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라지는 루기(LOOGY), 김광현에게 영향이 있을까
입력 : 2020.01.01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스포탈코리아] 김동윤 기자=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의 존 모젤리악 사장은 김광현(31)과의 계약을 위험성이 낮다고 평가했다.

31일(한국 시간) 세인트루이스의 모젤리악 사장은 현지 라디오 KMOX와의 인터뷰에서 김광현을 두고 "우리 구단의 계획에 딱 들어맞는 선수라 확신한다" 면서 김광현과의 계약을 위험 부담이 적은 만족스러운 계약이라 말했다.

모젤리악 사장의 이런 발언에는 좌완이 상대적으로 빈약한 세인트루이스 투수진에 김광현이 유동성을 줄 수 있을 것이란 계산이 깔려 있는 것으로 보인다.

김광현의 예상 보직은 5선발, 스윙맨, 좌완 불펜 등 다양한 가운데 최악의 경우 올해 타일러 웹이 맡았던 LOOGY에 가까운 좌완 불펜도 염두에 둬야 한다.

LOOGY(이하 루기)는 Left-handed One-Out Guy의 약자로 좌타자를 상대하는 좌완 원포인트 투수를 일컫는다.

올해 1월 메이저리그 사무국과 선수노조가 합의한 룰 개정에 따르면 '교체된 투수는 최소 세 타자를 상대해야 한다, 예외로 이닝이 종료되거나 부상이 있는 경우는 교체가 가능하다' 는 규정이 신설됐다. 야구의 인기 저하를 늘어지는 경기 시간에서 찾는 메이저리그 사무국에게 잦은 투수 교체와 마운드 방문으로 소비되는 시간은 불필요하게 여겨졌을 것이다.
따라서 2020 시즌부터는 루기의 모습을 보기 어렵게 됐다.

꿈에 그리던 메이저리그 진출을 확정한 김광현에게도 루기 얘기는 낯설지 않다.

5년 전 김광현이 메이저리그 포스팅 의사를 나타냈을 때부터 국내·외를 막론하고, 김광현의 메이저리그 진출 가능성이 높게 점쳐진 이유 중 하나가 루기 보직의 존재였다. 좌완 투수가 좌타자를 상대하는데 효과적으로 알려진 구종 중 하나가 슬라이더고, 김광현의 슬라이더는 줄곧 높게 평가를 받았기 때문이다.

그래서 김광현이 가장 바라는 선발 보직을 따내지 못해도 좌완 필승조, 좌완 필승조가 되지 못해도 루기 보직이 있어 김광현은 다른 선수에 비해 메이저리그 진출 가능성 자체는 높게 평가됐었다.

하지만 메이저리그 팀들의 루기 기용이 힘들어져도 김광현의 앞날에 큰 영향은 없을 예정이다.

일단 김광현의 위치가 5년 전과는 달라졌다. 몸 상태가 좋지 않아 낮은 평가를 받았던 과거와 달리 지난 2년 간 내구성과 구종의 다양함을 메이저리그 스카우트들에게 보여줬다. 현재 세인트루이스 여러 매체에서도 스프링캠프에서 김광현이 5선발 경쟁을 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아쉽게 선발 자리를 따내지 못해도 김광현의 소속팀 세인트루이스는 좌완 불펜을 활용하는데 뛰어난 구단 중 하나다. 루기의 대명사 중 하나였던 랜디 쵸트, 오승환과 함께 좋은 활약을 보여줬던 케빈 시그리스트, 지난해 타일러 라이온스와 올해의 타일러 웹까지 세인트루이스는 좌완 불펜을 효과적으로 활용한 풍부한 경험이 있다.

사진=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 공식 SNS 캡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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