴하면서 연봉조정신청에서 구단을 이긴 것이 이후 선수 생활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친 것 아니냐는 의구심을 낳기도 했다.

현재 연봉 재계약 협상 중인 선수는 최희섭(KIA 타이거즈), 윤성환, 안지만, 강봉규(이하 삼성 라이온즈), 박희수, 김강민(이하 SK 와이번스)이다. 그리고 이들은 전지훈련까지 미루면서 원소속구단과 논의를 계속하고 있다. 하지만 이들은 연봉조정신청은 하지 않았다. 앞서 언급한 문제들은 선수들이 쉽게 연봉조정신청하게 놔두지 않는다.

선수들이 자신들의 권리를 위한 제도에 눈치 보는 사실은 왠지 슬프다. 프로야구 700만 관중을 바라보는 이때, 선수들은 연봉조정을 신청할 수조차 없는 위치에 서있다. 내년에는 선수 권리에 대한 인식의 변화가 곳곳에 자리 잡았으면 하는 바람이다.

사진=뉴스1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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