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연휘선 기자] "연애 프로그램은 이래야지". 로맨스의 설렘 대신 빌런들의 경쟁이 판치는 연애 프로그램들 사이, '환승연애3'가 진한 서사로 기강을 잡고 있다.
티빙 오리지널 예능 '환승연애3'의 기세가 심상치 않다. 지난 시즌2가 신드롬급 인기를 누렸음에도 불구하고, 최근 새 시즌 공개 직후 줄곧 유료가입자 견인률 부문에서 전 시즌의 기록을 갈아치우고 있는 것이다. 매회 공개될 때마다 신기록을 새로 쓰고 있다는 소식이 티빙 내부 뿐만 아니라 시리즈 매니아들과 방송 관계자들의 이목을 끌고 있다.
특히 '환승연애3'는 설레는 로맨스라는 연애 프로그램 본연의 매력을 십분 살렸다는 점에서 더욱 주목할 만 하다. 속칭 '연프'로 불리는 연애 프로그램들이 우후죽순 생겨난 가운데, 차별점을 노리는 다수의 경쟁 프로그램들의 선택은 '자극'이었다.
그 중에서도 ENA, SBS플러스 간판 예능이 된 '나는 솔로(SOLO)'(약칭 '나솔')는 일반인 출연자들의 현실적이다 못해 노골적인 표현과 방송 후 적나라한 라이브 방송 등으로 시선을 몰았다. 두 번째 돌싱 특집인 '나솔' 16기의 경우 이 점이 유독 극대화됐다. 이에 큰 인기를 누렸지만, 동시에 '도파민 끝판왕'이라는 장점과 단점을 동시에 끌어안으며 그 이상의 자극을 주지 못하고 있다는 비판에도 처했다. 심지어 일부 일반인 출연자들 사이 성추문과 각종 소송전이 벌어지기도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솔' 시리즈가 계속해서 인기를 끄는 여파일까. 또 다른 국내 연애 프로그램 대표 격인 넷플릭스 오리지널 '솔로지옥'에서도 빌런이 등장했다. 시즌3에 출연한 농구선수 이관희가 주인공. 상대의 매력을 노골적으로 재고 따지는 듯한 그의 모습이 여성 출연자들 사이에서도 빈축을 사더니 시청자들에게도 '빌런캐'로 제대로 눈도장을 찍었다.
특히 "쟤, 얘, 얘"로 대표되는 솔직하지만 다소 무례한 듯한 그의 언행도 도마 위에 올랐다. 이로 인해 '솔로지옥3'는 천국도와 지옥도를 오가는 설레는 로맨스가 아닌 빌런 이관희의 원맨쇼가 됐다. 무려 4커플이나 탄생하며 나름 로맨스의 성과가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최종 커플 결성이나 '현커' 여부보다는 여전히 이관희의 스타성만 조명된 이유다.
그 사이 '환승연애3'는 오직 '서사'에 집중했다. 불과 수개월의 짧은 연애부터 13년을 만난 장수 커플의 재회까지 출연자들의 각양각색 로맨스 서사가 울림을 선사한 것이다. 첫 방송부터 '인연의 실타래'를 내세우며 출연진 사이 해자정리를 강조한 구성이 눈길을 끌더니 연애라는 키워드 안에 보다 깊이 있게 들어간 감정선이 매회 감탄을 자아내고 있다.
설렘과 애틋함을 넘나드는 로맨스의 감동. 마치 드라마를 방불케하는 이야기가 '환승연애3' 출연진 사이에서 드러나고 있는 상황. '나솔'이나 '솔로지옥3'에서 간과했던 연애 프로그램 서사의 맛이 '환승연애3'를 통해 다시 각인되고 있다. 이진주 PD로 대표되는 시리즈 시작 멤버들의 퇴사 후 제기된 우려도 한층 진해진 서사로 희석됐다. 끊어질 듯 이어지는 서사의 실타래가 '환친자'들의 앓이로 풀려나가는 중이다. / monamie@osen.co.kr
[사진] 티빙, ENA, SBS플러스, 넷플릭스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