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잠실, 한용섭 기자] '야구의 신'이 끝까지 눈길을 외면했다. 프로야구 NC 다이노스의 서호철이 잔인한 하루를 경험했다. 무사 1,2루 찬스가 3번 연속 차려졌는데, 세 차례 모두 작전을 제대로 수행하지 못했다.
4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NC-LG전. 경기 초반 NC는 상대 선발 엔스를 두들려 3회까지 7점을 뽑았다. 그러나 선발 김시훈도 LG 타선에 난타 당하며 3회까지 5점을 허용했다. 6회말 불펜 투수 김재열이 오스틴에게 투런 홈런을 맞아 7-7 동점을 허용했다.
이후 NC는, 서호철에게는 무사 1,2루 기회가 3번이나 찾아왔다. 한 번도 작전을 성공하지 못했다.
7회초, NC는 7회초 바뀐 투수 윤호솔 상대로 선두타자 데이비슨이 좌전 안타를 때렸다. 1루에서 대주자 박민우로 교체. 어깨 통증으로 2경기 연속 선발 라인업에서 제외된 박민우는 대주자, 대수비는 가능하다고 했다. 박건우가 좌전 안타를 때려 무사 1,2루 찬스를 잡았다. LG 투수는 김진성으로 교체.
김진성이 초구를 던지기 전, 서호철은 타석에서 번트 자세였다. 초구가 날아오자 타격 자세로 바꿨는데, 바깥쪽 볼에 배트를 휘두르지 않았다. 이미 주자들은 일제히 뛰었다. 2루주자 박민우가 3루에서 포수 송구에 태그 아웃됐다. NC가 비디오판독을 신청했으나 원심 그대로 아웃.
벤치에서 작전이 나왔는데, 누군가 실수를 했다. 주자들이 동시에 달린 것으로 보아, 서호철의 실수로 보였다. 페이크 번트 앤 슬래시였다면 볼이라도 맞췄어야 했다. 1사 2루가 됐고, 서호철은 좌익수 뜬공으로 물러났다. 이후 김성욱이 몸에 맞는 볼로 출루했으나 2사 1,2루에서 김형준이 중견수 뜬공으로 득점에 실패했다.
NC는 9회초 박민우가 선두타자로 나와 LG 마무리 유영찬 상대로 우전 안타로 출루했다. 배트가 부러지면서 1루수 키를 넘어가 우선상에 떨어졌다. 박건우의 땅볼 타구를 유격수 오지환이 병살을 서두르다, 공을 제대로 잡지 못하고 옆으로 흘렸다. 실책으로 무사 1,2루가 됐다.
서호철 타석. 번트 자세를 취한 서호철은 초구 낮은 볼이라 대지 않았다. 2구째 번트를 시도했는데, 타구는 포수 뒤로 떴다. 박동원이 박동원이 재빨리 뒤로 달려가 넘어지면서 가까스로 잡아냈다. 마지막에는 미트에서 공이 빠져나오는 것을 오른손으로 막았다. 호수비였다.
서호철의 번트 실패로 1사 1,2루가 됐고, 김성욱이 몸에 맞는 볼로 출루했다. 1사 만루에서 김형준이 삼진 아웃, 김주원도 삼진 아웃으로 물러나 득점에 또 실패했다.
NC는 11회초 선두타자 박민우가 또 우전 안타로 출루했다. 박건우가 볼넷을 골라 무사 1,2루가 됐다. 7회와 9회에 이어 3번째 무사 1,2루에서 서호철 타석이 왔다.
앞서 2차례 모두 번트 작전을 실패했던 서호철에게 벤치는 다른 작전을 주문했다. 페이크 번트 앤 슬래시였다. 초구에 서호철은 번트 자세에서 강공으로 타격했으나, 2루수 정면 힘없는 땅볼이 됐다. 2루수-유격수-1루수로 이어지는 병살타. 2사 1,3루에서 김형준이 2루수 땅볼로 물러나 또 득점은 무산됐다.
결국 숱한 찬스를 놓친 NC는 연장 11회말 끝내기 안타를 허용하며 패배했다. 서호철의 작전 실패 후 후속 타자들도 찬스를 살리지 못하면서 서호철에게 잔인한 하루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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