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발 방지 약속했지만...'장정석→김종국 리스크' KIA, 10개월 만에 또 사과문 '데자뷰'
입력 : 2024.01.30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스포탈코리아] 오상진 기자= KIA 타이거즈가 10개월 만에 팬들에게 다시 고개를 숙였다.

KIA 구단은 29일 "김종국 감독과의 계약을 해지했다"며 "지난 28일 김종국 감독에게 직무 정지 조치를 내렸고, 자체 조사를 통해 김종국 감독이 피의자 신분이며 배임수재 혐의로 검찰 수사를 받고 있는 것을 확인했다"며 "이에 구단은 검찰 수사 결과와 상관없이 '품위손상행위'로 판단하여 김종국 감독과의 계약해지 결정을 내렸다"고 공식 발표했다.

계약해지를 발표한 뒤 KIA는 곧이어 사과문도 발표했다. KIA는 "김종국 감독과 관련된 불미스러운 일로 KIA 타이거즈 팬과 KBO리그를 사랑해 주시는 모든 야구 팬, 그리고 KBO리그를 구성하고 있는 모든 관계자들께 걱정과 심려를 끼쳤다. 깊은 사과의 말씀 전한다"고 밝혔다.

이어 "구단은 해당 사실을 인지한 즉시 김종국 감독과 면담을 통해 즉시 사실 관계를 빠르게 파악하고자 했다. 또한, 수사 결과와 관계 없이 금품 수수 의혹이 제기된 이상 정상적인 시즌 운영이 불가하다고 판단해 직무정지 조치를 내렸다"고 덧붙였다.

KIA는 "이번 사안에 대해 큰 책임을 통감하며 과오를 두 번 다시 반복하지 않기 위해 감독 및 코칭스태프 인선 프로세스 개선, 구단 구성원들의 준법 교육 등 할 수 있는 모든 노력을 다 하겠다. 또한, 향후 구단 운영이 빠르게 정상화 될 수 있도록 후속적인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밝혔다. KIA는 "프로야구 개막을 손꼽아 기다리시는 팬 여러분께 불미스러운 일을 전해드리게 되어 다시 한 번 머리 숙여 사과 드린다"고 거듭 사과의 뜻을 밝혔다.


불과 10개월 전인 지난해 3월 29일, KIA는 2023시즌 개막을 앞두고 장정석 전 단장의 뒷돈 요구 논란이 불거져 사과문을 발표했다. 당시 KIA는 장 전 단장의 해임을 발표한 뒤 "사실 관계를 떠나 그 어떤 이유에서라도 소속 선수와의 협상 과정에서 금품 요구라는 그릇된 처신은 용납할 수 없다"며 "이번 사안에 대해 무거운 책임감을 느낀다. 다시는 이러한 일이 재발되지 않도록 모든 구단 임직원 및 선수단의 준법 교육에 더욱 힘쓰고, 끊임없이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그러나 KIA 구단의 다짐은 수포로 돌아갔다. 단장에 이어 감독까지 불미스러운 일에 휘말렸다. 이번에는 새 시즌을 준비하는 스프링캠프를 코앞에 두고 일이 터져버렸다.

서울중앙지검 중요범죄조사부(부장검사 이일규)는 지난 24 장 전 단장과 김 감독과을 배임수재 혐의 등으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고 29일 밝혔다. 검찰은 한국야구위원회(KBO)가 수사 의뢰한 장정석 전 단장의 '뒷돈 요구' 사건을 수사하는 과정에서 추가로 김 감독의 배임수재 혐의를 포착한 것으로 알려졌다. 장 전 단장과 김 감독은 구단 후원사로부터 금품을 받은 혐의를 받고 있다.


당장 30일 출국해 2월 1일부터 3월 6일까지 호주 캔버라와 일본 오키나와에서 스프링캠프를 진행할 예정이었던 KIA 선수단은 큰 충격에 빠졌다. 이번 스토브리그에서 KIA는 내부 FA 계약, 외국인 투수 영입 등을 성공적으로 마쳐 2024시즌 우승 후보로도 꼽히고 있던 상황에서 갑자기 사령탑을 잃게 됐다.

어수선한 상황에서도 KIA는 예정대로 29일 코치진이 먼저 스프링캠프가 열리는 호주 캔버라로 향하는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갑작스럽게 스프링캠프를 지휘하게 된 진갑용 수석코치는 "저와 코칭스태프 모두 언론을 통해 (김 감독 소식을) 알게 됐다"며 "우선 내년 야구는 똑같다. 매년 우리 팀 하던 대로 루틴을 지켜서 할 생각"이라고 밝혔다. 덧붙여 "같은 팀원으로서 죄송하다"며 고개를 숙였다.


KIA는 2년 연속 어수선한 분위기 속에서 새 시즌을 준비하게 됐다. 지난해 개막을 코앞에 두고 장 전 단장을 해임한 KIA는 한 달 이상 단장 자리를 비워둔 채로 시즌을 진행했고, 5월이 돼서야 심재학 단장을 선임했다. 이번에는 시즌 개막까지 2개월 정도 남았지만 오히려 상황은 더 급박하다. 당장 선수단을 지휘할 감독의 자리가 비었기 때문이다. 2년 연속 '수뇌부 리스크' 데자뷰를 겪은 KIA가 악재를 빠르게 수습하고 구단 운영이 정상궤도에 오를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

사진=뉴시스, 뉴스1, KIA 타이거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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