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이후광 기자] 에이스 고영표(33)를 5년 107억 원 비FA 다년계약으로 붙잡은 KT 위즈가 FA 투수 주권(29)과도 동행을 연장했다.
KT 위즈는 26일 "투수 주권과 2+2년 최대 16억 원(계약금 2억 원, 연봉 총액 12억 원, 인센티브 2억 원)에 FA 계약을 체결했다"라고 공식 발표했다.
주권의 첫 2년 계약 총액은 7억 원이고, 이후 2년은 9억 원의 성적 옵션이 포함돼 있다.
KT 나도현 단장은 “주권은 구원 등판 경험이 풍부한 투수로, 팀에 필요한 자원이다. 앞으로도 꾸준한 활약을 해주길 기대하고 있다. 또한 중고참 투수가 된 만큼 불펜진에서 구심점 역할을 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우여곡절 끝 생애 첫 FA 계약을 체결한 주권은 “지난 시즌 부진했기 때문에 개인적으로 100% 만족스러운 계약을 할 수는 없었지만, 구단에서 기량을 회복해 팀에 기여할 것이라는 점을 믿어주셨다. 그에 맞게 좋은 제안을 해주셔서 감사드린다”라고 소감을 말했다.
그러면서 “계약과는 별도로 겨울 동안 준비를 충실히 하고 있었다. 반등해서 팀이 다시 리그 정상에 설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아직 젊고 건강한 만큼 4년 후에 더 좋은 계약을 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라고 더 나은 활약을 약속했다.
주권은 1995년 중국 지린성에서 태어난 재중 동포로, 2005년 한국으로 건너와 2007년 귀화했다. 이후 청주우암초-청주중-청주고를 거쳐 2015년 신인드래프트서 KT 우선지명으로 프로의 꿈을 이뤘다.
데뷔 첫해 선발과 불펜을 오갔던 주권은 2년차였던 2016년 자신의 이름을 확실히 각인시켰다. 당시 선발 로테이션의 한 축을 담당해 28경기 6승 8패 평균자책점 5.10을 남겼는데 2016년 5월 27일 수원 넥센 히어로즈전에서 9이닝 4피안타 무사사구 5탈삼진 무실점으로 데뷔 첫 완봉승을 해냈다. KT 구단의 창단 첫 완봉승이었다.
주권은 2019년 이강철 감독 부임과 함께 불펜투수로 성공 시대를 열었다. 주무기인 체인지업을 앞세워 2019년부터 2022년까지 4년 연속 두 자릿수 홀드를 달성한 가운데 2020년 77경기 6승 2패 31홀드 평균자책점 2.70으로 홀드왕 타이틀을 거머쥐었다. 막내 KT의 국내선수 1호 타이틀 홀더가 된 순간이었다.
주권은 KT 마법의 여정의 살아있는 역사다. 2020년 홀드왕과 더불어 KT의 창단 첫 포스트시즌 진출을 이끌었고, 이듬해 62경기 3승 4패 27홀드 평균자책점 3.31로 창단 첫 통합우승 주역으로 우뚝 섰다. 2022년에도 58경기 3승 3패 1세이브 15홀드 평균자책점 3.91로 든든히 뒷문을 지켰다.
다만 예비 FA 시즌은 생각대로 흘러가지 않았다. 2023년 중국 대표팀으로 WBC(월드베이스볼클래식)에 참가해 국제 경험을 쌓은 주권은 정규시즌에서 지난해 후반기 평균자책점 5.49 부진을 만회하려고 했지만 42경기 1승 2패 5홀드 평균자책점 4.40에 그쳤다. 박영현, 손동현 등 후배들에게 필승조 자리를 내주며 시즌 막바지 대체 선발과 패전조 임무를 맡아야 했다. LG와의 한국시리즈에서도 4차전 ⅔이닝 4실점 난조를 겪었다.
2015년부터 지난해까지 쉼 없이 달려온 주권은 FA 자격을 행사하며 11월 18일 KBO(한국야구위원회)가 발표한 2024년 KBO FA 승인 선수 명단에 신규 A등급으로 이름을 올렸다.
서로의 이견 차가 발생하며 FA 협상이 난항을 겪었지만 구단과 선수 측이 6차례의 만남을 가진 끝에 스프링캠프 이동을 3일 앞두고 극적인 합의를 이뤄냈다.
한편 주권이 계약을 마무리 지으면서 2023-2024 KBO리그 FA 시장이 마감됐다. FA 권리를 행사했던 19명이 모두 계약을 완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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