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팔에 '한글 문신'→WBC 참가 의사까지 드러냈던 '한국계 빅리거', 출발은 좋았는데...결국 웨이버 공시됐다
입력 : 2025.03.24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SPORTALKOREA] 김유민 기자= 2026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서 한국 대표팀 발탁 가능성까지 제기됐던 한국계 메이저리거 데인 더닝(31·텍사스 레인저스)이 소속팀 텍사스 레인저스로부터 웨이버 공시됐다.

'뉴욕 포스트'의 조엘 샤먼은 23일(한국시간) 소식통을 인용해 "텍사스는 데인 더닝을 웨이버 공시했다. 모든 구단은 2025시즌 연봉 266만 달러(약 39억 원)를 지불하고 그를 클레임할 수 있다. 만약 어느 구단도 그를 클레임하지 않으면 텍사스는 더닝을 마이너리그로 내릴 수 있다"라고 알렸다.

더닝은 한국인 어머니 미수 더닝(한국명 정미수)과 미국인 아버지 존 더닝 사이에 태어난 '한국계 2세'로 다가올 2026 WBC 대표팀 참가 가능성까지 점쳐졌던 투수다. 왼팔에 한글로 '같은 피'라는 문신까지 새길 정도로 '어머니의 나라'에 남다른 애정을 품은 그는 지난 2023 WBC를 앞두고 태극마크를 달고 싶다는 의사를 직접 밝히기도 했다.


2016년 MLB 신인 드래프트서 1라운드 전체 29순위의 높은 지명 순번으로 워싱턴 내셔널스에 입단한 더닝은 그해 트레이드를 통해 시카고 화이트삭스로 이적, 2020년 빅리그 데뷔의 꿈을 이루며 7경기서 2승 무패 평균자책점 3.97로 가능성을 보여줬다.

2020년 12월 다시 한번 트레이드로 텍사스 유니폼을 입게 된 더닝은 2021년 27경기(선발 25경기) 5승 10패 평균자책점 4.51, 2022년 29경기 4승 8패 평균자책점 4.46을 기록하며 꾸준히 경험치를 쌓았다.

더닝은 2023년 35경기(선발 26경기) 12승 7패 평균자책점 3.70으로 커리어 하이 시즌을 보내며 마침내 잠재력을 터뜨렸다. 데뷔 후 처음으로 월드시리즈 무대까지 밟은 더닝은 3경기(2⅓이닝) 무실점으로 힘을 보태며 우승의 기쁨을 맛봤다.


그러나 기쁨은 잠시뿐이었다. 더닝은 지난해 최악의 시즌을 보냈다. 어깨 통증으로 부상자명단(IL)을 오가며 26경기(선발 15경기) 5승 7패 평균자책점 5.31로 주춤했다. 부진한 성적으로 연봉도 332만 5,000달러에서 266만 달러로 20%나 삭감되는 쓴맛을 봐야 했다.

절치부심한 더닝은 2025시즌 반등을 위해 변화를 시도했다. 텍사스 지역 매체 '댈러스 모닝 뉴스'는 '더닝은 지난 오프시즌 식단을 조절하며 체중을 두 자릿수로 감량했다. 체지방은 4~5%대로 줄이고 근육량을 5% 늘려 마운드에서 더 효과적인 투수로 거듭나기 위해 노력했다'고 밝혔다. 매체에 따르면 더닝은 "지난해 안 좋은 일들이 많았다. 그런 일들을 기억에서 지우고 스스로 바로 잡으려 노력했다"고 털어놨다.


그토록 절치부심했던 더닝은 결국 시범경기 5경기(1선발) 1승 1패 평균자책점 8.18이라는 실망스러운 성적을 남기고 웨이버 공시됐다. 시범경기 초반 두 번째 등판까지 총 4이닝 동안 무사사구, 무실점 행진을 이어가며 쾌조의 출발을 알렸으나, 끝내 좋은 컨디션을 유지하지 못했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텍사스 레인저스 SNS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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