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탈코리아] 오상진 기자= 메이저리그 진입을 향해 한 걸음씩 나아가던 고우석(26)의 희망이 꺾일 위기에 놓였다.
메이저리그 선수 이적 소식을 다루는 'MLB트레이드루머스(MLBTR)'는 31일(이하 한국시간) "마이애미가 고우석을 DFA(양도지명) 처리했다"고 전했다.
마이애미는 텍사스 레인저스에서 DFA 조처된 숀 앤더슨(30)을 현금 트레이드로 영입했고, 이 과정에서 40인 로스터의 자리를 비우기 위해 고우석을 전력 외로 분류했다.
앤더슨은 지난해 KBO리그 KIA 타이거즈에서 뛰어 국내 팬들에게도 이름이 잘 알려진 선수다. 그는 14경기 4승 7패 평균자책점 3.76을 기록한 뒤 KIA에서 웨이버 공시됐다. 미국으로 돌아간 앤더슨은 지난 4월 텍사스와 마이너리그 계약을 맺었고 올 시즌 빅리그에 잠시 콜업돼 2경기 3⅓이닝 2실점을 기록했다.
공교롭게도 고우석은 KBO리그 출신 투수에게 밀려 40인 로스터에서 제외됐다. 다른 팀에서 고우석을 영입하겠다는 의사를 밝힐 경우 웨이버 클레임 또는 트레이드를 통해 이적이 가능하다. 만약 그를 원하는 팀이 없다면 마이애미에서 마이너리그에 머물러 더욱 진입 장벽이 높아진 빅리그 도전을 이어가거나, 방출을 받아들이고 자유의 몸이 되는 선택을 해야 한다.
고우석의 미국 진출 과정은 시작부터 순탄치 않았다. KBO리그에서 7시즌을 채우고 포스팅 자격을 얻은 고우석은 지난해 11월 메이저리그 사무국으로부터 신분조회 요청을 받았다. LG 트윈스 구단과 논의한 뒤 포스팅을 신청한 고우석은 그해 12월 5일부터 메이저리그 30개 구단과 협상 가능한 신분이 됐다. 그러나 해를 넘겨 포스팅 마감일이 임박할 때까지 뚜렷한 소식이 들려오지 않았다.
포스팅 마감일을 하루 앞둔 지난 1월 3일 샌디에이고가 고우석에게 영입 제의를 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LG 구단의 허락을 받은 고우석은 급하게 미국으로 출국했고, 포스팅 마감일인 1월 4일 마침내 샌디에이고와 2년 450만 달러(약 62억 원)의 계약을 맺는 데 성공했다.
꿈에 그리던 미국 진출은 성공했지만 빅리그 무대까지 또 다른 난관이 기다리고 있었다. 고우석은 지난 3월 서울에서 열린 샌디에이고와 LA 다저스의 개막 2연전 참가를 위해 한국으로 날아왔지만 26인 개막 로스터에 들지 못해 더그아웃에서 경기를 지켜봐야 했다.
미국으로 돌아간 뒤 고우석은 마이너리그 더블A에서 시즌을 시작했다. 10경기서 2패 2홀드 1세이브 평균자책점 4.38의 다소 아쉬운 성적을 기록하고 있던 고우석은 지난 5일 4대1 트레이드(고우석, 딜런 헤드, 제이콥 마시, 네이선 마토렐라↔루이스 아라에즈)를 통해 샌디에이고에서 마이애미로 이적했다.
샌디에이고에서 빅리그 진입 꿈을 이루지 못한 고우석은 마이애미 이적후 트리플A 잭슨빌 점보 쉬림프에서 희망을 이어나갔다. 7경기 1승 1홀드 평균자책점 3.00으로 더블A 때보다 더 좋은 성적을 거두며 컨디션을 끌어올리고 있었지만, 결국 프로의 세계는 냉정했다.
MLBTR은 "마이애미가 고우석을 40인 로스터에서 제외했다는 것은 그가 메이저리그 수준에서 팀에 기여할 수 있는 가능성에 대해 큰 기대를 하지 않는다는 것을 시사한다"고 설명했다. 매체는 "450만 달러의 계약으로 미뤄볼 때 고우석은 마이애미에 남는다면 웨이버 공시가 유력하다. 만약 고우석에 웨이버를 통과한다면 잭슨빌에 남아 빅리그 불펜진 합류를 위해 노력하면서 연봉을 계속 받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OSEN, 뉴스1, 샌디에이고 파드리스 공식 SN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