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가 주목하는 NL 타격왕 다크호스' 이정후, 2024년 악몽 딛고 '亞 최고 몸값 타자' 기대 부응할까
입력 : 2025.03.27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SPORTALKOREA] 오상진 기자= 불의의 부상으로 아쉬운 첫 시즌을 보낸 '바람의 손자' 이정후(27·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가 메이저리그(MLB) 2번째 시즌을 개막 준비를 마쳤다. 지난해 많은 것을 보여주지 못했음에도 현지에서는 이정후가 타격왕 경쟁을 펼칠만한 능력을 지녔다고 높게 평가하고 있다.

메이저리그 공식 홈페이지 'MLB.com'은 2025시즌 개막을 앞두고 총 59명의 전문가를 대상으로 홈런, 타율, 도루, 평균자책점, 탈삼진, 세이브 등 6개 부문에서 아메리칸리그(AL)와 내셔널리그(NL) 1위를 차지할 선수를 예상했다.

이정후의 이름은 NL 타율 부문에서 등장했다. 'MLB.com'은 NL 타격왕 타이틀을 루이스 아라에즈(샌디에이고 파드리스)가 다시 한번 차지할 것이라 전망했다. 만약 예상이 적중한다면 이미 3년 연속(2022년 AL, 2023~2024 NL) 타율 1위 타이틀을 차지한 아라에즈는 4년 연속 위업을 달성하게 된다.

2위로는 MLB 역대 최고 몸값 기록(15년 7억 6,500만 달러)을 갈아치운 후안 소토(뉴욕 메츠)가 언급됐다. 소토는 2020년 0.351의 타율로 NL 타격왕을 차지한 경력이 있다.

이정후의 이름은 두 선수(아라에즈, 소토)를 제외하고 표를 받은 나머지 선수들의 명단에 포함됐다. 이정후는 오타니 쇼헤이, 프레디 프리먼(LA 다저스), 트레이 터너(필라델피아 필리스), 잭슨 메릴, 페르난도 타티스 주니어(샌디에이고), 코빈 캐롤, 케텔 마르테(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 재비어 에드워즈(마이애미 말린스), 마이클 해리스 2세(애틀랜타 브레이브스) 등 쟁쟁한 선수들과 어깨를 나란히 했다.


'MLB.com'만 이정후를 타격왕 다크호스로 꼽은 것은 아니다. 미국 야구 통계 사이트 '팬그래프' 성적 예측 프로그램 '스티머'는 이정후가 올 시즌 NL에서 2번째로 높은 타율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스티머'가 예상한 이정후의 2025시즌 성적은 143경기 타율 0.294(598타수 175안타) 14홈런 63타점 13도루 OPS 0.789다. 그의 예상 타율(0.294)은 MLB 전체 5위이며, NL에서는 강력한 타격왕 후보 아라에즈(0.307)에 이어 2위에 해당하는 매우 높은 수치다. 지난해 아라에즈와 시즌 막판까지 NL 타격왕 경쟁을 펼치다 아쉽게 2위에 머무른 오타니(스티머 예상 타율 0.280), MLB.com이 타율 2위로 예상한 소토(스티머 예상 타율 0.283)보다 높다.


'스티머'는 이정후가 NL 최다 안타 2위, 2루타 공동 1위(37개), 타석당 삼진 비율(K%)은 최저 3위 등 리그 최정상급 타격 능력을 보여줄 것이라며 후한 전망을 내놨다. 이러한 예상치는 나름대로 근거가 있다. 이정후는 지난 시즌 부상으로 37경기 타율 0.262 2홈런 8타점 2도루 OPS 0.641을 기록하는 데 그쳤지만, 세부 지표상으로는 긍정적인 부분도 있었다.

미국 매체 '디 애슬레틱'은 "전반적인 수치는 평균 이하였으나, 한가지 중요한 측면에서 이정후는 알려진 대로였다. 그는 MLB 투수들의 구속에 압도당하지 않았다"라며 "시속 95마일(약 153km) 이상의 투구 82개를 상대로 단 4개만 헛스윙을 했다. 투수들이 이정후의 방망이를 피해 가기는 어려웠다"라며 그가 강속구에 빠르게 적응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정후는 스트라이크 존에 들어온 투구 가운데 6.4%만 헛스윙을 했다. 이는 최소 150타석 이상 타자 411명 중 3번째로 낮은 비율이다. 그보다 낮은 선수는 아라에즈와 스티븐 콴(클리블랜드 가디언스)뿐이었다"라며 이정후의 컨택 능력이 빅리그에서도 최정상급이었다고 밝혔다.


MLB 데뷔 첫 시즌 서서히 리그 수준에 적응해 나갈 무렵 부상 악몽이 발목이 잡혔던 이정후는 성공적으로 재활을 마치고 돌아와 시범경기를 무난하게 소화했다. 잠을 자다 등 부위에 생긴 통증으로 몸 상태에 대한 우려를 낳기도 했으나 열흘 만에 소화한 실전에서 2루타를 신고하며 건재함을 뽐냈다.

26일 디트로이트 타이거즈전을 끝으로 시범경기 일정을 마친 이정후는 인터뷰를 통해 "지금 몸 상태가 너무 좋다. 빨리 경기에 나서고 싶은 생각뿐이다"라며 의욕을 드러냈다. 올 시즌 3번 타순을 맡을 것으로 예상되는 이정후는 "어느 타순이든 그 자리에서 해야 할 일이 있다고 생각한다. 감독님과 팀에서 원하는 모습을 보여줄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정후는 오는 28일 미국 오하이오주 신시내티의 그레이트 아메리칸 볼파크에서 열리는 2025 MLB 정규시즌 개막전 신시내티 레즈와 경기에 선발 출전할 전망이다. '아시아 최고 몸값 타자' 이정후가 아쉬웠던 2024시즌을 뒤로하고 '타격왕 다크호스' 기대에 걸맞은 활약을 보여줄지 귀추가 주목된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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