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은 왜 나를 낳고 오타니를 낳았는가...'멀티포 쾅쾅' 日 천재타자, 오타니 끝내기 극장포에 활약 묻혔다
입력 : 2025.04.04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SPORTALKOREA] 오상진 기자= 메이저리그(MLB) 데뷔 후 최고의 활약을 펼쳤다. 하지만 몇 시간 뒤 믿을 수 없는 끝내기 홈런에 밀려 동갑내기에게 스포트라이트가 쏠렸다. 시카고 컵스의 일본인 타자 스즈키 세이야(31·시카고 컵스)의 이야기다.

스즈키는 3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새크라멘토의 수터 헬스 파크에서 열린 2025 MLB 정규시즌 애슬레틱스와 원정경기에 2번 타자-우익수로 선발 출전해 5타수 3안타 2홈런 5타점 2득점 1볼넷으로 펄펄 날았다. 팀 타점의 절반을 책임진 스즈키의 원맨쇼를 앞세운 컵스는 애슬레틱스에 10-2 대승을 거뒀다.

첫 타석에서 볼넷을 기록한 스즈키는 두 번째 타석에서 홈런포를 가동했다. 컵스가 1-0으로 앞선 2회 초 2사 1, 3루 찬스에서 애슬레틱스 선발 제프리 스프링스의 초구 포심 패스트볼이 한가운데 실투가 된 것을 놓치지 않고 받아 쳐 좌중간 담장을 넘기는 스리런 홈런을 터뜨렸다.

방망이에 불이 붙은 스즈키는 연타석 홈런으로 절정의 타격감을 과시했다. 컵스가 5-2로 쫓긴 4회 초 선두타자로 나선 스즈키는 바뀐 투수 미치 스펜스를 상대로 볼카운트 2-2에서 5구째 바깥쪽 커터를 밀어 쳐 오른쪽 담장을 살짝 넘어가는 솔로 홈런을 터뜨렸다. 시즌 4호 홈런.


스즈키의 타점 먹방은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5회 중견수 뜬공으로 물러난 스즈키는 팀이 9-2로 승기를 잡은 7회 초 2사 1, 2루 찬스에서 다섯 번째 타석을 맞았다. 그는 호세 르클럭과 풀카운트 승부 끝에 바깥쪽 높은 코스의 패스트볼을 받아쳐 깔끔한 좌전 적시타로 주자를 불러들였다.

이 안타로 스즈키는 MLB 진출 이후 개인 한 경기 최다인 5타점을 기록했다. 또한 애런 저지(뉴욕 양키스), 에우헤니오 수아레스(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 카일 터커(컵스)와 함께 MLB 타점 공동 1위에 등극했다.


미국 무대서 생애 최고의 활약을 펼친 스즈키였지만, 팬들의 관심은 오래 가지 않았다. 오타니가 또 하나의 각본 없는 드라마를 완성했기 때문이다.

오타니는 같은 날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의 다저 스타디움에서 열린 애틀랜타 브레이브스와 경기에 1번-지명타자로 출전해 스즈키와 마찬가지로 5타수 3안타를 기록했다. 타점과 득점은 1개씩이었는데, 그 하나의 점수가 승부를 결정짓는 극적인 끝내기 홈런이었다.

다저스와 애틀랜타가 5-5로 팽팽하게 맞선 9회 말 1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등장한 오타니는 레이셀 이글레시아스의 초구 체인지업이 바깥쪽 스트라이크 존에 걸쳐 들어오는 것을 기다렸다는 듯이 밀어 때렸다. 힘이 실린 타구는 가운데 담장을 향해 쭉쭉 날아가 경기를 끝내는 짜릿한 솔로포로 연결됐다. 오타니의 시즌 3호 홈런.

이 홈런으로 다저스는 8연승을 질주했고, 애틀랜타는 7연패 늪에 빠졌다. 짜릿한 끝내기 홈런에 일본 포털사이트 뉴스는 오타니의 기사로 도배가 됐고, 스즈키의 연타석 홈런과 개인 한 경기 최다 타점 기록 뉴스는 조용히 하나씩 밀려났다.



스즈키의 활약이 오타니에게 가린 경우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그는 지난해 9월 20일 워싱턴 내셔널스전에서 시즌 21호 홈런을 터뜨리며 MLB 커리어 하이를 기록했다. 하지만 이러한 사실을 기억하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다. 하필 그날은 오타니가 마이애미 말린스전에서 6타수 6안타 3홈런 10타점 4득점 2도루로 MLB 역사상 최초의 50-50 대기록을 달성한 날이기 때문이다.

지난 3월 18~19일 일본 도쿄에서 열린 MLB 정규시즌 개막전 '도쿄 시리즈'에서도 스즈키는 오타니의 들러리가 됐다. 스즈키는 2경기서 8타수 무안타 4삼진으로 침묵한 반면, 오타니는 2차전서 시즌 첫 홈런을 터뜨려 도쿄돔을 가득 메운 관중들을 열광케 했다.


3일 경기서 눈부신 활약을 펼치고도 오타니의 그늘에 가린 스즈키를 향해 일본 팬들은 다양한 반응을 보였다. '오타니의 극적인 사요나라 홈런(끝내기 홈런)으로 스즈키의 연타석 홈런이 희미해졌다', '스즈키의 2홈런 화제를 오타니가 끝내기 홈런으로 날렸다. 슈퍼스타는 역시 달랐다', '스즈키는 일본 역사상 두 번째로 좋은 타자다. 1위는 물론 오타니다'라며 오타니의 스타성에 주목한 팬들이 있었다.

한편으로는 '비교하고 싶진 않지만, 오늘 스즈키가 연타석 홈런을 친 것도 뉴스에서 좀 다뤄야 한다', '왜 오타니의 홈런은 방송으로 보여주고 스즈키 홈런은 안 보여주나. 불공평하다. 그래서 나는 TV를 싫어한다'라고 오타니 소식에만 집중하는 일본 미디어에 아쉬움을 드러낸 목소리도 있었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오픈AI 변환(원본 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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