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탈코리아] 김유민 기자= 두산 베어스의 유격수 자리를 10년 넘게 지켜왔던 프랜차이즈 스타 '천재 유격수' 김재호(39)가 은퇴한다. 아직 FA로 이적한 허경민의 빈자리도 메우지 못한 두산의 '주전 내야수' 찾기는 더 급해졌다.
2004 신인 드래프트 1차 지명으로 두산에 입단한 김재호는 상무 전역 후 2008년부터 본격적으로 1군에 모습을 나타내기 시작했다. 6년가량을 백업으로 꾸준히 활약한 그는 2014년 마침내 주전 유격수 자리를 꿰찼다. 특유의 안정적인 수비와 넓은 수비 범위를 바탕으로 꾸준히 두산의 내야를 지키며 7년 연속 한국시리즈 진출과 세 차례 한국시리즈 우승의 주역으로 활약했다.
2021년부터 성적에 하락세를 그리기 시작한 김재호는 조금씩 출전 기회가 줄어들어 올해 57경기 출장에 그쳤지만, 그 와중에도 유격수로 팀에서 세 번째로 많은 수비이닝(326이닝)을 소화했다. 타격에서도 타율 0.302(126타석 38안타) 1홈런 11타점을 기록하며 노장의 힘을 과시했다.
두산은 김재호가 은퇴하기 전부터 그의 '후계자'를 찾기 위해 젊은 내야수들을 기용했다. 올해만 해도 박준영(434⅔이닝), 전민재(395이닝), 이유찬(103이닝) 등이 유격수로 100이닝 이상을 소화하며 기회를 받았다. 하지만 10년이 넘는 기간 동안 자리를 지켜온 김재호를 완벽히 대체하기란 쉬운 일이 아니었다. 유격수 자리가 불안해질 때마다 두산은 다시 김재호를 찾았다.
얼마 전 허경민이 KT 위즈로 이적하면서 생긴 3루 공백도 아직 채우지 못한 두산은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올해 유격수로 출전 기회를 받았던 박준영, 전민재, 이유찬이 허경민의 빈자리를 두고 경쟁할 유력 후보들이었기 때문이다. 김재호가 은퇴를 선언하면서 두산 내야의 공백은 한 자리에서 두 자리로 늘었다.
이번 FA 시장에서 별다른 외부 수혈이 없다면 두산은 한 번도 풀타임 시즌을 치러본 적이 없는 유망주들을 데리고 허경민과 김재호의 빈자리를 감당해야 한다. 그게 아니라면 현재 시장에 나온 류지혁, 하주석 등 내야 경험이 풍부한 자원들에게 눈을 돌려 유망주들이 성장할 시간을 벌어줄 수도 있다.
2년 연속 가을야구 진출에 성공한 두산은 내년이 이승엽 감독의 계약 마지막 시즌이다. 더 높은 순위를 바라보기 위해서는 두 베테랑의 공백을 어떻게 지우느냐가 관건이다.
사진=뉴시스, 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