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탈코리아] 용환주 기자= 스웨덴 출신 ‘명장’ 스벤 예란 에릭손(76)이 26일(한국시간) 췌장암으로 투병하다 세상을 떠났다. 그를 향한 잉글랜드 축구계의 추모 물결이 이어졌다.
에릭손은 1970년대 말부터 지도자 경력을 본격적으로 쌓기 시작했다. 예테보리에서 리그와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파리그(UEL)의 전신 UEFA컵 우승을 해냈다. 벤피카에서 포르투갈 1부 리그 3회, 유러피언컵 준우승을 이뤘다.
특히 잉글랜드가 그를 잊지 못하는 이유가 있다. 에릭손은 ‘축구 종가’ 잉글랜드 축구 대표팀 역사상 ‘첫 외국인 감독’이었다. 과거 2001년부터 2006년까지 잉글랜드 대표팀을 지휘했다.
당시 대표팀 주장은 데이비드 베컴(49)이었다. 베컴을 캡틴으로 임명한 사람이 에릭손 감독이었다. 베컴이 대표팀으로 출전한 59경기 중 2경기를 제외한 모든 경기 감독 또한 에릭손이다.
베컴은 27일 개인 SNS에 올해 초 에릭손을 만나 찍은 영상과 함께 추모글을 남겼다. 베컴은 “우리는 만나서 웃었고 울었고 그리고 작별 인사를 하고 있다는 걸 알았다. 당신은 항상 열정적이었고 배려심과 침착함을 가진 진정한 신사였다”라고 말했다.
당시 캡틴에 이어 유소년이었던 웨인 루니(38)도 에릭손을 추모했다. 루니는 에릭손 지도 아래 17살 나이로 잉글랜드 대표팀에 데뷔했다.
루니는 “그는 특별한 사람이었다. 추억과 도움과 조언에 감사드린다. 그의 가족과 친구 모두를 위해 기도합니다. 편히 쉬세요, 스벤”라고 추모했다.
현 대표팀 주장 해리 케인도 마지막 인사를 남겼다. 케인은 2015년부터 대표팀에 선발됐기 때문에 에릭손과 인연은 없다.
그러나 케인은 “나는 스벤 밑에서 뛸 기회가 없었지만, 그와 함께 잉글랜드 감독으로 뛴 사람들이 얼마나 그를 존경했는지 알고 있다. 그의 가족들과 친구들을 위해 기도한다”라고 애도했다.
이어 맨체스터 시티의 전설 마이클 리차츠,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피터 슈마이켈 등 잉글랜드 축구인들의 많은 애도가 이어졌다.
이탈리아 축구계도 애도를 남겼다. 과거 라치오 감독으로 1999-00시즌 이탈리아 세리에 A 우승 당시 선수로 뛰면서 에릭손 감독 지휘를 받았던 현 인테르 감독 시모네 인자기는 “그의 죽음은 나에게 큰 고통이다”라고 했다.
이어 “축구 선수로서 그리고 인간으로서 성장하는 데 근본적인 역할을 해주셨다. 그는 죽어가는 동안 우리에게 살아가는 법을 가르쳐 주셨다”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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