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점대' 벽 생성…쳐 봤자 '양의지 손바닥'
입력 : 2019.11.11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스포탈코리아] 김현세 기자= "고개 안 저으려고 했다." (양현종) "100% 신뢰했다." (김광현)

김경문 감독이 이끄는 한국 야구 대표팀 투수는 하나 같이 포수 양의지를 칭찬하고 나선다. 한국 마운드의 서울 예선라운드 성적은 27이닝 동안 11안타, 8볼넷을 주고도 1점 준 게 전부. 평균자책점이 0점대(0.33)다.

양의지와 합을 맞춘 선발 투수 셋은 합 16이닝 동안 단 한 점도 주지 않고, 삼진은 무려 19개나 잡았다. 슈퍼라운드를 앞두고 확실한 점검이 됐다.

호주와 경기에서 선발 투수로 나온 양현종은 "경기 전 둘이 대화를 많이 나눈 것도 효과가 있었다"며 "스트라이크존이 국내와 달랐는데, 의지 형이 알려줘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KBO 리그와 국제 대회의 간극을 좁히는 데도 양의지 도움이 컸다는 의미.

양의지는 "정석적으로 볼배합을 하겠다"고 말하는 포수다. 그런데 실제로는 기본에 입각하면서 변화도 서슴지 않는다.

캐나다와 경기에서 합을 맞춘 김광현과 6회까지 삼진 7개 섞어 상대 타선을 묶었는데, 안타는 1개, 볼넷은 2개만 줄 정도로 안정적 투구 내용을 썼다. 속구와 슬라이더 위주 승부가 주를 이루는 김광현은 그날 커브(9개)와 포크(12개)도 교묘히 섞었다.

이튿날 양의지는 "김광현의 속구와 슬라이더는 워낙 잘 알려져 있으니 분석 돼 있을 거로 판단해 커브를 요구했다. 실제 공도 좋더라"며 "속구로 카운트를 잡고 변화구로 승부한 게 좋은 결과로 나왔다"고 설명했다.

쿠바전에서는 상대 타자보다 되레 투수에게 집중하는 면도 보였다. 양의지는 "투수에게 불리한 카운트가 돼서는 안 된다"며 "타자를 상대하는 것보다 박종훈이 유리한 카운트를 잡을 수 있도록 리드하겠다"고 했고, 실제 쿠바 타선을 실점 없이 잘 묶었다. 박종훈은 "의지 형 리드 따라 즐겁게 던졌다"고 말했다.

한국 마운드가 좋은 성적을 내는 데 양의지 공이 컸다는 평가다. 자신에게 유독 많은 관심이 쏠리자 양의지는 "우승 포수도 있는데 왜 나만…"이라며 멋쩍게 웃었다. 양의지는 27이닝 가운데 24이닝 동안 포수 마스크를 썼고, 박세혁이 3이닝을 실점 없이 잘 책임졌다.

사진=뉴스1

오늘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